사려 깊은 행정이 필요하다
  • 중대신문
  • 승인 2018.05.21 0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주간 진행된 LUCAUS 축제가 지난 18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축제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풍경은 ‘주점’이었다. 매년 축제마다 캠퍼스 이곳저곳을 차지했던 주점들을 올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지난 1일 국세청의 요청에 따라 교육부가 각 대학에 보내온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 공문에 따른 조치였다. 대학생들이 축제 동안 주류판매업 면허 없이 주점을 운영하는 등 「주세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매년 발생하고 있으니, 「주세법」을 위반하여 벌금 처분을 받지 않도록 예방하고 건전한 대학축제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서울캠 학생지원팀은 주점 진행을 계획한 총 29개 주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학생 대표자들은 예정했던 학내 주점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합의했다. 

  「주세법」에 따르면 주류판매업을 하려는 자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관할 세무서장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있다. 주류판매업 면허가 없는 학생들이 주점에서 술을 파는 것이 현행법을 어기는 행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학축제 기간에 학내 주점을 운영하는 것은 수십 년간 이어온 관행이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규제가 없었기에 학생들은 이것이 범법행위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직접 술과 음식을 판매해왔다. 오랜 관행을 한 번에 바꾸기란 어려운 만큼 축제를 준비하기 전부터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세법」에 대한 교육과 충분한 공지가 선행됐다면 이번 조치에 대한 이해가 더욱 매끄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주류 판매금지 조치는 축제를 약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학생 대표자들에게 갑작스럽게 전달됐다. 결국 학내 주점을 열기로 했던 각 전공단위는 급히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타대의 경우 이미 구매한 술과 음식을 환불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위약금을 물기도 했다. 

  일부 학과는 학내 주점의 대안으로서 외부 상점을 빌려 ‘일일호프’를 운영하려 했으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학생지원팀은 일일호프를 진행하는 전공단위에 관련 정부 부처 상담을 권고했으며 각 전공단위는 가게 사장이 상주하거나 영업용 주류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지침을 준수하려 노력했다. 

  조치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일일호프의 경우 「주세법」을 어기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지 운영방식을 확인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오히려 음주로 인한 외부 안전사고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학생들의 협조로 ‘주점 없는 축제’는 비교적 큰 무리 없이 치러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공문’ 하나 때문에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 대표자들과 여느 때와 다름없는 축제를 기대했던 학생들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위해선 대학축제 문화를 고려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