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

영화 ‘졸업’이 그린 청춘의 고민

‘발랄하고 젊은 연출이 낙관적일 수 있는 활기찬 기운을 화면에 온전히 옮겨놓았다.’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가 영화 ‘졸업’의 허지예 감독(영화전공 4)에게 내린 평가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허지예 학생은 장편영화 ‘졸업’으로 ‘유니온투자파트너스상’을 수상했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상은 ‘한국 경쟁’(장편) 부문에서 데뷔한 감독 중 한 명에게 수여된다. 허지예 학생은 자신의 첫 장편영화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무엇이 그의 영화에 매력을 불어넣었을까. 자신이 만든 영화처럼 내년이면 ‘졸업’을 앞둔 그의 ‘활기찬 기운’을 지면에 온전히 옮겨봤다.

허지예 학생은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졸업’으로 ‘유니온투자파트너스상’을 수상했다.

  -수상을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가.

  “감사합니다. 저도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기쁘고 신기하네요.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과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3년 전 몇몇 동기와 전주국제영화제에 놀러 갔을 때 ‘우리가 찍은 영화로 전주에서 상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게 이뤄져서 너무 기뻐요.”

  -수상작인 ‘졸업’을 간단히 소개해줄 수 있나.

  “영화 ‘졸업’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 ‘해랑’이 친구와 함께 처음 독립을 시작하는 이야기예요. 엄마와 단둘이 사는 해랑은 졸업사진을 찍고 돌아온 날 엄마에게 독립하라는 통보를 받죠. 영화를 보는 대학생 모두가 각자의 졸업 이후 삶을 생각해보도록 하는 영화예요. 졸업을 앞두고 독립해나가는 주인공을 보며 관객 모두 응원받게 되죠.”

  -영화에 본인의 경험과 생각이 투영됐다고 들었다.

  “저만의 경험은 아니고 주변 친구나 졸업한 선배 같은 20대의 인터뷰를 녹여 만들었어요. 영화를 찍을 때 저는 3학년이었는데 당시 여러 동기와 매일 하던 이야기가 ‘우리 졸업하면 뭐 먹고 살지?’였죠. 졸업 후 진로 고민에 학교와 집에서 겪은 일, 알바하면서 겪은 일 등을 버무려 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영화에 중앙대라는 익숙한 배경이 나온다.

  “맞아요. 영화 캐릭터도 공간연출전공 친구들을 모델로 했어요. 한번은 그 친구들을 초청해서 ‘졸업’를 상영했는데 다들 고맙다고 말해줘 뿌듯했죠. 공간연출전공 학생을 모델로 하다 보니 열악한 영화촬영 환경이나 전공 상황 등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거든요. 그래서인지 함께 일하는 배우나 스태프도 많이 공감하고 응원해주셨죠. 그분들이 없었다면 아마 이런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예산이죠. 매일 알바도 뛰고, 크라우드 펀딩도 받고, 부모님 도움도 받았지만 예산 조달이 쉽지 않았어요. 촬영 환경을 개선하고 싶은데 예산에 한계가 있다 보니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죠.”

  -몸이 남아나질 않았겠다.

  “맞아요. 촬영 당시 잠도 못 자고 쉴 새 없이 일만 하다 보니 주위 사람 모두가 걱정할 정도였죠. 그래서 학기 중에 장편영화를 찍겠다는 후배가 있다면 말리고 싶어요. 거의 건강을 포기해야 하니까요. 결과물은 잘 나왔지만 제 건강은… 글쎄요.(웃음)”

  -영화에서 가장 공들인 장면이 있다면.

  “영화를 찍을 때 처음부터 심혈을 기울이는 편은 아니에요. 보통 촬영장에서 즐겁게 찍으면 영상도 재미있게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 촬영 땐 별로였지만 편집 과정에서 좋아진 장면이 하나 있어요. 해랑과 그의 친구가 앞으로 같이 살 집을 상상하는 장면인데 촬영 당시에는 영상이 잘 나올지 확신이 서지 않았죠. 그런데 막상 편집하다 보니 배우들의 연기력과 애드리브 덕분에 너무 재미있는 장면이 나와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게 됐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올해는 미리 찍어 놓은 다큐멘터리를 편집할 예정이에요.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도 이르면 내년부터 촬영을 시작할 생각이죠. 제 목표는 여성감독으로서 끝까지 잘 버텨 살아남는 거예요. 제 필모그래피 중에 적어도 작품 하나는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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