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무려 1486일 만에 바로 세워졌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30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대한민국은 세월호 참사에 슬퍼했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책임을 떠넘기는 정부의 무능함에, 승객을 버리고 간 선장 및 선원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민국은 슬픔을 넘어 분노했다.

  대한민국을 슬픔과 분노에 빠뜨린 세월호는 지난 10일 오전 9시부터 바로 세우기 작업에 들어갔다. 66개의 철제 빔과 해상 크레인을 와이어에 연결해 천천히 각도를 바꾸며 선체는 세워져 갔다. 

  3시간10분 만에 세우기 작업은 끝났지만 그 작업에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세월호를 인양하느냐 마느냐, 세우냐 마느냐를 두고 우리 사회는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이런 갈등 속에서 우리 사회는 세월호 침몰의 진실을 밝히고 사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세월호 인양과 세우기를 결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세월호 세우기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4년 전 검경 합동 수사본부는 조타수의 실수, 무리한 선체 증축, 화물 과다 적재 등을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월호가 진실과 함께 바다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동안 외력에 의한 좌초, 잠수함 충돌설 등 다양한 침몰 이유가 제기돼 왔다. 세워진 세월호에서 침몰의 전말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날의 진실을 밝히고 이후 의혹이 남지 않도록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날의 진실과 함께 미수습자를 잊어선 안 된다. 유가족이라 부를 수 없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그동안 가족을 찾지 못해 그 누구보다도 큰 슬픔에 빠져있었을 것이다. 이번 세월호 세우기로 침몰할 때 바닥과 부딪치면서 눌려 접근할 수 없던 남학생 객실과 기관 구역에서 수색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남은 미수습자 5명을 발견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며 미수습자들이 가족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세우기의 의미는 단순히 진상 조사와 미수습자 발견에서 끝나지 않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세월호 참사는 주변 사람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게 된 계기였다. 누군가는 노란 리본을 달았고 누군가는 거리에 나와 촛불을 들었다. 우리는 각자의 다양한 방법으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추모했다. 그 시간 속에서 ‘생명과 안전’이 우선시 되는 사회로 바로 세우자고, 다시는 끔찍한 참사를 반복하지 말자고 약속했다.

  반면 누군가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세월호 인양과 세우기에 반대하고 있다. 세월호 인양과 세우기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앞으로의 참사를 방지하고자 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세월호를 방치한 채 세월호를 잊는다면 참사가 재발할 우려가 커진다. 다시 한번 큰 슬픔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우는 건 세월호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할 수 있고 생명과 안전을 그 어떠한 것보다 중요시하는 사회를 세워야 한다. 녹슨 세월호의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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