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로 기록한 순간의 역사
  • 장은지 기자
  • 승인 2018.05.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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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5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우수상을 받은 「말로(末路): 구속을 향한 발걸음」이다.
한겨레 제5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우수상을 받은 「말로(末路): 구속을 향한 발걸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사진

송건호 대학 사진상 우수상

사진은 역사적인 순간을 영원히 기록한다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3월 30일 오전 10시 9분, 대한민국을 국정 농단 사태로 몰아넣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삼성동 자택을 나섰다. 당시 중대신문 사진기자 김정준 학생(물리학과 3)은 그 순간을 포착해 중대신문 제1894호(4월 3일 자) 1면에 보도했다. 이후 해당 사진은 한겨레 제5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중대신문이 송건호 대학사진상에서 수상한 것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다. 제5회 송건호 대학사진상 우수상을 수상한 김정준 학생을 만나봤다.

   -수상을 축하한다.

   “아직은 어안이 벙벙합니다. 연인과 부모님이 평소 곁에서 많은 용기를 준 덕분이에요. 그래도 다양한 상황에서 사진기사로서 취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 중대신문에서의 경험이 컸다고 생각해요.”

   -송건호 대학 사진 공모전에 출품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비록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해 더 이상 중대신문 기자로서 활동할 수는 없게 됐지만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약 10만 장이 넘는 사진들을 찍었거든요. 제가 기자로 활동할 때 정말 제 눈으로 바라본 현장을 담아낸 보도사진과 그 속에서 느낀 제 생각을 많은 사람도 공감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박 전 대통령을 사진으로 포착하기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당시 현장은 어땠나.

   “경험했던 현장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곳으로 기억해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내내 욕을 듣다 보니까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5시간 내내 서서 있는 것도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새벽 내내 현직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박 전 대통령이 나오길 기다리다가 15초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어요. 이번 수상작이 그때 찍은 사진 중 하나예요.”

   -사진에 담고자 했던 의미는 무엇인가.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사적인 사건을 기억해주길 바라기도 했고요. 대학언론 기자로서 학내 이야기만 다루기보다는 사회의 이야기도 담아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카메라를 바라보는 박 전 대통령의 눈에서 많은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일부러 그 눈에 시선이 가도록 구조를 배치하기도 했죠. 또 옆에 서 있는 측근들을 한 프레임에 넣으면서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어떤 잘못을 했을지 상상해보기를 바랐어요. 이 이상으로 말하지는 않을래요. 독자들이 사진을 보고 상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찰나에 참 많은 것을 고려한 것 같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저는 잘 찍지 못해요. 잘 찍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뿐이죠. 일단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한계도 있었어요. 한 번도 사진에 대해서 배워본 적이 없으니 혼자서 촬영하고 하나씩 수치를 바꿔보면서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실험을 해봤어요. 이렇게 저만의 방법을 터득했던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보고 이야기를 듣고 서로 의견을 나눴던 점도 큰 도움이 됐어요. 그런 내용을 바탕으로 혼자서도 생각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중대신문에서 활동했던 시간은 개인적으로 어땠나.

  “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과 많은 상황을 겪을 수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이 장면이 더 잘 전달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죠. 사진기자로서 신문을 읽는 독자를 어떻게 배려해야 할지 고민해야 정확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배웠어요. 참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더 이상 보도 사진을 찍지 않는 요즘은 어떤 사진을 찍나.

   “요즘은 다양한 세상을 보고 어떤 장면을 어떻게 담을지 생각해보기 위해 네팔 등 여러 나라에서 여행 사진을 찍고 있어요. 이제는 독자를 만족시키는 사진이 아닌 제가 보고 만족하는 사진을 찍어요. 하지만 앞으로도 제가 본 순간에 느낀 감정과 생각을 다른 사람도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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