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기 전은 오롯한 나만의 시간입니다. 은은한 스탠드 불빛 아래서 일기를 쓰며 하루를 돌아보거나 내일을 준비하곤 하죠. 어두운 밤, 고요한 공기 속에서 낮과 다른 감성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밤은 어떤가요? 이번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중앙인의 잠들기 전 시간을 담아봤습니다.  

잠들기 전에 했던 일은꿈으로 되살아나죠
강석현 학생(영어교육학과 석사 3차)

-석현씨에게 잠들기 전은 어떤 의미인가요?
“낮에는 일 때문에 굉장히 바쁘게 살고 있어요. 개인적인 시간이 거의 없죠. 그나마 밤이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저만의 시간이에요.”
-개인적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요.
“저는 유튜브 채널을 자주 봐요. 해외 뉴스 채널, ‘영국남자’ 등 영어를 쓰는 채널을 즐겨 보죠. 한국에선 외국에 살 때 접했던 매체를 덜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영어 실력이 퇴화되는 것 같아 자기 계발 차원에서 영어 채널을 보는 거죠.”
-영어 공부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간이네요. 최근 가장 즐거웠던 잠들기 전은 언제였나요?
“며칠 전 밤에 ‘빌리 엘리어트’라는 뮤지컬을 보고 왔어요. 한국에서 철수하기 직전 공연이었죠. 그때 봤던 공연을 떠올리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고 행복했어요.”
-자기 직전에 본 장면은 으레 잔상으로 남곤 하죠.
“네, 자기 전에 했던 일이 꿈으로 이어지기도 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발표가 있는 전날엔 자기 전까지 발표 연습을 하다 잠들어요. 그러면 꿈속에서도 발표를 하곤 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대부분 꿈속에서 발표하다가 실수를 하는 좋지 않은 꿈이었던 것 같네요.(웃음)”
-정말 열중하셨나 봐요! 만약 오늘 밤이 인생의 마지막날이라면, 잠들기 전에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당연히 부모님을 찾아뵙고 감사하다고 말씀드릴 거예요. 주변 친구들에게도 애정표현과 함께 마지막 인사를 하고요. 아, 좋아하는 음식도 실컷 먹고 싶네요. 마지막 밤에는 평소에 가기 부담스러웠던 값비싼 호텔 뷔페에 가는 것도 좋겠죠.”

오늘 밤은 좀 더 행복할 거예요
김려은 동문(좌측·프랑스어문학전공 14학번)
이현아 학생(우측·프랑스어문학전공 4)

-안녕하세요, ‘잠들기 전’을 주제로 인터뷰 하고 있어요.
현아: “도서관에서 우연히 접한 심리학 에세이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나 ‘흔글’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잠잘 준비를 해요.”
려은: “저는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요.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밤늦게 집에 와요. 집에 와서 잠들기 전까지는 온전히 저만의 휴식시간을 가지죠.”
-려은씨는 무엇을 하며 휴식을 취하나요?
려은: “야식을 먹고 휴대폰을 만지거나 책을 읽는 등 하고 싶던 일을 하는 거예요. 앞으로 다가올 일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요즘엔 곧 떠날 홍콩 여행을 생각하며 잠이 들곤 해요.”
-밤은 온갖 생각이 스멀스멀 떠오르는 시간이죠. 떠오르는 생각에 잠들기 힘든 적이 있나요?
려은: “시험공부를 제대로 안 해서 불안한 마음이 들 때 잠을 잘 설쳐요. 과거 미숙했던 연애가 떠올라 후회하며 잠들기도 하고요. 뭐에 홀려서 그 친구를 만났을까…. 제 흑역사죠.(웃음)”
현아: “흑역사 하니까 룸메이트에게 잠꼬대한 게 생각나네요. 비몽사몽한 상태로 아무 말이나 내뱉었죠. 룸메이트가 새벽에 갑자기 중얼거리는 저를 보고 많이 놀랐다고 해서 부끄러웠어요.”
-앞으로는 행복한 마음으로 푹 잠들 수 있는 날들만 이어졌으면 해요!
현아: “그럼요. 이제 중간고사도 끝났잖아요. 시험공부로 잠 잘 시간이 없었는데 푹 잘 수 있어 너무 행복해요.”
려은: “어젯밤에도 행복하게 잠들었는걸요. 오늘 이렇게 친한 친구와 만나는 약속이 있었으니까요. 뭘 입고 나올지 고민하며 오늘을 기대했죠. 오랜만에 화장하고 외출 나와서 좋네요.”

나를 되돌아보고 힐링하는 시간이죠
한규태 학생 (좌측·국제물류학과 3), 하지훈 학생(우측·국제물류학과 4)

-잠들기 전에 무슨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지훈: “그날그날 겪은 일과 비슷한 내용의 문학작품을 찾아요. 그리고 공감되는 문구가 있으면 공책에 옮겨 적곤 하죠. 누군가의 경험을 표현한 글에서 나만의 힐링 포인트를 찾는 거예요.”
규태: “저는 되게 평범한데…. 다음날 입을 옷을 고르고 물건도 미리 챙겨놔요. 또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기도 해요. ‘내가 했던 말로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았을까?’하고요.”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군요.
지훈: “하루를 되돌아보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해요. 취업 준비생으로서 남과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 나아질 수 있을지 고민하죠.”
규태: “저는 다른 사람과 있었던 일을 위주로 하루를 되짚어 보곤 해요. 교수님이 하신 인상 깊은 말씀이라던가…. 오늘은 이렇게 친구와 함께 인터뷰했던 시간을 되짚어보겠죠?”
-인터뷰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네요! 그렇다면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잠들기 전’은 언제였나요?
지훈: “가끔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고 음악에 맞춰 라디오 디제이처럼 말해보곤 해요. 일주일 전에도 그런 시간을 보냈는데, 외국에 살면서 일일 디제이 활동을 했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잠시 옛 추억에 잠긴 시간이었죠.”
규태: “역시 독특해.(웃음) 저는 어제요! 날씨가 더워 땀이 많이 났죠. 샤워를 마친 후 스탠드 하나 켜놓고 e북을 보는데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뽀송뽀송한 이불에 살을 부비며 휴식을 취했죠.”
-소소한 행복이네요. 중요한 일을 앞둔 전날엔 어떻게 하루를 마무리하시나요?
규태: “저는 다음날 있을 일을 시뮬레이션해봐요. 만약 중요한 시험이 있으면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되뇌며 제가 시험 치는 장면을 상상해요. 발표를 앞뒀다면 스마트폰으로 사람이 모여 있는 사진을 보면서 연습하기도 하죠.(웃음)”
지훈: “자기 전에 신발 끈을 풀어놔요. 많은 사람이 면접 전날 신발을 닦고 끈을 묶어두라고 하는데 저는 그 반대죠. 아침에 신발 끈을 묶으면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활기찬 하루를 보내자고 다짐하죠.”
-두 분에게 힘이 되는 특별한 의식이군요! 그렇다면 오늘 잠들기 전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요?
규태: “평소랑 비슷할 것 같아요. 양치 열심히 하고, 뽀송뽀송하게 샤워한 후 내일을 준비하는 거죠. 얘기 나온 김에 e북도 봐야겠네요!”
지훈: “오늘은 기자님과 인터뷰를 한 날이니까 ‘만남’이라는 주제의 글귀를 읽고 혼자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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