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대신문 사진팀장입니다. 사진팀장으로서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취재하죠. 때로는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계속 취재를 할 때도 있습니다. 많은 현장을 다니느라 힘들 때도 있지만 취재 중 현장의 사소한 부분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한시도 셔터 누르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3시간 동안 취재했던 내용이 기사에서는 그저 한 줄의 서술로 끝나기도, 때로는 한 줄도 실리지 않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있었던 일을 전부 기사로 옮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지면이 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핵심을 전하기 위해 육하원칙에 따라 가장 중요한 사실부터 나열하다 보면  담지 못하게 되는 내용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뷰파인더를 통해 지켜보고, 또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사에는 다루지 못하거나 간단하게 넘어가는 사건 중에서도 중요해 보이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또 현장에 직접 참여한 사람만 느낄 수 있었던 느낌이나 생각도 있었죠.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사화 과정에서 우선순위 때문에 소외되거나 생략되는 목소리, 사건들이 아쉬웠습니다. 고민 끝에 새롭게 만들어진 꼭지가 ‘비하인드 컷’입니다.

  비하인드 컷은 현장을 직접 바라본 관찰자로서 신문 기사들이 미처 다루지 못한 뒷이야기를 다루는 꼭지입니다. 그주에 찍었던 수천장의 사진 중에서 다루지 못해 가장 아쉬웠던 이야기를 담은 사진을 선택해 당시 느꼈던 생각을 짧은 글로 작성해 실죠. 다른 기사에서 이미 다룬 사건을 조금 더 주관적인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주의 취재가 끝난 후에 정하기 때문에 월요일에 나오는 취재계획에 따라 작성되는 다른 기사와 달리 비하인드 컷의 내용은 금요일까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습니다.

  사과대 학생들의 전공개방 모집제도 반대 집단행동은 사과대 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정부총장 간담회의 주요 내용을 다루느라 기사에선 이야기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행동도 전공개방 모집제도의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한 장면이었습니다. 비하인드 컷은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했습니다. 비하인드 컷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직설적으로 담은 것이죠.

  총신대 본관 점거 사태 때 총신대 총학생회장과 인터뷰를 위해 총신대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휴교 중인 캠퍼스는 지나가는 학생 한명 없이 플랜카드와 바리케이드가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이 풍경을 찍은 사진이 대학 사유화 시도의 결과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 그 주의 비하인드 컷으로 선택했었습니다.

  14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비하인드 컷은 작지만 중요한 꼭지입니다. 비하인드 컷은 여러분이 사건을 더 명확히,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우는 역할을 하죠. 다음 비하인드 컷에서 더욱 날카로운 시선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