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융합형 인재를 원한다면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8.04.04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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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대를 대상으로 하는 전공개방 모집제도 간담회에서 행정부총장은 “걱정하지 말라”며 “많은 학생들이 잔류할 것이다”고 말했다. 과연 학생들이 바라는 것이 단지 본인이 선택한 전공의 잔류일까. 텁텁함이 남는 대학본부의 답변에 지난 2016학년도 사과대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광역화 모집제도 간담회가 오버랩 됐다.

  전공개방 모집제도는 학과를 개방적으로 운영해 일정 인원을 유동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신입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도록 하는 게 전공개방 모집제도의 본 취지다. 대학본부는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처음 내놓을 때부터 광역화 모집제도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 좋다던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인해 사과대, 인문대 및 여러 단대가 시끌하다. 당장 내년부터 해당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데 여전히 구체적인 안이 도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 제안되는 대안은 전공개방 모집제도의 본 취지를 잘 살리고 있는지도 미지수다.

  전공개방 모집제도의 본래 목적대로라면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해서 본전공을 선택하기 이전인 1학년 시기에 다양한 학문 탐색의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당장에 대학본부가 사과대 및 인문대에 제시한 대안을 보면 지난 광역화 모집제도와 다를 바 없는 부분이 보인다. 사과대와 인문대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공개방 모집제도는 신입생의 전공 희망 순위에 따라 ‘예비진입전공’을 부여한다. 광역화 모집제도 ‘가전공’이라는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입학한 학생이 배울 수 있는 과목은 다른 모집제도로 들어온 학생과 다를 바 없는 전공기초와 교양인 것이다.

  신입생들은 예비진입전공을 통해 1학년을 보낸 후 본전공 진입 시에도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만약 해당 학생이 다른 학과 본전공으로 이동을 원할 시 자유로운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처음 선택한 예비진입전공에 남는 학생과는 다르게 전공을 바꿀 시 성적이 이를 판가름한다.

  그러나 내년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실시하기까지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경영경제대의 경우 앞으로 도입될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선발될 신입생의 전공단위 간 전공과목 교차 수강신청의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또한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강의 시간도 조절한다. 신입생의 전공과 상관없이 경영경제대 내 전공과목 수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아직까지 사과대와 인문대에 제시된 전공개방 모집제도는 ‘선택’은 있지만 ‘다양한 탐색’은 없다. 전공개방 모집제도가 학생들의 진정한 전공 선택권과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제도라면 본 취지를 위한 학생들의 의견수렴은 필수다.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통해 중앙대의 첫 발을 내디딘 신입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접한 뒤 자유롭게 본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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