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중앙대 만들기
  • 고경환 기자
  • 승인 2018.04.02 0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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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취재하러 가야 하는데…. 강의시간은 10분 전에 끝났지만 이런 내 애타는 마음도 모르고 오늘도 교수님은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신다. 토목과는 오늘도 흑흑하고 운다. 흑흑. … 앗! 드디어 끝났다. 당장 취재하러 가야지! 짐을 싸고 잽싸게 강의실을 나서는 그때! “경환! 이따가 채용설명회 갈 거지? 같이 가자.” 헉! 맞다. 00기업 채용설명회가 오늘이었지? 아. 꼭 가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미안. 나 취재하러 가야 해서. 중요한 일이야!” “너 신문사 아직도 해? 중요한 일이라고? 야! 지금 우리한테 취업보다 중요한 게 어딨어?”

  불과 얼마 전 일이었다. 토목기사시험, 졸업논문, 자기소개서, 취업스터디 등 정신없이 바쁜 친구가 보기엔 신문사에서 근무하는 내 모습이 퍽 이상해 보였나 보다. 그날 이후로 ‘취업보다 중요한 게 어딨냐’는 친구의 말이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 

  학비와 생활비를 책임져야 하는 내게 중앙대는 하나의 ‘통과점’에 불과했다. 대학에 다니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잦은 아르바이트에 마음은 점점 대학에서 멀어져만 갔다. 적당히 학점을 따고, 적당히 스펙을 쌓아야 하는 공간. 다음 단계를 위해 희생하는 시기. 몇해 전까지만 해도 내게 대학은 통과점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도 없었다.

  하지만 회의적인 것도 잠시. 학년이 올라갈수록 소중한 사람을 많이 만나고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학교에서 참 웃기도 많이 웃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러다보니 점차 중앙대가 좋아졌다. 중앙대라는 통과점 안에 소중한 청춘의 풍경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 준 이곳을 더 알고 싶어졌고 그렇게 신문사에 들어왔다.

  이번학기 대학보도부 기자로 신규 앱 개발, 캠퍼스타운 사업 선정 등의 기사를 취재했다. 해당기사를 취재하면서 많은 사람이 중앙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신문사에서 전하는 중앙대의 모든 소식이 다 소중하지만은 않았다. 누군가는 강의를 불법으로 매매했고, 누군가는 학생회비를 횡령했다. 내게는 소중한 공간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가득한 공간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런데도 해당 기사를 취재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사건이 공론화가 되지 않았다면,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덮었다면 어땠을까? 피해자들은 아마 중앙대를 고통스럽고 실망스러운 곳으로만 기억했을 것이다. 공론화를 통해 하루빨리 잘못이 바로 잡히길 기대하며 기사를 작성했다.

  내게 중앙대가 소중한 만큼 다른 중앙인에게도 중앙대가 소중한 가치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힘차게 취재를 시작한다. 중앙대의 숨은 피해자는 더 없는지, 중앙대를 소중하지 않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이 더 있는지. 소중한 중앙대를 만들기 위한 기사는 무엇이 있는지.

  먼 훗날 추억의 책장을 넘겼을 때 중앙대가 소중한 페이지로 기록돼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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