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본부 “취지 안 맞아 반려”
사과대 “본부, 그간 반응 없었다”
2019년도 20% 개방안 적용 예상
인문대 개방안도 조정될 수 있어

사과대가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대학본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사과대 측은 1년 동안 내부 토론과 투표를 했음에도 갑작스럽게 수용 불가를 통보받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학본부는 사과대의 포괄적 다전공제도가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대학본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인문대, 사과대, 자연대, 경영경제대, 예술대 등 5개 단대가 전공개방 모집제도를 2019학년도에 실시한다고 보고했다. 해당 일부 단대가 전공개방 모집제도에 찬성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전공개방 모집제도 시행안’ 보고 마감일이 촉박했다. 이에 대학본부는 해당 학장에게 추후 선발 비율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고 전체 인원의 20%를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선발한다고 대교협에 알렸다.

  사과대와 인문대는 각각 지난해 5월과 6월 학생, 교수 등으로 구성된 TFT를 꾸려 단대 내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인문대는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전체 인원의 10%를 선발하는 방안을 대학본부에 알렸다. 사과대는 수차례 수렴회, 간담회와 학생 투표를 통해 ‘포괄적 다전공제도’를 결정했고 이를 대학본부에 제출했다.

  사과대의 포괄적 다전공제도는 학생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공단위 별 모집을 유지하고 향후 사과대 내 복수전공 진입조건을 철폐하거나 파격적으로 낮춰 복수전공을 두 개 이상 갖도록 한다. 이를 통해 복수전공 진입을 더욱 쉽게 해 학생들의 학업 만족도 향상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사과대 학생회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지난 15일 학과장회의에서 포괄적 다전공제도가 대학본부로부터 반려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안이 전공개방 모집제도 취지에 맞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과대 측은 ‘지난해 대학본부가 학장에게 제도안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며 ‘이후 1년 동안 수차례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한 ‘포괄적 다전공제도’를 대학본부가 이제 와서 반려했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포괄적 다전공제도를 통해서는 자유로운 전공 진입이 불가능한 점을 지적했다. 조성일 행정부총장(국제대학원 교수)은 “지난해 말 전 사과대학장은 복수전공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전공단위의 심사 조건에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전공 진입을 100% 보장한다는 전공개방 모집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조성일 행정부총장은 “전공개방 모집제도 논의 과정에 있어서 사과대와 이해하는 데 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과대가 전공개방 모집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범위 안에서 선발 비율 조정이 아닌 새로운 안 자체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사과대 심명민 학생회장(정치국제학과 3)은 “대학본부는 사과대 내 의견수렴 과정에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교학부총장이 참석한 설명회도 개최한 적이 있어 대학본부에서는 20% 개방안와 전혀 다른 안을 가지고 사과대가 투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사과대학장인 이병훈 교수(사회학과)는 “지난해 말 사과대 포괄적 다전공제도가 타 단대와 거리가 있다는 답변을 받고 절충안을 총장단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취지에 어긋나는 이유 외에도 외부 환경으로 사과대의 포괄적 다전공제도는 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대교협은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입시 3년 예고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교협에게 제출한 내용대로 전체 인원의 20%를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조성일 행정부총장은 “2020학년도 입학계획안은 추후 수정할 수 있지만 2019학년도 입학계획안의 경우 대교협의 결정에 따라서 중앙대의 입학 계획안을 관철 못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9학년도 입학계획안에서 전체 인원 10%에게만 전공개방을 하겠다는 인문대의 추후 행방도 알 수 없게 됐다. 김종대 인문대학장(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인문대는 이에 대해 전혀 전해 들은 바 없다”며 “이번주 교무위원회에서 이야기 해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사과대는 지난 23일 긴급 학과장 회의를 개최했다. 대학본부는 수시, 정시 모두 전공단위 별로 뽑되 정시 학생에 한해서 정원의 10%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사과대에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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