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John Stuart Mill의 ‘자유’
  • 중대신문
  • 승인 2018.03.2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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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Stuart Mill 「자유론」

군사 정권 시절 John Stuart Mill의 「자유론」은 의식 있는 대학생과 젊은이들에게 독재 치하에서도 ‘민주주의’를 외칠 수 있는 큰 힘이 돼 주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이 책은 진보 지식인들에 의해 권장도서로 추천됐다. 반면에 영국의 보수학자들은 Mill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표현이나 행위에 대해 국가가 규제나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을 시장주의적 자유로 이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Mill이 자유론에서 주장했던 것은 진보나 보수의 이념과 상관없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였다. 어느 시대에서나 강한 집단이 신봉하는 지배적인 이념, 관습, 제도들과 이에 대한 비판적 소수의견이 공존해 왔다. 오히려 진리일 수 있는 많은 소수의견은 오랜 기간 지배적 집단들에 의해 통제돼 인류 사회의 제도적 발전이 늦춰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역사 속에서 종교혁명이나 프랑스혁명 처럼 소수의견이 혁명적 변화를 일으켜 사회발전을 이끌어낸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Mill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인류가 소수의 의견을 억누르지 않고 이들에게 계속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했다면 사회는 지금보다 더 큰 발전을 이뤘을 것이라고 믿었다.

  Mill은 이러한 발전적 자유 사회를 위해 국가의 임무를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나 표현에 대해서만 규제하고 처벌하는 것으로 한정 지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진실도 아닌 행위나 표현들은 주변의 비난을 받는 것으로도 충분한 처벌이 된다고 생각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까지 국가가 개입하게 한다면 국가는 점차 개입의 범위를 넓혀서 모든 소수의견까지 억제하려 들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서로 자기들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조금이라도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표현하면 무조건 ‘빨갱이’나 ‘일베’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정권만 잡으면 언론과 예술, 심지어 역사까지 지배해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소수의 목소리를 억제하려고 시도한다.

  반면에 Mill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생각했던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나 표현에 대한 규제와 처벌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여성, 노인과 어린아이, 하급자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폭력 등이 난무하고 점차 피해가 커지는데 어느 정권이나 이에 대한 규제나 처벌에는 소극적이다. 반면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지배세력을 비판하는 소수의견들은 눈에 심지를 켜고 처벌하려고 한다.

  군사정권이 끝나고 국민들은 일시적으로 자유를 누렸지만 언젠가부터 진보나 보수의 지배세력들이 다시 표현의 자유를 조금씩 억제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Me Too(미투) 운동’을 보면서 남·여 간 관계를 넘어서 지배구조의 개혁이 되기를 바라는 시각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리는 Mill의 ‘자유’를 다시 만나보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조성한 교수 공공인재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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