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이 쏟아지고 수많은 사람의 이목을 끄는 메인 스테이지. 하지만 무대 주인공의 뜨거운 열정은 조명과 관심이 꺼진 백스테이지에서도 계속됩니다. ‘백스테이지’에서는 메인스테이지 뒤 중앙인의 시간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백스테이지’의 세번째 주인공은 바로 중앙대 방송국 ‘UBS’입니다. UBS는 하루 80분의 정규방송을 송출합니다. 현재 6개 부서(제작, 진행, 기술, 보도, 영상기획, 뉴미디어)로 구성돼 대학방송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방송이라는 수확물을 거두기 위해 UBS 국원들은 카메라와 오디오 밖에서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을까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따끈따끈한 소식을 중앙인에게 전하며 내일을 향한 알찬 지혜를 심는 UBS를 만나봤습니다. 

영상 기획부 국원들이 촬영실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영상 기획부 국원들이 촬영실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여기는 의와 참의 소리, 중앙대학교 방송국입니다.” 잠이 덜 깬 채 1교시 수업을 들으러 갈 때, 친구들과 점심을 먹으러 갈 때 그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갈 때. 캠퍼스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이어폰을 꽂고 있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면 오늘만큼은 꼭 귀 기울여 들어보시길. UBS는 언제나 중앙대 학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스탠바이’가 돼 있으니까.

  아지트에서 힐링하기 
  지난 13일 오후 5시, “마이크 테스트할게요!” 기술부 백보금 국원(프랑스어문학전공 2)의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싱그러운 배경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은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지하 2층에 위치한 UBS. UBS 국원들은 금요일 점심 방송을 미리 녹음하고 있었다. 아나운서실 한 쪽 벽면에 쓰인 ‘불꽃진행’ 네 글자가 진행부의 열정을 과시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 함께 나눠요. 정오의 아지트!” 진행부 김태훈 국원(간호학과 2)의 굵직한 목소리와 함께 점심 방송 ‘정오의 아지트’ 녹음이 시작된다. 김태훈 국원이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의 명대사를 나긋나긋하게 읽어준다. “너무 걱정하지마. 때가 되면 뭘 해야 할지 알게 될 거야.” 미래를 걱정하는 중앙인에게 위로 한마디를 전한다. 의미 없는 걱정으로 하루를 낭비하기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하자는 메시지다. 취재하러 간 기자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힘을 주는 메시지에 제대로 힐링했다.

  멘트가 끝난 후 이어지는 노래는 비틀즈의 「I want to hold your hand」. 생각보다 녹음이 일찍 끝났다. 나머지 분량은 학생들이 신청한 노래로 채워진다. 정오의 아지트에선 중앙대 학생이 다른 중앙인과 함께 나누고 싶은 ‘최애’ 노래가 울려 퍼진다.

김태훈 국원이 점심 방송을 녹음하는 중이다.
김태훈 국원이 점심 방송을 녹음하는 중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생방송을 코앞에 두고 제작부 강인경 국원(경영학부 2)이 대본을 훑어본다. 백보금 국원은 방송 중에 재생할 음원을 순서대로 줄 세운다. 오후 5시 59분이 되자 두 국원이 스피커 전원을 켰다.

  화요일 저녁 방송 ‘라디오 스타’는 진행부 국원과 특별 게스트가 함께 이끌어간다. 특별 게스트는 ‘학우 DJ’다. 선착순으로 모집하는 학우 DJ는 이미 명단이 꽉 찼다. 강인경 국원의 말에 따르면 대기자만 이미 12명이라고. 학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라디오 스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오후 6시가 되자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Doo Wap」이 흘러나온다. 강인경 국원의 사인이 주조종실을 가득 메운다. “오프닝 스탠바이~ 하나둘 셋, 하이~큐!” 강인경 국원의 손을 주시하던 진행부 국원이 ‘큐’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멘트를 시작한다. “캠퍼스 곳곳에 울려 퍼지는 내 목소리, 라디오 스타!”

  점심 방송을 진행한 김태훈 국원의 목소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상큼하고 청량한 목소리가 굳게 문이 닫힌 아나운서실 너머로 들려온다. 생방송이 떨릴 법도 한데 그녀의 발음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이번학기 ‘라디오 스타’의 첫 번째 학우 DJ는 김나원 학생(컴퓨터공학부 4)이다. 김나원 학생이 입을 떼는 순간 주조종실에 모인 국원 모두가 깜짝 놀란다. 진행부 국원 못지않은 정확한 발음으로 침착하게 진행을 이어간다. 백보금 국원이 모니터에 ‘학우 DJ님 정말 잘하고 계세요. 진행부 국원이 부족한데 UBS 67기로 입사하는 건 어떠세요?’라는 글을 띄운다. 아나운서실 안에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던 김나원 학생이 수줍게 웃었다.

  김나원 학생은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방법과 직접 선곡한 노래를 소개했다. 캠퍼스를 가득 메운 라디오 방송이 끝이 났다. 30분간의 생방송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특별 게스트 김나원 학생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아나운서실을 나왔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험이기에 방송 전부터 많이 기대하고 왔어요. 전공이랑 관련은 없지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UBS와 소중한 추억을 남긴 김나원 학생은 ‘셀카’를 찍으며 특별한 하루를 사진으로 남겼다.

‘학우 DJ’ 김나원 학생이 침착하게 멘트를 한다.
‘학우 DJ’ 김나원 학생이 침착하게 멘트를 한다.

  위기탈출 넘버원
  지난 14일 오전 8시 20분, 1교시가 채 시작되기 전이지만 학생들이 하나둘 학교에 도착하기 시작한다. 아침 방송을 담당하는 국원도 주조종실에 모였다. 졸음이 가시지 않지만 ‘생방송 UBS 오늘의 아침입니다’를 송출하기 위해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힘찬 교가를 시작으로 아침 방송의 막이 오른다.

  교가가 끝나자 어김없이 제작부 송혜수 국원(영어교육과 2)이 사인을 외친다. “스탠바이~ 하나 둘 셋, 하이~큐!” UBS 아침 헤드라인이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식부터 날씨 소식까지 알찬 뉴스가 이어졌다. 실제 라디오 뉴스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UBS 아침 뉴스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멘트를 마지막으로 노래가 바뀌고 진행부 김예림 국원(간호학과 2)의 목소리도 ‘한 톤 업’된다. 이제부터 본격 라디오 방송이다. 뉴스 진행 억양 대신 귓가에 속삭이듯 부드러운 억양을 장착한 김예림 국원이었다.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아침 방송을 이어나갔다.

  김예림 국원의 멘트를 마치고 노래가 나와야 하는 순간, 컴퓨터 네트워크가 지연되는 바람에 방송이 멈춰버렸다. “아악! 어떡해!” 기자의 심장도 쿵! 모두가 당황한 찰나에 백보금 국원이 재빠르게 ‘비상 음원’이라고 저장된 노래 파일을 클릭한다. 다행히 발빠른 대처에 큰 방송사고는 면했지만 아침 방송팀은 당황한 눈치다. “오늘이 첫 아침 방송이라 예기치 못한 상황이 일어나네요”라며 송혜수 국원은 놀란 마음을 가라앉혔다.

김예림 국원이 신호를 바라보고 있다.
김예림 국원이 신호를 바라보고 있다.
아침 방송이 끝난 후 송혜수 국원이 방송 일지를 작성한다.
아침 방송이 끝난 후 송혜수 국원이 방송 일지를 작성한다.

  들어는 봤니, 셀카봉 뉴스
  같은날 오후 5시, UBS 안에 위치한 편집실 컴퓨터 앞에서 보도부 김도이 국원(문헌정보학과 2)이 영상 편집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날 SNS 페이지에 게시할 ‘셀카봉 뉴스’를 편집하는 중이다. 셀카봉 뉴스는 다른 영상 뉴스와 사뭇 다르다. 학생들이 직접 셀카봉을 들고 특정 소재에 대한 의견을 말한다.

  학생의 직접적인 참여로 이뤄지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UBS는 셀카봉 뉴스를 기획했다. 보도부, 진행부, 기술부 국원이 한 팀을 이뤄 소재 선정부터 촬영까지 함께 한다.

  이번 셀카봉 뉴스의 소재는 ‘Me Too(미투) 운동’. 사회 전반적으로 관심이 큰 미투 운동을 이번 셀카봉 뉴스의 소재로 선택했다. 셀카봉 뉴스는 그동안 310관 완공, 취업 등을 소재로 삼아왔다.

  기자의 질문에 답하랴, 영상을 편집하랴 김도이 국원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캠퍼스에서 학생을 섭외하고 촬영을 하다 보니 주변 소음이 큰 경우가 많다. 따로 녹음한 파일로 입 모양과 소리를 맞춰야 한다. 질문이 넘어갈 때마다 장면이 바뀌는 탓에 자칫하면 영상이 산만해 보일 수 있다. 장면 간 연결이 자연스럽도록 구도를 맞춰 편집하는 것도 영상 편집 과정의 ‘관건’이다.

김도이 국원이 셀카봉 뉴스를 편집하는 중이다.
김도이 국원이 셀카봉 뉴스를 편집하는 중이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
  지난 15일 오후 5시, 조심스럽게 촬영실 문을 열었다. 카메라 3대가 기자를 맞이했다. 다른 장소보다 몇 배는 더 높은 천장이 흡사 실제 방송국 스튜디오를 보는 듯했다. 촬영실 벽면 한편은 파랬다.

  영상기획부 국원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생활관에 거주하거나 자취하는 학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영상의 주인공은 거주 형태가 다른 이준희 국원(경제학부 2)과 김수민 국원(영어영문학과 2)이다.

  촬영실에 들어선 이준희 국원이 “카메라가 왜 이렇게 많아? 부담스러운데?”라며 당황한다. 하지만 쑥스러워하는 것도 잠시. 녹화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한다. 방송 제작에만 익숙할 줄 알았던 두 국원은 영상의 주인공으로도 손색없는 입담을 가지고 있었다.

  “수업이 없을 때 주로 무엇을 하나요?”, “생활관 혹은 자취방에서 학교까지 몇 분 정도 걸리나요?” 등 영상기획부 이성민 국원(사회복지학부 2)이 묻는 말에 두 국원은 솔직담백한 답변을 전하며 매끄럽게 진행했다.

  人스테이지 - 내 귀에 UBS

  -아침 라디오 방송 잘 들었어요. 아침 일찍 방송이 힘들진 않나요?
  제작부 송혜수 국원: “힘들어요.(웃음) 통학을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제가 쓴 대본으로 방송하면 기분이 좋아요.”  
  진행부 김예림 국원: “등교 시간이 앞당겨져 힘들긴 하죠. 그래도 청취자분이나 친구가 등교하면서 방송을 잘 들었다고 이야기해 줄 때 진행부로서 보람을 느껴요.”

  -현직 아나운서 목소리라 해도 믿겠어요. 비법이 있나요?
  김예림 국원: “일상 생활 속에서도 발음에 신경을 써요. 모르는 발음을 찾아보기도 하죠. 대본을 많이 읽어보고 제 억양에 맞게 수정해요. 읽고 수정하는 과정만으로 발음이나 오독문제는 해결되거든요.”

  -아침 방송은 뉴스와 라디오로 나뉘더군요. 억양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어요.
  김예림 국원: “뉴스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읽으려고 해요. 반면 라디오는 청취자께 인사를 드리듯 진행하죠.”

  -믹서를 다루는 모습이 멋있어요. 기술부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기술부 백보금 국원: “주로 ‘믹서’를 다뤄요. 보도부, 영상기획부가 한 녹음을 편집하죠. 마이크 관리, 노래 볼륨조절, 공개방송 시 음향기기 설치도 해요.”

  -방송에 나오는 곡이 좋아요. 신청곡 외 음악은 어떻게 선정하나요?
  송혜수 국원: “평소 음악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해요. 진행부 국원의 목소리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선택하죠.”

  -UBS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이서현 실무국장(컴퓨터공학부 2): “안성캠 축제 때 무대 바로 앞에서 ENG 카메라로 촬영을 담당했죠. 가수 박재범씨가 카메라를 볼 때마다 저와 눈을 마주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간접 아이컨택’이라고나 할까요.(웃음) 하지만 축제가 마냥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에요. 안성캠은 모래 운동장에서 공연을 해 국원들이 삽으로 모래를 파서 선을 꽂느라 애썼거든요.”

  -청취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서현 실무국장: “UBS가 부족한 게 많지만 근래에 들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좋은 콘텐츠 기대해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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