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폭로 이후 증언 이어져

A교수, ‘학생들의 음모’라며 부인

지난 4일 페이스북 페이지 ‘중앙대학교 대나무숲’에 경영학부 A교수의 성희롱을 주장하는 글이 게시됐다. 중대신문 취재 결과 몇몇 학생이 A교수가 수차례 성추행과 성희롱을 해왔다고 증언했다. 반면 A교수는 해당 행위와 발언을 부인하며 학생들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중앙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에서 제보자는 ‘A교수가 학생들에게 “우리 OO 생리해서 그런가? 기분이 안 좋아 보여”, “우리 OO는 그 날 아닌가 봐, 치마 입은 거 보니까?”와 같은 발언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글에는 다른 학생들의 피해 사례가 댓글로 올라왔다. ‘동아리방에 들어와 손을 잡고 어깨에 기댔다’, ‘생리를 소재로 농담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A교수는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해왔다. 실제로 B동문은 “1학년 때 A교수가 친한 학생들에게 ‘라면 먹고 갈래?’라며 연구실로 부르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C학생은 “한 선배는 흰 치마를 입고 온 날 A교수에게 ‘생리하는 데 비치면 어떡하냐’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D학생은 “도서관에 앉아 있다가 A교수에게 ‘생리하는 중이라 바지 입었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당시 기분이 너무 나빴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도망쳐 나와야 했다”고 말했다.

  A교수가 성희롱을 넘어 성추행까지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D학생은 “A교수는 저와 제 친구들에게 다가와 팔짱을 끼며 팔 안쪽 살을 주무르는 등의 행위를 했다”며 “어깨 동무를 하기도 했고 저희가 로비에 앉아있을 때면 옆에 와서 저희의 허벅지를 쓰다듬기도 했다”고 말했다.

  증언한 학생들은 A교수의 성추행·성희롱이 상습적이었다고 말했다. E학생은 “1학년일 때부터 동기들 사이에서 말이 많던 교수였다”며 “상황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여학생들에게 치근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D학생도 “제가 겪은 일 외에도 다른 성희롱적인 발언들이 있었고 수많은 동기와 선후배들이 이러한 일을 함께 겪었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겪는 학생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교수는 학생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A교수는 생리에 관한 성희롱적 발언에 “결석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생리’라는 단어를 쓴 경우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추행 여부를 묻는 말에는 “학생들과 반실에서 놀 때 하이파이브한 적은 있다”며 “노는 상황에는 문제가 안 되지 않나”고 답했다.

  학생의 동의 없이 팔짱을 낀 적은 없냐고 묻자 “상황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A교수는 “요즘은 만들어내는 말들이 많다”며 “근래에 F학점을 준 학생들이 있는데 혹시 이에 대한 보복은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인권센터 김하나 전문연구원은 “아직 A교수 제보를 받은 적은 없다”며 “학생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A교수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인권센터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제보할 시 인권센터는 사실 확인 후 사건의 악의성과 상습성을 판단하고 중재하거나 성폭력대책위원회에 사건을 회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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