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그러나 막상 더 생각하지 않으면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없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신문은 무엇을 해야 할까? 고만고만한 사보(社報)가 아닌, 대학의 가치를 담은 중대신문에겐 더욱 어려운 질문이다.

  중대신문이 온라인 게시판과 다른 것은 정리된 시각과 검증된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제한된 인력과 자원으로 억지와 왜곡이 곳곳에 숨은 대학의 이슈들을 차분하게 다루고 있지만, 좀더 넓고 깊게 문제의 본질을 살폈으면 할 때가 있다.

  지난호는 졸업특집호였다. 교수와 학생을 늘어놓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우리의 졸업식은 어떤 반성과 감동을 주고 있을까? 젊음을 바친 날들을 의미 있게 돌아봤을까? 넓은 세상에서 돌아보는 기회이면 좋았겠다.

  인터넷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기사자료까지 찾을 수 있는 세상에 교과서 한 권 외워서 1시간 동안 “XX에 대해 쓰시오”란 질문에 답하고 잊어버리는 시험, 네이버나 구글과 암기로 경쟁하는 짓이다. 세계 최고  대학들이 수준이 낮아 이론서 대신 기사자료집을 사용하고 졸업학점이 적은 것이 아니다. 스스로 찾고 생각하며 정리하는 3박 4일 시험, 교수와의 3시간 토론은 일상일 뿐이다. 쉽고 만만한 과목을 찾아 수강 전쟁을 치르는 4년, 아깝지 않은가?

  지난 1년을 돌아보자. 구조개편은 미래를 위한 변화인가, 만만한 직업학교를 만드는 짓인가? 외국인 유학생은 무작정 등록시키면 그만인가? 더 널리 알아보고 깊이 파고들면 잔뜩 얽혀 있는 생계형 모순의 구조를 읽을 수 있다. 중앙대의 현실과 많이 다른 또 다른 세상을 만난다. 내용 있는 비판, 합리적 대안은 여기서 시작된다. 현실에 발을 딛고 서지만 눈은 우주를 바라보는 일은 괴롭다. 하지만, 그래서 신문이 있고 대학이 있는 것 아닐까?

박찬희 교수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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