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화냐’ 최근 인터넷을 넘어서 실생활에도 많이 사용되는 신조어입니다. 대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또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믿기 어려운 경우에 나오죠.

  ‘이거, 실화냐’는 중대신문 기자로 생활하면서 속으로 가장 많이 했던 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사용하기보단 주로 부정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기자로서 이해되지 않는, 아니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을 취재했죠. 또한 말도 안 되는 중앙대의 사건, 사고와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대학은 지성의 요람이라고 배웠는데 실제론 아니였습니다. 학내에는 지성인답지 않은 언행이 오갔습니다. 어느 교수는 수업 시간에 막말과 비하 발언을 일삼았습니다. 성추행 전력이 있는 교수가 다시 강단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죠. 교수 사회뿐만 아니라 학생 사회에서도 혐오와 비하, 성폭력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왔습니다.

  안전해야 할 캠퍼스가 위험에 처했습니다. 학생 거주 시설인 생활관에는 괴한이 침입해 학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올라가야 할 엘리베이터는 거듭 추락했고 안전에 대한 불안은 높아져만 갔습니다.

  교훈이 ‘의와 참’이라는데 학교는 ‘부정과 부패’를 알려줬습니다. 중앙대의 부정·비리가 드러나 대내외적인 비판은 물론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봤습니다. 전 총장, 이사장의 부정·비리가 드러나 교육부로부터 제재를 받았죠. 결국 이 제재로 중앙대는 특정 재정지원사업에 불이익을 받아 탈락했습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평가 지표를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아직까지도 조작 대학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죠.

  소통이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인지하지 못한 채 학칙이 개정됐고 전공단위가 개편됐습니다. 학생 반발이 크자 부랴부랴 설명회를 개최했죠. 중앙대 청사진을 그렸지만 청사진에 구성원의 이야기를 담지 못했습니다. 소통하겠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학내에서는 아직도 끊임없이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나열하다 보니 독자 여러분도 ‘이거, 실화냐’할 것 같은데요. 죄송하지만 모두 실화였습니다. 성폭력, 혐오, 차별, 비하, 안전 불감증, 불법, 불통. 대학에는 있어서는 안 되는 단어입니다. 기본 중 기본을 지키지 못해 발생한 것이죠.

  올해는 개교 100주년입니다. 그래서인지 거창한 포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100년 중앙의 새 역사를 열겠다, 글로벌 Top-Tier 대학을 만들겠다는 등의 말이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기사에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피부에 와닿지 않습니다.

  미래 비전을 계획하고 밝은 청사진을 그려내는 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그전에 먼저 거짓 같은 실화부터 뒤돌아봤으면 합니다. ‘기본이 먼저다’하는 생각을 한번쯤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캠퍼스 생활에서의 ‘이거, 실화냐’는 부디 긍정적이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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