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입학금 폐지가 결정됐다. 지난 8월 17일 전국 41개 국·공립대의 입학금 폐지 결의를 시작으로 입학금 폐지는 지속해서 대학가의 큰 화두였다. 하지만 사립대의 경우 번번이 협의 결렬 소식이 들려왔다. 약 3개월의 논의 끝에 지난달 24일 교육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4년 또는 5년간 단계적으로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입학금은 그동안 산출근거와 사용처가 불투명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또한 사립대는 평균적으로 약 77만3500원에 이르는 입학금을 받아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 역시 컸다. 입학금 단계적 폐지를 환영하는 이유다.

  입학금 폐지가 결정된 지금 대학본부가 이와 관련된 구체적 재정 계획을 밝혀야 한다. 그동안 대학본부는 입학금 폐지에 관해 ‘논의 예정’ 또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거듭 밝혀왔다. 입학금 폐지는 현실이 됐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앙대 입학금 총액은 약 59억5천만원이다. 기획처의 계획대로라면 입학금이 완전히 폐지되는 오는 2022년까지 약 202억 정도의 입학금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일반재정지원사업의 규모와 세부 방안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입학금 폐지로 인해 감소된 재정을 일반재정지원사업으로 모두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부도 달라져야 한다. 교육부는 일반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입학금 폐지로 감소한 대학 재정을 보전해주겠다고 밝혔다. 일반재정지원사업이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사립대학의 자율성을 직·간접적으로 침해하지 않겠냐는 우려는 지워지지 않는다. 실제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 사업 등 일부 재정지원사업을 통해 대학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대학을 획일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육부는 과거 사례를 교훈 삼아 사립대학의 자율성을 더욱 보장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놔야 한다.

  반대로 대학본부는 일방재정지원사업을 통해 중앙대만의 발전을 계획해야 한다. 일반재정지원사업은 사업비의 사용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학본부는 중앙대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동안 대학본부는 PRIME 사업,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등 재정지원사업 유치 과정에서 대학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중앙대만의 색깔을 칠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일반재정지원사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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