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국악대경연 차상 수상

현악 부문서 오랜만의 쾌거

 

지난 6월 가장 권위 있는 국악 대회인 ‘제27회 KBS국악대경연’ 현악 부문에서 중앙대 학생이 차상을 수상했다. 바로 가야금을 다루는 이승호 학생(음악예술전공 3)이다. 중앙대가 현악 부문에서 오랜만에 좋은 성적을 낸 기념비적인 수상이다. 이승호 학생에게 지난 대회와 그의 가야금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 지현구 기자
사진 지현구 기자

 

  -수상 축하한다. KBS국악대경연은 어떤 대회인가.

  “국악 대회 중에서 가장 저명한 대회라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수상을 하게 되면 KBS국악관현악단 입단 시 가산점 부여, KBS국악관현악단과 협연 기회 제공, 방송 출연 등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죠. 열심히 준비하고 욕심을 부려봤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어요.”

 

  -대회 준비과정이 궁금하다.

  “지정곡 범위가 넓지 않아서 거의 산조(한국 전통음악 중 기악 독주곡의 하나)에서 판가름이 나요. 가끔 정악(국악 중 넓은 의미의 아악)도 나오긴 하지만 KBS국악대경연은 정악보다는 산조에 편중돼요. 이번 대회에 최옥삼류 산조를 준비했죠.”

 

  -대회는 어떻게 진행되나.

  “대회는 1·2차 예선과 부문 대상자끼리 경연을 벌이는 본선으로 진행돼요. 블라인드 경연으로 진행된 1차 예선에는 최옥삼류 산조의 진양조, 자진모리 장단을 준비했어요. 2차 예선에서는 15분짜리 짧은 산조 한바탕을 연주했죠. 아쉽게 장원은 놓쳤지만, 차상을 받았습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가야금이란 악기 특성상 맨손으로 줄을 뜯어야 해서 굳은살이 있어야 해요. 가끔 굳은살이 떨어져서 맨살이 될 때가 있는데 하필 이번 대회에서 굳은살이 떨어졌어요. 피도 많이 났고 너무 아파서 참고 연주하기 힘들었어요. 또한 2차에는 병풍이 없어서 잡음도 들리고 제게 조명도 비쳐 집중하기 더 어려웠죠.”

 

  -경연장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나.

  “경연장에 가면 참가자 간 기 싸움이 심해요. 경연장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무서울 정도죠. 그래서 저는 최대한 경연 직전에는 눈인사 정도만 나눠요. 기에 눌리지 않고 저 자신에게만 집중하려고 하죠.”

 

  -긴장이 많이 됐을 것 같다.

  “저는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긴장을 떨치기 위해서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다짐하고 각인하며 무대에 들어갔어요.”

 

  -수상 이후 주변 반응은.

  “KBS국악대경연은 상금이 조금 많은 편이에요. 다들 어떻게 알고 제게 밥, 커피를 쏘라고 하더군요.(웃음) 중앙대가 현악 부문에서 수상한 적은 많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교수님도 제 수상 결과에 많이 기뻐하셨어요.”

 

  -가야금은 어떻게 다루게 됐나.

  “초등학교 때 처음 가야금을 다루게 됐어요. 제가 목포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시골이라 방과 후 수업이 가야금 병창 수업 하나뿐이었죠. 그때 부모님의 권유로 가야금을 경험하게 됐어요. 가야금을 전공으로 할지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때 저의 선생님 가야금 공연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전공하기로 결정했어요.”

 

  -악기를 다루면서 어려운 점은.

  “우선 가야금은 음감이 매우 좋아야 해요. 하지만 저는 음감을 타고난 편이 아니에요. 그래서 그냥 열심히 연습했어요. 또 오랜 시간동안 앉아서 악기를 다루다 보니 건강도 안 좋아졌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저는 먼 미래보다는 최대한 가까운 목표를 생각해요. 현재 가까운 목표는 다음해에 있을 ‘온나라국악경연대회’예요. 나머지는 이 대회가 끝나고 차근차근 생각해 보려고 해요.”

 

  -가야금이란 어떤 존재인가.

  “동반자예요. 가야금과 제가 함께한 시간이 비록 6, 7년 밖에 안됐지만 앞으로 평생 가지고 가야 할 소중한 악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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