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의 경쟁을 하자!’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끼리 주고 받는 말입니다. 과도한 경쟁은 모두를 피폐하게 만들지만 좋은 의미의 경쟁은 활력을 불러일으키죠.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이 되어 함께 성장하기 때문인데요. 자신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경쟁자를 우리는 ‘라이벌’이라고 부릅니다. 이번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중앙인에게 라이벌이란 뭔지 어떤 동기를 주는지 들어봤습니다.

 

 

"친구 덕분에 넓고 
깊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박건혁 학생(공공인재학부 1)
박건혁 학생(공공인재학부 1)

-바쁘게 어디 가세요?
“동아리 방 가는 중이에요.”

-아~ 동아리 하시는구나. 어떤 동아리 하세요?
“제가 동아리를 하나만 하는 게 아니어서요. 지금은 불교 동아리에 가는 중이에요.”

-활동하는  동아리가 많나 봐요?
“네. 지금은 3곳의 동아리에 속해 있어요. 힘들어서 도중에 그만뒀지만 과 소모임까지 합쳐서 7개의 동아리에서 활동 한 적도 있죠. 많은 경험을 하다 보면 제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서요.”

-자신을 찾는다고요?
“제가 주관이 없다는 소리를 종종 듣거든요. ‘좋은 게 좋은 거지~’ 같은 느낌? 그래서 과 친구들을 보면서 뚜렷한 주관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친구들의 어떤 면이 그런 생각을 품게 했을까요?
“친구들이 말을 잘해요.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기 생각이 뚜렷해야 하잖아요? 친구들을 보면 저마다 자기 생각이 있어서 사회에 목소리를 표출하더라고요. 사회운동을 하면서요.”

-사회운동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나 봐요.
“권리를 주장하면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런 친구들을 라이벌 삼았죠. 저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요. 노력이 부족했는지 생각만큼 잘 안 되지만요.”

-어떤 노력을 하는데요?
“생각이 깊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책을 읽어요. 그런데 책을 읽는다고 다 자기 생각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웃음) 독서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하죠. 과대표도 해보고 대외활동도 해봤어요. 아까 말했듯이 동아리도 많이 했고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무엇을 얻으셨나요?
“인맥을 많이 쌓았어요! 스스로 발 넓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그렇지만 이제는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라이벌로 삼은 친구들 덕분에 ‘넓고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라이벌을 다른 말로 하면
‘제가 인정한 사람’이에요"

정지원 학생(광고홍보학과 2)
정지원 학생(광고홍보학과 2)

-안녕하세요! 잠시 인터뷰 가능하세요?
“그럼요. 이따가 조별과제가 있긴 한데 지금은 기다리는 중이에요. 수업이 일찍 끝나서 시간이 많이 남았거든요.”

-조별과제 중에 기억나는 이야기 하나만 들려주세요~
“2학년 1학기 때 들었던 <광고와마케팅> 수업 조별과제가 기억에 남네요. 조원 몇 분이 조별과제에 참여를 잘 안 하셔서 세 명이서 과제를 한 적이 있어요. 세 명이 할 수 있는 분량이 아니었는데…. 결국 마감 나흘 전부터 잠 못 이루며 과제만 계속했어요. 너무 힘들었죠.”

-광고홍보학과면 조별과제가 많아서 힘들겠어요.
“일학년 때는 별로 없었는데 이학년이 되니까 조별과제가 많아졌어요. 조별과제와 함께 발표도 많아졌죠. 발표를 보다 보니 같은 과 친구들이 라이벌로 느껴지더라고요. 실력이 대단한 친구들이 많았거든요. 수업을 들을 때는 그 정도인지 몰랐죠.”

-실력이 대단하다고 느낀 건 언제였나요?
“지난달 같은 과 친구들과 헤어클리닉 제품 마케팅 공모전에 참가했을 때요. 준비한 내용이 공모전에서 수상한 적 있는 작품과 겹쳐서 어떤 아이디어를 새로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요. 그때 친구가 급하게 낸 아이디어가 엄청 기발했어요.”

-어떤 아이디어였는지 궁금하네요.
“샴푸와 린스를 선물 하자는 아이디어였어요. 상품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넣어서 선물할 수 있게 한 거죠. 보통 샴푸와 린스를 선물로 주지는 않잖아요?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공모전에서 은상을 탔어요. 그때부터 라이벌 의식을 느끼기 시작했죠. 지금은 한 팀이지만 나중에 같은 분야에서 함께 경쟁할 테니까요.”

-친구가 좋은 아이디어를 낼 때 질투 나진 않던가요?
“질투는 안 했어요. 지금까지 제 라이벌은 전부 좋은 자극이 되는 사람이었거든요. 질투보다 ‘나도 저만큼 따라잡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라이벌에게 도움을 더 청하곤 하죠. 라이벌을 다른 말로 하면 ‘제가 인정한 사람’인걸요.”

 

 

"좋은 시너지를 주고받는 
관계가 되고 싶어요"

조한률 학생(전자전기공학부 3)
조한률 학생(전자전기공학부 3)

-인생의 라이벌이라고 부를만한 존재가 있나요?
“제 인생의 라이벌은 부모님이에요.”

-부모님이요? 의외네요.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어른들이 자주 ‘나 땐 이랬는데, 지금은….’같은 말을 하잖아요? 부모님이 유독 그게 심하셨어요. 부모님은 학벌도 좋고, 대학생 때 수석도 차지해보고, 리더가 돼서 모두를 이끌기도 하셨거든요. 늘 자신보다는 잘하라고 말하곤 하셨죠. 그래서 항상 부모님을 ‘이기고 싶다’고 생각해왔어요.”

-부모님에게 비교당할 때마다 많이 부담됐나 봐요.
“입시 준비를 할 때 가장 부담됐어요. 부모님이 ‘내가 어릴 땐 지원도 못 받고 수제비만 먹으면서 공부했는데 이만큼 잘됐어. 그런데 너는 먹는 걱정 없이 학원도 다 보내주는데 왜 엄마, 아빠보다 못하니?’라며 농담 식으로 말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죠. 아직 부모님을 이기진 못했지만 언젠간 꼭 이기고 싶어요.”

-어떻게 이길 계획인가요?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서 독립하고 싶어요. 독립이 부모님을 이기기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직은 학생이라 도움 받을 수밖에 없지만요.” 

-목표를 위해 지금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대학 입학하고부터 스스로 달라지려고 애쓰는 중이에요. 제가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부모님처럼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교양 수업 <ACT>땐 일부러 주인공을 맡아 무대에 올랐고 발표 수업이 있으면 발표자를 도맡아 했죠. 결국엔 동아리 회장도 맡았어요. 달라진 제 모습을 말씀드리니까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죠.”

-부담을 느낀 만큼 변화할 수 있었나 봐요!
“그렇죠! 『드래곤볼』같은 소년만화를 보면 라이벌이 처음에는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잖아요? 그런데 최종 화가 되면 주인공과 라이벌 둘 다 성장하고 친해지면서 끝나죠. 저도 부모님과 그런 관계가 되고 싶어요. 능동적인 삶을 살면서 더욱 성장해 부모님과 좋은 시너지를 주고받는 관계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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