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부터 제60대 서울캠 총학생회 선거 투표가 시작된다. 이에 앞서 지난 21,22일 양 캠퍼스에서 각각 총학생회 선거 후보자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됐지만 이를 바라보는 학생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후보 공청회는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안성캠의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의 운영 미흡으로 학생들의 공청회 참가율이 저조했고 양캠 후보자들의 준비 미흡으로 공약은 물론 후보자에 대한 신뢰를 쌓는 기회가 됐는지 의문이다.

  양캠의 공청회는 모두 학생 질의와 언론사 질의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안성캠은 학생 질의가 없어 언론사 질의로만 공청회가 진행됐다. 이를 학생사회의 무관심 탓으로 돌릴 순 없다. 공청회 일정 및 장소에 대한 공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안성캠 중선관위는 그간 페이스북 페이지 ‘중앙대학교 안성캠 총학생회’를 통해 공지사항을 전달해왔다. 이번 선거는 후보자 등록과 투표일정에 관한 내용만 게시됐을 뿐 공청회에 대한 공지는 페이지 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총여학생회 후보자들에 대한 공청회는 열리지도 않았다. 학생사회를 대표할 후보자를 면밀히 파악하고 검증할 기회를 박탈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 학생 대표 후보자에 대한 공청회는 학생사회의 당연한 권리이며 중선관위의 큰 책무 중 하나다. 어떤 이유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설명조차 없다는 것은 학생사회에 대한 기만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안성캠 중선관위는 깊게 반성하고 자중해야 할 것이다.

  공청회에서 나타난 후보자들의 태도도 아쉽다. 양캠 모두 공약의 비구체성과 소수자들의 권익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답변은 여전히 비구체적이고 미성숙했다. 안성캠의 경우 공약들이 ‘요구’에만 그친다는 지적에 대해 ‘강하게 주장하겠다’나 ‘(대학본부가 거절할 시)가만히 있지 않겠다’ 등 여전히 요구에만 그치는 답변을 내놓았다. 서울캠은 후보자들이 학내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답변이 불가능한 질문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장애학생에 대한 무지를 타당한 변명처럼 제시해 큰 공분을 샀다. 학생 대표자로 출마하면서 학생사회에게 변화에 대한 의지와 기대를 심어주기는커녕 후보자들의 불성실함과 낮은 의식 수준만 확인하게 만든 것은 두고두고 되새겨야 할 부끄러운 일이다.

  오늘부터 29일까지 이뤄질 투표를 기점으로 이번 선거는 마무리될 것이다. 그러나 부실했던 이번 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성찰과 고민은 선거 이후에도 이어져야 한다. 학생들의 상황과 이해가 다원화되고 대학의 구조와 역할 역시 변화를 맞는 시대다. 더 이상 기존의 아젠다만 답습하는 대표자는 의미 없다. 중앙대 변화의 시작이 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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