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부터 내리고 가시 세워야
  • 중대신문
  • 승인 2017.11.20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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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교협)가 김창수 총장의 신임·불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4일 교협은 성명서를 통해 투표 일정을 공개했다. 지속해서 학교법인을 비판해온 교협이 활시위를 총장에게 돌린 것이다. 방효원 교협회장은 교협이 학교법인에 최종적으로 원하는 바는 “민주적인 절차로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된 총장 선출”이라고 말했다. 

  총장 신임·불신임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교협을 포함한 모든 학내 구성원의 자유로운 권리다. 총장에게 문제가 있고 학내 구성원이 이에 공감한다면 신임·불신임 투표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학내 여론이 진정 총장 불신임에 수렴한다면 그 총장은 응당 책임을 인정하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숙고해야 한다. 다만 이 경우는 신임·불신임 투표 과정이 민주적 절차를 충분히 밟았을 때만 정당성을 얻는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근간인데 투표의 시행 과정에 민주성이 결여됐다면 투표 결과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 

  그런데 총장 신임·불신임 투표 시행이 민주적으로 결정됐는지 의문이다. 그 파급력을 생각해본다면 총장 신임·불신임 투표는 해당 구성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여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이번 총장 신임·불신임 투표가 어떠한 절차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된 사안인지 공개된 바 없다. 학교법인에 ‘민주적 절차’를 통한 총장 선출을 요구하는 교협이 내부 의결 과정에서는 민주적 절차를 느슨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투표 자격도 눈여겨봐야 한다. 교협이 내건 투표 자격은 ‘교수협의회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이다. 올해 중앙대 전임교원은 총 1044명(대학정보공시 기준)이다. 교협에 따르면 전임교원은 자동으로 교협에 가입되며 현재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은 800여 명이다. 약 20%의 전임교원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20%가 넘는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투표의 결과를 ‘교수 사회의 여론’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간 교협이 총장의 행보에 제기해 온 각종 의혹과 주장에 한 치의 틀림이 없다면 교수 사회는 물론 학생·직원 사회 역시 총장 불신임 여론에 수긍할 것이 자명하다. 중요한 것은 교협이 무언가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교협 자체의 정당성 확보가 우선이라는 점이다. 의심의 여지를 남기는 주체에게는 누구도 손을 내밀지 않는다. 교협이 대학운영의 민주화를 실현하고자 한다면 내실을 먼저 단단히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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