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정기자가 되고 처음으로 지면에 적는 글입니다. 제 이름이 적히는 곳은 주로 지면이 아닌 페이스북이기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전달하는 뉴미디어 기자입니다. 즉 저에게 페이스북은 하나의 ‘언론’입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이 정말 언론일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언론은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현상을 취재해 기사로 작성하고, 때론 의견을 첨가해 대중에게 제공하는 공적 기관’입니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언론이 아닙니다. 스스로 뉴스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 페이스북은 언론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저는 지면기사를 카드뉴스 형식으로 가공해 페이스북을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드뉴스 게시를 위해 페이스북상에서 거쳐야 하는 절차는 따로 없습니다. 페이스북엔 뉴스 편집 주체가 없기 때문이죠. 진짜뉴스 전달의 책임은 온전히 제게 있습니다. 만약 제가 의도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뉴스를 조작·왜곡하면 아주 쉽게 가짜뉴스가 양산될 수 있죠.

  “네이버는 ‘언론’이 아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가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를 언론으로 보느냐”는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 질의에 한 답입니다. 네이버는 뉴스 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과는 다르다는 주장이었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페이스북이 그렇듯 네이버 역시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는 언론은 아닙니다.

  그러나 네이버가 완전히 언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언론은 독자에게 전달할 뉴스에 우선순위를 매겨 기사를 배치합니다. 언론의 뉴스 편집에 따라 독자가 접하는 기사와 그에 대한 독자의 생각이 달라지죠. 네이버는 이러한 뉴스 편집을 합니다. 뉴스를 생산하진 않지만 뉴스 편집을 통해 독자에게 뉴스를 전달하는 ‘언론에 가까운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뉴스 편집은 조심스러워야 하죠.

  하지만 네이버 뉴스 편집 논란은 수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최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아 K리그 축구 기사를 부당 배열했음을 공식 사과하면서 네이버의 기사 재배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이제 대중매체는 전통매체뿐만 아니라 뉴미디어까지 아우릅니다. 이 중엔 뉴스 전달이라는 언론 기능을 하는 뉴미디어도 있죠. 대중매체 범위 확장에 따라 언론 범위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언론에 요구되는 책임 또한 확장됐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언론’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짜뉴스 전파의 책임에서 한발 물러서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언론’이 아니라는 점에서 뉴미디어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뚜렷한 근거는 없습니다. 뉴스 편집 주체의 부재 혹은 뉴스 부당 편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막을 수 없죠. 뉴미디어의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오늘날, 뉴미디어가 전달하는 뉴스가 진짜뉴스인지 독자 스스로 판단하도록 책임을 전가할 수도 없습니다. 뉴미디어가 뉴스 전달에 책임감을 갖도록 사회적 논의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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