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순까지 1차 의견 수렴 마무리

초안 향한 시선 ‘구체적인 내용 빈약'

지난 16일 조성일 행정부총장(국제대학원 교수)은 중앙인 커뮤니티에 ‘New Vision 구성원 의견 수렴 및 선포 일정’을 발표했다. 지난 8월 초안이 발표된 이후 지난달에는 양캠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와 총창, 행정부총장이 만나 1차 간담회 겸 설명회를 진행했다. 단대별로 전체교수회의, Focus Group Interview(FGI), 서면 등을 통해 교원들의 의견 수렴도 진행되고 있다. 대학본부는 다음달 중순까지 학내 구성원 1차 의견 수렴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ew Vision의 전반적인 진행 과정과 더불 어 제시된 초안을 바라보는 학생 사회의 시선을 정리해 봤다.

플립 러닝으로 전공 장벽 허문다

  김창수 총장은 지난 1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앙대의 발전 모델로 ‘유니콘 대학’과 ‘타운형 캠퍼스’를 언급했다. 학제 간 장벽을 낮춰‘통섭형 인재’를 키우고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지역 사회 속에서 대학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김창수 총장이 제시한 두 가지 발전 방향은 앞으로 진행될 New Vision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문 단위 간 진입 장벽을 낮춘 공유 교육 모델로 제시된 ‘유니콘 대학’에서 유니콘은 본래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설립한 지 10년 이하의 비상장 스타트업을 가리킨다. 기존 대학들의 발전 전략과는 다른 새로운 모델을 개척하겠다는 대학본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김창수 총장은 유니콘 대학 실현의 핵심 사업으로‘Flipped Learning(플립 러닝)’을 제시했다. 플립 러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를 결합한 새로운 강의 플랫폼이다. 이번에 제시된 플립 러닝 강의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먼저 MOOC 강의와 같이 기본적인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수강한다. 이후 학생들이 오프라인 강의실에 모여 강의 내용을 토대로 튜토리얼(개별 지 도 시간) 및 토론 수업에 참여한다. 마지막으로 강의 담당 교수와 학생이 직접 만나 최종 토론과 질의응답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플립 러닝의 장점은 전공을 불문하고 개별 학생이 원하는 모든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생은 본인의 본 전공에 관계없이 어떤 전공 수업이든 원하는 수업이 있다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각자가 원하는 전공을 다양하게 선택해 개성적인 커리큘럼을 구성할 수 있어 통섭형 인재 양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창수 총장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본인이 원하는 강의를 수강하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전공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함께 언급된 ‘타운형 캠퍼스’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연계를 강화해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발전 모델이다. 단순히 물리적인 장벽만 허무는 데 그치지 않고 평생 교육 시대에 맞춰 지역민들과 중앙대 학생이 한데 어우러져 지식을 쌓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문 위원회 구성해 방향 설정한다

  대학본부는 전문 위원회를 구성해 New Vision의 방향성과 과제를 조율할 방침이다. 조성일 행정부총장은 지난달 중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New Vision 수정안에 대해 “분야별 위원회를 꾸려 전문적인 의견을 정리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문 위원회는 기획, 교육, 연구 등 세개 위원회로 나뉘 며 각 분야의 전문 인사로 구성할 예정이다.

  New Vision 기획위원회는 기존 대학본부의 전략 방향을 논의했던 기획위원회 그대로 운영한다. 위원장은 이창무 기획처장 (산업보안학과 교수)이 맡았다. 기획위원회는 기존 대표 위원들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필요에 따라 새로운 전문 인력을 위원으로 위촉하는 운영 방식을 채택했다. 기획위원회는 이미 한 차례 회의를 열어 New Vision의 방향성을 논의했고 다음달 10일 전까지 회의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위원회와 연구위원회는 아직 위원회 구성을 위한 초기 인선을 논의하고 있다.

  기획·교육·연구 위원회와 더불어 ‘캠퍼스 선진화 위원회’가 신설된다. 캠퍼스 선진화 위원회는 캠퍼스 전반의 건물을 브랜드화하고 서울과 안성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살려 기능을 강화하는 공간 활용법을 구상한다. 캠퍼스 선진화 위원회 역시 아직 구성을 준비 중이며 타 위원회와 달리 New Vision의 방향성이 수립된 후 본격 운영된다.

  New Vision의 전략과제를 부여받은 주관 부서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주관 부서들은 초안이 발표된 이후부터 확정안을 도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15대 전략 과제 일부로 비교과 과정 개편을 담당하게 된 교수학습개발센터의 송해덕 센터장(교육학과 교수)은“현재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수행하는 과제를 더 확대 시행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학습개발센터는 학생의 비교과 활동을 레인보우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레인보우시스템에 그치지 않고‘다빈치창의아카데미’를 개설해 학생에게 더 많은 비교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처는 전략과제인 ‘글로벌 인재 유치 확대’를 위해 ‘우수 외국인 학생 유치 확대’ 과제를 담당한다. 홍준현 국제처장(공공인재학부 교수)은 “초안에 담긴 전략과제는 현재 논의 중인 과제의 일부일 뿐이다”며 “국제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New Vision 확정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구체적 내용 없어 의견 제시 어려워

  New Vision의 진행 상황을 바라보는 학생 사회의 시선에서는 양캠의 온도차가 느껴졌다. 안성캠 학생들은 New Vision의 방향성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보며 추가적인 내용이 확정되기를 기대하는 반면 서울캠은 대학본부가 내놓은 초안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안성캠은 다음달 9일 대학본부와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제59대 안성캠 ‘WITH’ 총학생회는 기존 전공단위들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전공별 의견수렴에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성캠 김수환 총학생 회장(관현악과 4)은 “전학대회에서 New Vision의 방향성은 괜찮다고 논의됐지만 살을 더 붙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전공 커리큘럼 변화 없이는 발전이 없을 것이다”고 의견을 전했다.

  제59대 서울캠 ‘SKETCH UP’ 총학생회(SKETCH UP 총학)는 New Vision 초안의 내용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캠 김태우 총학생회장(도시계획·부동산학과 4)은 “그간 지속적으로 대학본부에 중앙대 만의 아이덴티티가 없다고 지적해왔지만 달라진 바 없이 이번 New Vision 초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중운위 회의 결과 대다수가 구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술한 초안에 어떤 의견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SKETCH UP 총학은 다음달 6일 예정된 1차 의견 수렴회 이후 New Vision 관련 회의가 있을 경우 학생 대표자를 참석시켜달라고 대학본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일부 학생 대표자는 New Vision이 이공 계열 위주의 발전 방향을 세울까 우려하기도 했다. 사과대 박민형 학생회장(공공인재 학부 4)은 “New Vision에 CT, BT 등과 같은 과학기술 투자는 어느 정도 명시가 됐지만 기초학문 투자는 그렇지 않다”며 “New Vision이 기존에 대학본부 측이 제시했던 구조조정의 논리가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현재 사과대는 New Vision 관련 전문 위원회에 학생 대표자를 포함시키고 더 많은 주체가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전달한 상태다.

  New Vision 초안을 향한 학생 대표자들의 부정적 인식에 오동훈 전략혁신팀장은 “온도와 시각차다”며 “비전 수립은 향후 나아갈 거시적인 지향점을 정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직접 와닿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New Vision의 방향성과 과제의 적절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1차 의견 수렴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New Vision은 다음해 2월 선포 예정이며 10월 본격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포일은 미정이지만 선포일부터 본격 시행일까지는 New Vision에서 설정된 전략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각 과제별 주관 부서가 실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오동훈 팀장은 “조금 더 명확한 안을 구성하기 위해서 현재 의견수렴이 이뤄지고 있으니 추후 구성원들이 공감할만한 명확한 안이 도출될 것이다”며 “New Vision 초안에 공유가치로 제시된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