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 재원에 대한 법인 지원 여부,

“안 할 수 없지 않겠냐” 답해

 

추진단 구성원·시공사 업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중앙대병원은 지난 8월 23일 광명시에 새 병원을 건립하기로 했다. 새로 건립될 중앙대병원은 오는 2021년 3월까지 광명시 일직동 부지에 약 700병상 규모의 종합 병원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새 병원 건립에 대해 지난달 18일 중앙대병원 교수협의회(병원 교협)의 공개 질의서를 시작으로 중앙대 의과대학 총동창회(의대 총동창회), 교수협의회(교협) 등이 질의서와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병원 교협은 지난달 18일 ‘중앙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공개질의서’를 작성해 의료원장, 법인,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해당 글에는 김성덕 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의학부 교수)과 현 집행부, 재단 이사장 및 학교법인 책임자에게 ▲병원 건립에 필요한 소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새 병원 건립 사업 주체가 학교법인 중앙대학교인지, 중앙대학교병원 단독인지 ▲새병원건립추진단의 구성원은 누구인지 ▲시공사는 어디에서 맡아 진행하는지 등을 묻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의대 총동창회는 “병원 교협의 공개 질의서 내용에 동감하고 지지한다”며 “법인은 향후 의과대학을 위시한 중앙대 발전 및 새 병원 건립에 어떤 역할과 투자를 할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법인 이사장과 의료원장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지난달 25일 김성덕 의료원장은 OCS(Ordering Communication Sys-tem, 처방전달시스템)에 ‘신임 김명남 병원장(의학부 교수)의 집행부와 이철희 새병원건립추진단장의 새로 태어나는 팀이 상호 협조해 두 병원이 다시 태어나고 정착해 나갈 수 있도록 교직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같은달 27일 병원 교협은 김성덕 의료원장에게 ‘9월 18일에 보낸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9월 30일까지 모든 교수 앞에서 해줄 것’을 요청했다. 같은날 ‘중앙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성명서’에서도 공개 질의에 대해 답이 없는 점과 9월 30일까지 답변서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덕 의료원장은 지난달 29일 OCS에 ‘중앙대 의과대학 동문에게 드리는 글’을 게시했다. 김성덕 의료원장은 “긴박하게 추진된 사업이라 충분한 소통의 시간을 갖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이점에 대해 동문의 따뜻한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철희 교수 영입에 대해 미리 공표하고 공개하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이철희 교수 영입에 대해 현 의료원장의 학교 후배라는 점을 걱정하는 부분은 학교 후배의 영입이 아닌,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인정하는 의료IT 전문가, 의료경영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믿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중앙대병원 집행부는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서는 새 병원 건립으로 발생하는 약 1600억원의 소요 예산 중 약 1080억을 은행 차입금으로 충당하고 기자재 약 270억원은 리스로 빌린 후 향후 병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초기 5년은 매년 약 86억원씩, 이후 20년간 매년 약 70억원씩 나눠 빚을 갚겠다는 설명이 있었다. 나흘 뒤인 지난 20일, 병원 교협은 이날 있었던 설명회에 대해 “우리는 새 병원 건립을 간절히 원한다”며 “그러나 구성원들의 의사와 중앙대병원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무시하고 소통하지 않는 의료원장에게만 새 병원 계획을 맡길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교협은 지난 19일과 25일 <중앙대학교 법인의 책임을 묻는다①, ②>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협은 “법인은 건축에 대해 책임질 것처럼 약속하면서도 항상 건축비의 일부만 부담했을 뿐이며 법인이 중앙대에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발생한 중앙대의 부채는 심각한 수준이고 이 부채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부담으로 이전될 수밖에 없다”며 “건축가액 결정과 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을 중앙대 구성원들이 투명하게 감시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방효원 교협회장(의학부 교수)은 “두산은 법인으로 중앙대에 왔으니 그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학교를 기업식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보여주기식 운영을 하고 있다. 법인의 역할이 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원 병원 교수협의회장(의학부 교수)은 “이후 의료원장에게 새 병원 소속은 학교재단 소속이며 협력병원이 아닌 부속병원이라는 답을 구두로 들었다”며 “여전히 시공사가 두산인지, 재단에서 재정적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한 확답은 듣지 못한 상태다”고 말했다. 또한 “법인의 새 병원 건립 시 투자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안 할 수 없지 않겠냐’는 답변만을 들었다”며 “확답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법인이 재정 지원을 안 할 수도 있다는 게 병원 교협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한편 새병원건립추진단 구성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새병원건립추진단 민경준 부단장(의학부 교수)은 “위원회 구성은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다”며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대 전체와 관련된 사안이므로 학생을 비롯한 전체 구성원들에게 자세하게 알리는 기회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명남 병원장은 “일부는 구성이 됐으나 처음부터 구성원을 크게 꾸리는 것은 아니므로 아직 전부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며 “중앙대병원의 입장은 일관되게 새 병원을 건립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