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하자’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법대로’ 했을 때 어떤 법이 어떻게 적용될지 구체적으로 아는 이는 제한적이다. 법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때 마주하는 진입장벽이 모두에게 열려있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진입 장벽을 허물고 법과 사회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화인법학회 정헌욱 학회장(정치국제학과 2)을 만났다.  


  -화인법학회는 무엇을 공부하나요?
  “법이요! 화인법학회를 대표하는 문구는 ‘모든 이슈는 법으로 통한다. 법을 알아야 세상이 보인다’에요. 길을 건널 때도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을 때에도 모든 일상은 법의 범위 안에서 움직이죠. 그래서 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법에 속거나 당하지 않기 위한 준비죠.”


  -법 공부라고 하면 두꺼운 법전에 둘러싸인 모습이 떠올라요.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웃음) 저희는 법으로 구성된 세상을 공부하고자 해요. 법률 공부를 위해 사회 이슈를 분석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학기당 8번 진행하는 세미나에서 조별 발제 토론, 개인 발제를 통해 과거 판례를 바탕으로 법익 관계의 대립 요소를 함께 고민하죠.”


  -최근의 이슈로는 무엇이 있었나요.
  “지난주에는 ‘증거가 충분하고 중대한 피해를 낸 특정 강력 범죄 피의자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를 토론했어요. 신상 공개를 찬성하는 측은 국민의 안전과 알 권리를 보장하고 범죄를 예방하며 국가 안전과 공공복리를 위한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했어요. 한편 반대 측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하고 인격권을 침해하며, 2차 피해까지 유발하는 비합리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죠. 치열한 토론 끝에 배심원들은 반대 입장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뜨거운 토론이었겠어요.
  “다들 열심히 준비하는 만큼 흥미진진한 토론이 이뤄지는 것 같아요. 지난학기에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여부’에 관한 찬반 토론에 참가했었어요. 이 토론을 준비하면서 CCTV에도 종류가 다양하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가령 네트워크 카메라, 감시 카메라 등이 있는데 카메라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법적 해석이 가능하더라고요. 사회 문제를 분석하다 보니 법률과 관련된 지식 외에도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요.”


  -회원들은 대부분 로스쿨 진학을 희망한다고 들었어요.
  “일부 희망자들이 있지만, 전부는 아니에요. 순수하게 법에 대한 관심만으로 학회에 참여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이 둘을 조화롭게 운영하기 위해 저희는 이원화된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로스쿨 진학 희망자들은 따로 스터디에 소속돼 추가적으로 공부하죠. 스터디로 인해 학회 본 활동이 간과될 우려가 있어 참여를 의무화했어요. 법에 흥미만 있어도 함께 공부해나가는 학회를 만들기 위함이죠.”


  -진로와 무관해도 법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나 봐요.
  “네, 우리 학회만 보더라도 구성원이 다양해요. 창립 초기에는 정치 관련, 법 관련 학부의 비중이 높았는데 점점 타과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에요. 이번학기에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국제물류학과 등 문과 계열뿐만 아니라 화학과, 간호학과 등에서 온 신입 회원분들도 계세요. 법이 사람을 가리지 않듯 전공단위, 학번과 무관하게 누구나 법을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성원이 다양한 만큼 의견 합치가 쉽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학회 조직 중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서가 ‘친목부’에요.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합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유대감이잖아요. 발표 세미나 이후에 함께 저녁 먹는 시간까지 세미나 활동의 일부로 여기죠. 또 모든 회원의 생일을 이벤트처럼 챙겨주고 있어요. 이런 노력으로 회원들이 소속감을 느껴 학회 활동에 더욱 열중하실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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