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합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대다수의 진보진영에서 `민주와 진보를 위한
국민승리21'을 조직, 적극적인 대응을 꾀한 제 15대 대통령선거가 전체득표
율 1.2%인 30만여표 가량을 진보진영에 안겨준 채 끝이 났다. 87년 진보진영
의 일부만이 결합했던 백기완 선거운동본부의 23만여표에 7만여표 정도만이
더해진 이번 선거 결과는 국민승리21 자체적으로 예상했던 득표율에 크게 못
미쳐 향후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는 실정이
다.당초 국민승리21 선거운동본부는 1백만표 이상을 예상했었고 최악의 경우
에도 50만표 이상은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희망을 가졌었다. 선
거에서의 득표율이 향후 진보정당건설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때 15대 대선의 결과는 선거에 참여했던 세력들 자체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앞으로의 진보정당 건설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
로 보인다. 권영길 후보는 지난 23일 발간한 국민승리21 소식지에서 "두말할
나위없이 결과는 참담하다. 실망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
지만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득표율이 저조한
원인은 미디어선거와 선거법의 원천적인 불공정성이 가장 큰 부분으로 지적
되고 있으나 국민승리21의 선거전략, 전술을 구사함에 있어서의 한계 등도
아울러 지적되고 있다. 민주노총이나 전국연합 등 진보진영 자체적으로 계속
평가가 진행중이지만 `수치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이러한 평가는 지극히 당연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학계 여러 부분에서는 이러한 `수치적'인 차원을 떠나서 정치세력화에 `한 걸
음'을 내딛었다는 의견 역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른 후보들보다 늦게
출발한 국민승리21이 두달여만에 전국적으로2백20개의 지부를 설립할 수 있
었던 점, 민주노총산하 노동자들의 정치실천단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조직되
어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이 고양된 점, 타후보들과의 차별적인 정책들을 통해
재벌해체 등의 구호를 일반화시킨 점 등은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의 초석
을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뚜렷한 성과에도
국민승리21이 선거용정당을 만들어 제도정치권내로 진입하려고 했다는 점이
나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노동자.민중들의 전선을 명확히 그어내지
못하고 자본의 선거풍토를 좇기만 했다는 점은 여전히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대선투쟁의 평가와 새로운 행정부에서의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 가
능성, IMF구제금융 체제하에서의 노동진영의 대응 등 진보진영이 풀어나가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국민승리21측을 비롯해 정치연대에서도 공식적인 평가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각 조직에서는 나름의 과학
적인 평가를바탕으로 기층민중의 삶에 부합할 수 있는 명확한 전망들을 잡아
내고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에 복무해야 한다는 것이 진보세력들간의 중
론이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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