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지키는 ‘노조할 권리’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7.09.24 0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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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를 없애는 방법

‘노동조합’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머리띠, 투쟁 조끼, 화염병 등등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노조는 ‘노동 조건의 개선 및 노동자의 사회적·경제적인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노동자가 조직한 단체’다. 이렇듯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정의와 우리가 알고 있는 노조는 상당한 괴리감을 보인다. 그렇다면 이렇게 노조를 둘러싼 ‘과격’하고 ‘이기적’인 프레임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법률과 교육의 측면에서 그 해결책을 알아봤다.
 
 
 
노조할 수 없는 노동법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 노동자는 노동3권을 통해 노동자의 권익 신장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법률상의 명시에도 불구하고 노동3권은 여전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로 노동의 민주화가 많이 진척됐어요. 하지만 아직도 법률에는 노조를 향한 혐오와 탄압의 증거가 남아있죠.” 현존하는 노조혐오를 뿌리 뽑기 위해선 현행 노동법 체계의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중기 교수(한신대 사회학과)는 그와 관련해 현행 법률의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먼저 현행 노동법이 실질적으로 노동자와 노조를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선 노동자는 노조를 조직할 수 있는 ‘단결권’에서부터 제재를 받는다. ‘노동조합 설립신고제도(신고제)’에 의하면 노동자들은 노조 설립 단계에서 행정관청으로부터 노조 결성 가능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이는 노조의 성립 요건을 판단해 그 자주성과 민주성을 보장하기 위해 운영됐다. 
 
  노중기 교수는 해당 법률로 인해 국가가 노조 중에서 기준에 맞지 않는 노조를 ‘불법노조’로 규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신고제에 따라 교사와 공무원 등의 노조가 불법 노조로 규정돼 노조로서의 법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현행 법률은 노조의 구성과 활동에 외부가 개입할 여지가 많아요. 모두가 자유롭게 노조를 구성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법률이 바뀌어야 해요.”
 
  실질적인 노동자들 역시 합법적인 노조 구성에서 배제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박명준 연구위원은 노동조합 가입요건이 까다로운 우리나라의 법체계를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특수고용자로 분리되는 택배기사나 보험설계사는 노동자가 아닌 독립된 사업자로 간주해 노조를 구성할 수조차 없다. “우리나라의 노조 가입요건은 까다로운 편이에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단결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당하고 있는 거죠. 노동자 자신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결사체를 조직하거나 가입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해요.”
 
  100%를 위한 교육
  이병훈 교수(사회학과)는 법률의 개선뿐만 아니라 조기 교육을 통해 노조혐오를 시작부터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동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아요. 학생들은 노동 윤리나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배우지 못한 채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가게 되는 거죠.”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2012년 당시 시중 출판된 사회 교과서 62권을 모두 조사한 결과 노동을 다룬 부분은 전체의 1%도 되지 않았다.
 
  그 결과 학생들은 제대로 된 노동 교육도 없이 언론이 제공하는 노조의 이미지에 쉽게 현혹된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접하는 노조는 ‘강성·귀족노조’로 매우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집단으로 그려지고 있다. 노중기 교수는 노조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학생들이 이러한 프레임에 노출되는 데에 우려를 표했다. “언론이 노조에 보이는 태도나 사회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서 노조혐오가 재생산되는 거죠. 이를 막기 위해선 노조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고 결코 사회에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교육이 필요한 거예요.”
 
  ‘노동 선진국’으로 불리는 독일이나 프랑스의 경우 청소년들에게 노사 관계 시스템, 노조의 역할 등을 강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있다. “독일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사가 함께 기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공동결정제도를 교육하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노조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과 함께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학습할 수 있죠” 박명준 연구위원은 독일에서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대등한 조건에서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주체라는 교육을 받는다고 말했다.
 
  올바른 교육을 바탕으로 사용자와 노조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 이병훈 교수는 사용자와 노조 스스로가 노조가 사회적 책임을 가진 주요 행위자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사용자는 노조가 노조만의 이익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진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하죠. 노조 역시 이를 바탕으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노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꾸려나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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