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안의 나를 돌아보다
  • 김예령 기자
  • 승인 2017.09.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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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잘앙잘’은 작은 소리로 원망스럽게 종알종알 군소리를 자꾸  모양을 뜻합니다. 이번학기 앙잘앙잘에서는 갖가지 주제를 말하는 대학생들의 작은 소리를 모아 보려 합니다. 이번 주제는 ‘SNS(Social Network Services)’입니다. SNS는 일상 곳곳의 빈 시간을 채우며 우리 가까이에 존재합니다. 가까이 있는 만큼 인식하지 못했던 SNS의 모습을 3명의 학생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일상에 스며든 SNS
일상을 옥죄는 감옥이 되다
 
 
 
너의 '좋아요'에 돈이 보여
관심을 사고파는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SNS와 함께 살아갑니다. SNS는 서로의 소식과 안부를 전하는 소통 창구로 쓰이죠. 하지만 반가운 소식을 알리는 알람이 누군가에겐 구속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SNS로 편리한 소통을 하고 있는 걸까요, 피로한 속박을 당하고 있는 걸까요? SNS에서 멀어지려는 김혜진 학생(신문방송학부 4), 이다영 학생(사회복지학부 2), 정준호 학생(고려대 국어교육과)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사회자: 여러분은 어떤 SNS(Social Network Services)를 하고 있나요?
혜진: ‘페이스북’을 하고 있어요. 게시글을 올리는 건 아니고 훑어보기만 해요.
준호: 저는 끊었어요! 예전엔 많이 했지만 지금은 계정을 아예 지웠죠.
다영: 저는 SNS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주위에서 많이 하는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안 하죠.
 
 
 
편리함과 속박이라는 양면성
사회자: 사회 관계망으로 쓰였던 SNS가 지금은 전 지구적으로 보편화된 커뮤니티가 됐어요. 그런데 여기엔 SNS로부터 멀리 떨어진, 떨어지려는 분들이 계시네요. 준호씨는 언제부터 SNS를 끊으셨어요?
 
준호: 대학 입학하고 2학기에 들어서면서 끊었어요. 처음 SNS를 시작 한 건 중학생 때 ‘카카오스토리’를 하면서부터였죠. 고등학생이 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플리케이션도 삭제하고 계정도 없앴어요.
 
혜진: 저는 페이스북을 열심히 해요. 어렸을 때 외국에 살면서 남들보다 일찍 페이스북을 접했거든요.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주로 페이스북을 통해 소통했고 대학생이 돼서도 2학년 때까진 게시글이나 사진을 올렸어요. 그런데 요즘은 게시글은 안 올리고 ‘눈팅’만 해요.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나 사진을 읽거나 보기만 하고 댓글을 다는 등의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그래서 제 SNS 계정에 들어가면 개인 정보는 알 수 있지만 게시글은 한 개도 없어요. 게시글을 올린다고 해도 친구 생일을 축하하는 글 정도에요.
 
사회자: 왜 글을 안 올리게 됐나요?
 
혜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친구들이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댓글을 달아요. 그러면 스마트폰 알람이 울리죠. 알람이 뜰 때마다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제 모습이 싫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프로필 사진을 비공개로 바꿔서 올려요. 그러면 아무도 ‘좋아요’를 누를 수 없거든요.
 
준호: 저도 그래서 SNS를 끊었어요. 어느 순간부터인가 알람을 확인하려고 스마트폰을 켜는 행위에 저도 모르게 얽매이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올리던 게시글도 나중엔 반응이 안 오면 불안해졌어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댓글이나 ‘좋아요’를 기다렸죠.
 
사회자: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루에 얼마나 SNS를 보세요?
 
혜진: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긴 어려워요. 손에 스마트폰이 있으면 항상 열어보거든요. 수업시간에도 수업을 듣다 지루하면 SNS를 켜요. 15분에 한 번씩은 잠깐이라도 보게 되는 거 같아요.
 
준호: 저도 많이 하는 편이었어요. 수업시간에 페이스북을 하다가 질리면 수업을 들을 정도였으니까요.(웃음)
 
사회자: SNS를 시작하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스마트폰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왜 SNS에 중독되는 걸까요?
 
혜진: 손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최근 SNS에 올라오는 게시글은 ‘스낵컬처’가 대부분이에요. 카드 뉴스처럼 보기 쉬운 형태로 접근하죠. ‘좋아요’를 누르기만 해도 게시글이 널리 퍼지고요. 그리고 요즘엔 페이스북에 ‘둘러보기 피드’란 게 있어요. 내 친구가 ‘좋아요’를 누르지 않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게시글이 정리돼 있죠.
 
준호: 맞아요. 버스를 기다리는 찰나에도 많은 내용을 빠르게 읽을 수 있죠. 내용도 적당히 재미있고 가볍잖아요. 그러다 보니 딱히 뭐가 남는다는 느낌이 없어요. SNS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게시글을 보다 보면 3시간이 넘게 지나있기도 해요. 그렇다고 내가 3시간 동안 무엇을 했나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없죠. ‘얻는 게 뭔가’ 싶어서 한 번에 끊었어요.
 
 
내 삶에 SNS가 없다면?
사회자: 다영씨는 SNS를 아예 안 하신다고요. 스마트폰에 SNS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보신 적도 없으세요?
 
다영: 트위터를 한 번 설치해본 적은 있어요. 다만 회원 등록 절차가 귀찮아서 중간에 그만뒀죠.
 
사회자: 아예 안 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다영: 시작할 타이밍을 못 잡았어요. 남들은 이미 SNS에 적응해서 즐기고 있는데 혼자 시작하는 단계라 그런지 재미가 없었죠. 주위에서 SNS의 단점을 많이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시작하지 않은 김에 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사회자: SNS가 없는 생활은 어떤가요?
 
준호: 저는 SNS를 하지 않는 생활이 훨씬 좋아요. SNS를 안 하는 시간에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거든요. 초반에는 시간이 붕 뜨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조금 지나면 한가한 시간도 익숙해지죠. 스마트폰을 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걷지 않는 제 모습도 좋아요. 이전보다 훨씬 여유로워졌거든요. ‘앞을 보면서 산다’는 생각이 들죠.
 
혜진: 좋네요. 그래도 만약 지금 당장 SNS를 끊는다면 비는 시간에 할 일이 없을 거 같아요.
 
다영: 저도 SNS를 하지 않는 시간에 특별히 무언가를 하는 건 아니에요.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웹툰을 보는 게 다죠. 아, SNS가 없어서 불편한 점은 있어요. SNS에 온갖 정보가 몰려서 SNS를 안 하면 정보를 얻기 힘들어요. 특히 학과 정보는 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전달되죠. SNS를 하지 않으면 정보에 뒤처져서 약간 손해를 보는 느낌이에요. 선착순으로 진행하는 행사를 듣고 뒤늦게 알아보면 항상 끝나있거든요.
 
준호: 맞아요. SNS 위주로 정보전달이 이뤄지고 있어요. 저는 동아리 회장인데 SNS를 하지 않아서 동아리 홍보가 힘들더라고요. SNS를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기면 항상 동아리 부회장 형에게 부탁하곤 하죠.
 
혜진: 제 친구도 동아리 회장을 맡으면서 비활성화했던 페이스북을 억지로 다시 만들었어요. 모든 정보를 SNS를 통해 주고받으니깐 SNS를 하지 않으면 동아리를 운영하기 힘들죠.
사회자: 교내 정보를 볼 수 있는 매체는 따로 없나요?
 
다영: 학과 게시판에 대자보나 포스터가 게시되긴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요. 굳이 게시판 앞을 지나가지 않는 이상 모르잖아요. SNS에서 우선적으로 정보전달이 이뤄지기도 하고요.
 
사회자: SNS를 하지 않으면 불편한 사회가 됐네요. SNS상의 무분별한 정보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일도 있을 것 같아요.
 
혜진: 유명하지 않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이름을 저명한 학자처럼 꾸며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이용한 사람을 봤어요. 놀라웠던 건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었죠. 팔로우하는 사람이 옳다고 말하면 본인도 자연스럽게 동의하는 거예요.
 
준호: 저도 친구들과 대화할 때 ‘나에게 전하려는 정보 출처가 SNS면 그냥 말하지 말라’고 해요.
 
사회자: SNS에 올라온 거짓 정보가 잘못된 여론을 형성하기도 하네요. 그만큼 SNS가 여론형성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거겠죠?
 
혜진: 그럼요. 특히 특정 댓글에 ‘좋아요’가 많으면 모두가 그 댓글 내용처럼 생각한다고 느끼게 되잖아요.
 
호: SNS로 여론이 형성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SNS에 올라오는 게시글이나 댓글은 단순히 자극적이기만 한 내용이 많거든요. 심지어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정해두고 결론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만을 제시하죠. 사람들이 무비판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면 폐쇄적인 여론이 형성될 거예요.
 
 
돈을 위해 엄지 드는 사회
사회자: SNS를 활발히 하면 ‘관심에 목말라 SNS에 중독됐다’고 보는 시선이 있어요.
 
혜진: 만약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올리는 사람이라면 중독됐다고 생각할 거 같아요. 하지만 타인의 관심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남들과 떨어져서 혼자 살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인간의 기본 욕구 중에 사회적인 욕구가 있기도 하고요. 그 형태가 다르게 표출될 뿐이지 딱히 SNS를 많이 한다고 비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준호: 관심 받고 싶어 하는 욕구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서로 관심을 주고받지 않는다면 SNS가 존재하지도 않았겠죠.
 
사회자: 관심을 주고받기 위한 SNS에 소통보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준호: 소통이라는 SNS의 순기능이 퇴색했죠. ‘좋아요’ 수가 돈과 연결 되면서 ‘좋아요’ 수를 늘리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페이지 운영자가 늘었어요. ‘좋아요’의 의미가 변질된 느낌이에요.
 
혜진: 아는 분이 페이스북에 재미있는 게시글과 광고를 함께 올리고 ‘좋아요’ 수가 많아지면 돈을 버는 일을 했어요. 조금만 더 재밌게 쓰면 ‘좋아요’ 수가 늘어날 것 같다면서 항상 게시글을 수정하고 있더라고요. 수업시간에도 스마트폰만 보고 있고 도중에 광고주 전화를 받으러 나가기도 했죠. 나중에는 스스로 예민해진 게 느껴져서 이건 아니다 싶었대요. 알람 하나에 학교생활은 물론 일상생활도 못 하고 있었어요.
 
다영: SNS가 하나의 광고 수단으로 변하고 있어요. SNS에 게시글을 올리면 상품을 할인해 주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도 많죠. 소비문화 자체가 바뀌는 걸 느껴요.
 
준호: 맞아요. SNS에 올리기 좋게 꾸민 카페들도 많이 생겼죠. 인테리어가 예쁘면 사진 찍기 좋으니까요.
 
다영: 기업에서 대학생 기자단이나 서포터즈를 뽑을 때 SNS에서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는지를 보기도 해요. 현실과 SNS상의 개인이 같다는 전제하에 사람을 뽑죠. 하지만 SNS만으로 사회성을 측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준호: 맞아요. 현실의 나와 SNS에서의 자아가 100% 같다고 볼 순 없어요.
 
사회자: 그러네요. SNS와 현실을 구분하는 태도가 필요하죠. 현실의 나도 SNS 속의 자아도 건강하길 바라면서 좌담회를 마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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