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하지만 잊고 지냈던…
당신의 추억을 기록하며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캠퍼스에서 오늘도 땀을 뻘뻘 흘리며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당신의 소중한 ○○은 무엇인가요?’

  이번학기 기자는 ‘캠퍼스를 거닐며’라는 지면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매주 다른 주제로 중앙인들의 소중한 무언가를 인터뷰하고 지면에 싣습니다. 캠퍼스를 거니는 많은 사람 중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분들은 극히 소수인데요. 바쁜 일정으로 인해 인터뷰할 시간이 안 되는 분, 신문에 사진이 실리는 게 부담스러운 분, 특별히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없어서 자신의 이야기가 재미없을까 걱정하시는 분 등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많은 분이 인터뷰를 거절하시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이 중 마지막 이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학업, 취업, 창업…. ‘20대는 눈부신 청춘으로 빛나는 시기’라는 말과는 다르게 청춘의 그림자 속에는 수많은 업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업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며 마음을 채찍질하고 여유를 없애곤 하죠. 여유의 부재는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가치를 마음 깊은 곳에 잠들게 하는데요. 이번학기 기자는 캠퍼스를 거닐면서 마음속에 있는 소중한 무언가를 잊은 채 살아가는 여러 중앙인을 만났습니다.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난색을 표하는 청춘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죠.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고마운 학생도 처음 질문을 받으면 당황해합니다. 심지어 소중한 게 없어 죄송하다는 말까지 덧붙이죠. 기자는 잠든 기억을 깨우기 위해 계속 질문합니다.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다 보면 가려졌던 이야기가 조금씩 일어나 빛을 내기 시작해서죠. 그때부터 신나게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는 인터뷰이를 보면 기자는 보람을 느낍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캠퍼스를 거닐며 사랑하는 물고기를 위해 작곡을 하는 학생 이야기, 고향이 생각날 때마다 떡볶이를 먹는 유학생 이야기, 남자친구와의 설레는 추억이 담겨있는 노래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캠퍼스를 거닐며 들었던 모든 이야기가 어느덧 기자에게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학생들의 추억을 지면에 담아내는 일 자체가 제게 소중한 무언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어떤 소중한 추억을 들을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캠퍼스를 거닐 시간이 기대되기만 합니다.

  누군가를 응원할 때 ‘힘을 내라’고 말합니다. 힘은 언제나 자기 자신 안에 있기 때문에 ‘내 힘을 받아라’라고 하지 않고 ‘힘을 내라’라고 하는데요. 응원의 말을 통해 마음속 깊이 내재된 힘을 찾듯 중앙인이 잊고 있던 소중한 무언가를 찾길 바라며 기자는 오늘도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에게, 앞으로 캠퍼스를 거닐며 마주칠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간직하고 있지만 잊고 지냈던 추억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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