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부담과 책임의 상징
명함의 의미를 잊지 않겠다
 
기자로서 취재를 부탁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 어떻게 시작할까요? 먼저 “안녕하세요. 중대신문 김성우 기자입니다”라고 인사합니다. 그리고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씀드리며 지갑 속에 있는 빳빳한 명함 한 장을 꺼내드립니다. 명함을 살펴보면 ‘대학신문의 효시 중대신문’ 문구와 학교 이니셜인 ‘CAU’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기자의 이름과 직책,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도 담겨있네요. 중대신문사의 주소와 홈페이지도 확인할 수 있죠. 명함의 뒷면에는 같은 내용이 영어로 적혀있습니다.
 
  명함 한 장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아마 1g도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명함 한 장을 만들어 내는 데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수십 수백 장을 단번에 인쇄할 수 있죠. 하지만 명함은 실제 무게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과 연락처를 전달하는 단순한 ‘수단’을 넘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죠.
 
  기자가 명함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신기함’이었습니다. 명함을 전달하면서 ‘기자’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는 제 모습을 상상해봤죠. 그러나 곧바로 ‘부담감’이라는 감정이 찾아왔습니다. ‘이 명함을 당당하게 내미는 기자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함의 보이지 않는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했죠.
 
  기자는 수많은 사람을 취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담습니다. 기자는 언제나 취재원의 이야기를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책임’과 ‘부담’을 느낍니다. 명함은 취재원이 언제든 기자에게 연락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기자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며 기사를 작성하죠. 기사 끝에 들어가는 바이라인과 마찬가지로 명함은 ‘감시견’ 역할을 하면서 항상 기자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명함에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습니다. 명함은 기자의 발전을 위한 ‘안내견’ 역할을 합니다. 명함에 적힌 연락처로 기자는 단순한 오타 하나부터 사실의 오류까지 독자에게 피드백을 받을 수 있죠. 기자는 독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보다 양질의 기사를 씁니다. 양질의 기사는 독자에게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죠. 이렇듯 피드백의 선순환은 기자와 독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취재원으로부터 명함을 받는 데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명함 교환은 취재원과 기자 간 ‘신뢰’를 상징합니다. 명함을 주고받으며 기자는 취재원의 정보에 믿음을 가지고, 취재원은 기자의 책임 있는 기사를 기대하죠. 명함은 취재원들이 기자에게 보내는 신뢰를 상기시키고 기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명함 한 장. 작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지만 명함을 지갑에 넣으면 왠지 모를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오늘도 기자는 명함의 무게를 체감하며 취재원을 만나러 갑니다. 항상 당당하게 “중대신문 기자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을 건네기 위해서 기자는 명함 한 장의 무게를 잊지 않겠습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