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탈락률,  높은 기준 때문”
멘토링 등 다양한 제도 운영
제도 속 한계 존재한다
유학생 바라보는 시선 바꿔야
 
세계화의 확산과 함께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꾸준히 증가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 2005년 약 2만2000명에서 11년 후인 지난해 약 10만 명을 돌파했다. 중앙대 외국인 유학생 수도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외국인 유학생(학위 과정)은 1187명에 이른다. 증가한 건 외국인 유학생 수뿐만이 아니다. 중앙대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도 증가 추세에 있다. 서울캠 외국인 유학생(학위과정) 중도탈락률은 지난 2014년 약 6.9%에서 지난해 약 10.1%로 약 3.2%p 늘었다.
 
  중도탈락률 왜 증가하나
  국제처는 중도탈락률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홍준현 국제처장(공공인재학부 교수)은 “서울캠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학위과정) 증가는 중앙대의 외국인 유학생 관리 기준이 엄격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중앙대 학부 수업을 받기 위해 취득해야 하는 TOPIK(한국어능력시험) 4급이 타대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국제처는 중앙대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이 약 10.1%로 서울권 37개 사립대학 평균인 약 5.1%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이유가 ‘한국어 교육 예비과정’에 있다고 설명한다. 중앙대에 입학하는 외국인 유학생은 자체 한국어시험을 통과해야 학부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입학은 했지만 자체 한국어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외국인 유학생은 학부 휴학 후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교육 예비과정을 이수한다. 한국어 교육 예비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학생도 정식 입학생이기 때문에 본교 학생 수에 포함된다. 언어교육원에 등록한 학생은 ▲TOPIK 4급 이상 취득 ▲본교 한국어시험 통과 ▲국제교육원 한국어 5급 이상 과정 수료 중 한 가지를 만족한 후 학부 과정에 들어간다.
 
  국제처는 이 과정에서 중도탈락률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어 교육 예비과정을 거치더라도 TOPIK 4급 취득은 외국인 유학생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등급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대 언어교육원에서 TOPIK 3급을 취득한 외국인 유학생들은 그 정도 수준만을 요구하는 타대로 눈을 돌린다는 것이다. TOPIK 기준을 3급으로 설정한 주요 대학으로는 고려대와 성균관대가 있다. 중앙대에서 한국어 과정을 수강하던 외국인 유학생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준을 적용하는 타대로 유출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앙대 학부생으로 등록돼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중도탈락률 집계에 포함된다. 홍준현 국제처장은 “예비과정 학생이 나가는 경우를 제외하고 학부 과정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은 서울권 대학의 평균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국제처는 중도탈락률을 낮추기 위해 TOPIK 등급 조건을 하향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단순한 등급 조건 완화는 학부 교육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홍준현 국제처장은 “외국인 유학생의 학업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어영부영 한국에 있다가 학위만 받아 가는 건 외국인 유학생과 대학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낯선 땅에 적응할 수 있도록
  TOPIK 4급 등 학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외국인 유학생들은 낯선 유학 생활에 어려움을 느낀다. 국제처는 이를 돕기 위해 ▲Academic Advi-sory System ▲CAU Leaders of Inter-national Students(CALIS) ▲조기 적응 시스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Academic Advisory System은 외국인 유학생이 30명 이상 재학하는 ▲경영학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심리학과 등 8개 전공단위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 학생 멘토와 외국인 유학생 멘티가 1대1로 짝을 이루고 담당 교수와 조교는 대상 학생들을 관리·감독하며 멘토링 활동을 지원한다. 외국인 유학생은 한국 학생에게 직접 한국 문화를 배워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고 한국 학생과 네트워크를 생성할 수 있다. 심리학과 Academic Advisory System 담당 최영은 교수(심리학과)는 “한국 학생과 외국인 유학생을 연결해주는 긍정적인 프로그램이다”고 평가했다.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 간의 멘토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사이의 멘토 프로그램인 CALIS도 있다. CALIS는 중앙대 생활을 먼저 경험한 외국인 유학생을 뽑아 새로 입학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멘토로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홍준현 국제처장은 “외국인 유학생 멘토는 한국 학생이 모르는 유학생만의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적응 시스템은 외국인 유학생에게 한국 사회 적응에 필요한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제처는 외국인 유학생을 모아 심폐소생술을 포함한 안전, 교통질서 등 생활에 필요한 필수 지식을 가르쳐준다. 또한 중앙대 역사와 학사시스템 등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알려준다. 조별과제 방법, 발표하는 법 등 학업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특강 형식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외에 외국인유학생 간담회와 문화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유학생 프로그램에 한계 있어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교생활 적응이 여전히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공단위별 외국인 유학생 수에 따라 프로그램 개설 여부가 달라지기도 하고 안성캠의 경우 프로그램이 전혀 개설되지 않기도 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돕기 위해 시행중인 일부 제도의 한계가 드러났다. 최영은 교수는 “Academic Advisory System은 외국인 유학생 개인의 의지와 성실성에 의존한다”며 “멘토들도 학업을 해야 하는 재학생이기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 멘티에게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30명 미만인 전공단위는 재정 문제 때문에 Academic Advisory System을 시행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특히 안성캠은 서울캠보다 외국인 유학생 지원 제도가 많지 않아 안성캠 외국인 유학생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국에서 온 D 학생(공연영상창작학부)은 “서울캠에 개설되는 특강이 안성캠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안성캠에 외국인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성캠 국제팀에는 단 한 명의 팀원이 상주해 업무를 담당한다. 안성캠 학생이 외국인 유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서울캠에 방문해야만 한다. 국제처는 안성캠 외국인 유학생 수가 서울캠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기에는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음해 글로벌예술학부 신설 등 안성캠 외국인 유학생 수가 늘어나면 안성캠에도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을 바라보는 학내 구성원의 시선도 문제다. 국제처는 외국인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 진행에 각 전공단위의 협조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홍준현 국제처장은 “일부 학생과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배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는 국제화 시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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