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이 중앙대를 떠나고 있다.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지원제도가 갖춰져 있긴 하지만 빈틈이 존재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학생과의 교류 강화 등 더욱 체계적인 지원제도를 원하고 있었다. 이번주 보도기획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이 처한 현주소, 지원체계, 대안을 알아봤다.
 
 
 
최근 서울캠 외국인 유학생(학위과정) 중도탈락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서울권 37개 사립대학(사이버·기술대학 제외) 평균치(약 5.1%)의 약 2배에 다다랐습니다. 이에 중대신문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직접 만나 중도탈락률이 높은 이유와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인터뷰에는 중국에서 온 주천원 학생(사진전공 2)과 사과대에 재학 중인 A 학생, B 학생 그리고 인문대에 재학 중인 일본 유학생 C가 함께 했습니다. 아래 기사는 기자가 직접 외국인 유학생을 만나 인터뷰를 한 후 좌담회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중앙대를 선택한 이유는.
  주천원 “저는 처음부터 사진을 배우고 싶어서 중앙대에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학교생활을 해보니 조금 실망스럽네요.”
  A 학생 “중앙대는 타대에 비해 높은 한국어능력시험(TOPIK) 등급인 4급을 요구해요. 하지만 타대는 TOPIK 3급과 함께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한 면접을 보기 때문에 입시 과정이 더욱 까다로운 편이죠. 그래서 TOPIK 4급만 충족하면 되는 중앙대를 선택했습니다.”
  B 학생 “저는 어려서부터 계속 예술을 했어요. 그래서 영화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외국인 유학생을 많이 뽑지 않아서 경쟁률이 높았죠. 결국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사과대로 입학하게 됐어요.”
  C 학생 “일본에서 전문학교에 다녔는데 그곳의 선생님께서 중앙대를 추천 해주셔서 유학을 오게 됐어요.”
 
  -외국인 유학생 중도탈락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 학생 “외국인 유학생들이 면접 없이 TOPIK 등급만으로 입학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국어를 읽을 줄은 알지만 말하기와 듣기 실력이 부족한거죠.”
  C 학생 “저는 왜 외국인 유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아는 외국인 유학생 친구는 그래서 잠시 휴학을 했죠.”

  -안성캠은 어떤가.
  주천원 “저는 학교생활이 크게 만족스럽거나 행복하지 않아요.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은 자기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교에서 자기 스타일을 만들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또 안성캠은 놀거리도 부족해서 유학하는 느낌이 안 나요.”
 
  -수업은 어렵지 않나.
  주천원 “알아듣기가 힘들죠. 특히 한국사나 한국문학, 회계 같은 과목들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어려워해요.”
  A 학생 “전공이나 교수님에 따라 달라요. 특히 사투리를 쓰시는 교수님의 수업내용은 이해하기가 더 힘들어요. 천천히 표준어로 말씀해주신다면 다 이해할 수 있죠. 그리고 시험을 치르기도 어려워요.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말을 듣고 이해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한국말로 답안지를 작성하는 걸 어려워해요.”
 
  -한국어 교재는 이해가 되나.
  C 학생 “처음 한국어가 서툴 때 교재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예습하고 수업에 들어갔어요.”
  A 학생 “영어원문을 번역한 책을 교재로 사용하는 수업이 많아요. 그래서 영어원문의 중국어 번역본을 찾아서 공부했죠. 그런데 같은 원문을 번역한 책이라도 한국어 번역본과 중국어 번역본의 내용이 다른 경우가 있어서 힘들었어요.”
 
  -조별과제는 어떻게 수행하나.
  C 학생 “조별과제를 할 때 교수님께서 외국인 유학생끼리만 따로 조를 편성하시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워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한국인들과 어울릴 수 없다는 게….”  
  A 학생 “조별 토론시간에 한국 학생들과 같은 조가 됐어요. 저는 한국어로 생각하고 말하려면 시간이 필요해요. 한정된 토론 시간에서 제가 토론에 참여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한국 학생들에게 피해가 될까 봐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죠.”
  주천원 “발표준비를 할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미안했어요.”
 
  -교수님과의 관계는.
  C 학생 “교수님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배려해주시는 교수님도 계시지만 가끔 외국인 유학생에게 관심이 없으신 교수님도 계시죠.”
  주천원 “교수님들이 한국 학생들과 똑같이 대해 주세요. 외국인 유학생이라고 특별한 건 없어요.”
  A 학생 “교수님과 제대로 교류할 수 없어서 아쉬워요. 수업시간에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질문 도 할 수 없죠.”  
 
  -한국인 친구를 사귀는 데는 어려움이 없나.
  A 학생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한국어가 지금보다 많이 서툴렀어요. 그래서 한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로 말할 때 내가 한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 몰라서 긴장됐어요. 결국 한국 학생들과 대화를 더 안 하게 되고 한국인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었죠.”
  주천원 “한국 학생들이 중국인 유학생을 피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아무래도 몇몇 중국인 유학생들의 교양 없는 행동으로 중국인 유학생에게 편견이 있는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까워요. 수업이 끝나고 한국 학생들끼리 어울리면 나만 혼자라는 느낌이 들죠.”
  C 학생 “친구가 없어요. 한국 친구를 사귀고 싶어도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너무 적다고 생각해요. 중국인 유학생들은 인원이 많아서 끼리끼리 친해요. 일본인 유학생은 별로 없어서 일본인 친구도 없어요.”
 
  -문화 차이로 인한 어려운 점은.
  C 학생 “일본에선 상대평가를 하지 않았는데 한국에 와서 처음 하다 보니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했어요. 또 제가 김치 같은 매운 음식을 잘 못 먹어서 조금 힘드네요.”
  주천원 “한국과 중국은 같은 아시아권 국가라 문화 차이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어요.”    
 
  -생활면에서는 어떤 불편한 점이 있나.
  C 학생 “저는 영어를 잘 못 하거든요. 그런데 처음 학교에 입학해서 외국인 유학생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중국어나 영어만 사용해서 힘들었어요. 지난번 기숙사에서 설문조사를 할 때도 중국어나 영어뿐이었죠.”
  주천원 “한국 학생들과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못해서 가입하고 싶은 동아리가 있어도 가지 못해요. ‘현장’이라는 사진전공 학내 동아리에 관심이 있어서 몇 번 가봤어요. 하지만 한국어로 토론하는 게 어려워서 포기했죠.”
  B 학생 “방학 때 중국에 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한국어를 많이 까먹어서 힘들어요. 지금도 사실 기억나는 단어가 몇 개 없어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어떤가.
  C 학생 “저희 학과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해봤어요. 한국 학생들이 직접 ppt를 만들어 수업을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공부를 도와줘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됐고 성적도 올라서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주천원 “안성캠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어요. 다 서울캠 이야기에요.”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주천원 “중국어를 전공하는 한국 친구들과 사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겨 서로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말이 잘 통하기 때문에 저희에게 불편한 점이 생기면 바로 도와줄 수 있잖아요. 또 안성캠 소속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C 학생 “한국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아져야 해요.”
  A 학생 “제 전공에서도 다른 학과처럼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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