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교수와 필수 면담 긍정적
구체적인 시행 지침 부족
 
지난 2014년 중앙대는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ACE 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잘 가르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그 중 하나가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커리큘럼화한 <CAU세미나>다.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대학생활과 진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6학년도부터 1학년 커리큘럼에 개설돼 왔다. 올해로 도입 2년째를 맞은 <CAU세미나>에 대한 구성원의 평가는 어떨까? <CAU세미나>에 직접 참여해 왔던 교수와 학생들의 실제적인 소회를 들어봤다.

  교수와의 필수 면담, 도움돼
  <CAU세미나>의 평가방식은 PASS / FAIL이다. 별도의 시험 없이 선택과제 둘 중 하나와 필수과제를 이행하면 PASS를 받을 수 있다. 공통 필수과제는 ‘지도교수와 학기 당 1회 이상의 상담’이다. 필수과제 이행을 위해서 1회 이상의 면담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교수와 소통할 기회를 갖게 된다. 학생들이 <CAU세미나>의 장점으로 꼽는 것도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상담이었다. 지난해 <CAU세미나>를 수강했던 이지원 학생(문헌정보학과 2)은 “이 과목을 통하지 않고는 교수님과 개인적으로 면담할 기회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며 “무슨 주제든 교수님과 얘기 나눌 기회가 필수적으로 주어진다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상담을 통해 진로 문제에 대한 막연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최주형 학생(문예창작전공 2)은 “학과 교수님과의 상담이다 보니 전공과 관련된 진로나 학업계획에 대해 유의미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며 “교수님의 재량으로 현직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의 특강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교수(영어교육과) 또한 “학과 특성상 교직 이외의 길을 생각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며 “진로에 대한 정보가 특히 적은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교수와의 상담은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형식적 운영에서 그치기도…
  <CAU세미나>는 교수와의 상담과 함께 학기별 선택과제도 부여한다. 1학기에는 ‘STRONG 검사 시행과 결과 분석 워크숍 참여’, ‘학생 자기계발 통합관리 시스템(레인보우 시스템)에서 특정 항목 작성’ 중 하나를 2학기에는 ‘자기소개서 작성’과 ‘비교과프로그램 참여’ 중 하나를 선택해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운영 방식이 진로를 탐구하고 비전을 구축한다는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혜원 학생(사회복지학부 2)은 “부여된 과제만 형식적으로 수행하려는 느낌이 강했다”며 “신입생들의 적응이나 진로 탐색을 돕는다기보다 부여된 과제만 따르려다 보니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받은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필수과제와 선택과제 이외에 별다른 지침이나 규정이 없어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과 교수 둘 다 혼란을 겪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백승욱 교수(사회학과)는 “구체적인 틀 없이 교수 재량에만 맡기는 경향이 있어 형식적으로 흘러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신동주 학생(국제물류학과 1) 또한 “정확한 매뉴얼이 없어 교수와 학생 모두 우왕좌왕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상담 내용도 실질적인 것보다 여담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 과목의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소 충족 과제가 너무 느슨해 과목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미연 학생(가명, 사과대)은 “몇 번 되지 않는 상담으로 적성을 개발하고 도움을 주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CAU세미나>를 꼭 들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면담을 1회 이상만 하면 되기 때문에 필수 과제 충족 이후엔 면담이나 수업을 아예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권민 학생(연극전공 1)은 “전공 특성상 동숭동에 있는 공연영상예술원도 오가야 하는데 <CAU세미나> 때문에 다른 수업을 신청하지 못했다”며 “면담 한번 밖에 안하는데 굳이 시간표에 고정시킨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선택과제, 진로 길잡이 되기엔 서툴러
  선택과제 중 하나인 ‘STRONG 검사(직업흥미검사)’가 진로 지도용으로 활용하기엔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다. 직업흥미검사는 개인의 흥미 유형과 어떤 직업이 관련성이 높은지 파악하고 직업 유형을 여섯 가지로 나눠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는 검사다. 조용찬 교수(스포츠산업전공)는 “직업흥미검사 결과는 너무 광범위해 학생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명확하게 짚어주지 못한다”며 “진로 상담을 위해선 두루뭉술한 검사가 아닌 보다 세밀한 검사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과별 특성에 맞는 선택 과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공 특수성이 높아 진로 방향성이 정해진 학생들에게 직업흥미검사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백승빈 학생(사진전공 1)은 “사진전공 특성상 대략적인 진로가 정해진 상태에서 입학한 친구들이 많다”며 “학과별 진로와 관심 분야에 좀 더 세밀하게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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