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이 대학언론의 효시로 첫발을 내디딘 지 70년, 지령 1900호를 맞았습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군사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중대신문은 역사를 기록해왔습니다. 70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몇 사람의 힘으로 기록될 수 없습니다. 선배에서 후배로, 또 그 후배가 선배가 되어 그다음 세대로. 수많은 학생기자가 손에서 손으로 펜대와 정론직필의 정신을 이어왔기에 지난 70년은 역사로 기록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정신을 우리 현직기자들이 이어받았습니다. 훌륭한 선배들이 지난 70년간 쌓아온 중대신문의 명성에 후배라는 이름으로 수저만 얹은 듯해 부끄럽습니다. 그 부끄러움으로 중대신문을 이어가겠습니다. 매번 새 신문을 손에 들 때마다 중대신문의 명성에 걸맞은 신문을 만들었는지 되물으며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다만 우리의 이름이 쓰인 마지막 중대신문을 손에 쥘 때에는, 부끄러워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부끄럽지 않은 신문을 만들었노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신문을 만들겠습니다.

  대학언론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음을 몸소 느낍니다. 인쇄 매체의 입지 축소는 비단 대학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며 각종 언론은 새로운 매체로 발을 넓히기 바쁩니다. 취업의 문턱을 넘어서는 데 온 정신을 쏟아야만 하는 현실은 학내 사안과 사회 이슈로부터 학생을 격리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대상이 얽히고 겹쳐 지면을 향한 독자의 관심은 조금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중대신문은 매체적 과도기에 서 있습니다. 지면과 뉴미디어의 갈림길에서 방향을 잡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중대신문은 시도합니다. 지면을 넘어 독자에게 더 다가서기 위해 SNS, 웹진 등 새로운 길을 개척합니다. 호기로운 도전에 그치지 않기 위해 뉴미디어 기자 제도를 신설하고, 새로운 매체에 적합한 콘텐츠를 고민합니다. 지금의 중대신문은 미래 70년을 위해 새로운 매체의 기틀을 다지겠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음이 지난 70년을 이어온 중대신문의 정신인 줄 압니다.

  과거의 영광과 미래의 불안 사이에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러나 중대신문의 옆에는 언제고 도움을 마다치 않는 선배님들이 함께하며, 취재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시는 교수님과 직원분들이 있고, 무엇보다 여전히 중대신문을 사랑해주는 독자가 있습니다. 홀로 걷지 않기에 기꺼이 짐을 짊어질 만합니다. 더 좋은 신문으로 성원에 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현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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