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 결과 후 갈림길에 선 학내 구성원
  • 이찬규 기자
  • 승인 2017.08.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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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질의 나선 서울캠 총학
노조, 사태 원인은 이미 밝혀졌다
교협 대책위에 다른 주체 불참
부서·팀원간 확인 작업 강화한다
 
대학본부가 주도적으로 구성한 ‘QS 사태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가 내놓은 조사 결과 발표 내용에 학내 주체별 반응이 엇갈렸다. 총학생회와 노동조합(노조)은 대학본부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교수협의회(교협)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 학생, 교수, 직원, 대학본부는 각각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들여다 봤다.
 
  서울캠 총학: 대책과 함께 비전 필요
  제59대 서울캠 ‘SKETCH UP’ 총학생회(총학)는 QS 사태의 원인이 진상조사위가 밝힌 것과 같이 실무자의 과도한 업무량과 실적 압박에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더해 서울캠 김태우 총학생회장(도시계획·부동산학과 4)은 “QS 사태의 근본 원인은 중앙대의 정체성 부족에도 기인한다”며 “정확한 비전 없이 무분별하게 대학평가나 사업 수주에 뛰어들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총학은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면서도 자동입력프로그램 제작자가 누구인지, 프로그램 제공에 대가를 지급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실히 조사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달 19일 열린 진상조사위 결과 발표회에서는 결과 발표 내용에 생략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 조사가 막 끝난 지난달 6일 양캠 및 대학원 총학에 보고한 내용에 비해 구체적인 수치 등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몇 가지 풀리지 않은 의혹이 남은 총학은 ‘교협 QS 대책위원회(교협 대책위)’ 참여를 고려했다. 하지만 끝내 총학은 교협 대책위와 함께하지 못했다. 서울캠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의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운위는 이전부터 진행해온 교협 진상조사위 결과 자료를 요청하고, 교협 대책위 구성원과 관련해 질의를 했다. 하지만 교협 대책위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중운위는 어떤 답변도 주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이는 교협과 함께 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오늘(28일) 서울캠 중운위 회의에서 대학본부에 제출할 추가 요구 사항을 논의한다. 김태우 총학생회장은 “QS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이다”며 “대학본부는 QS 사태 대책과 함께 중앙대의 정체성에 대한 대학본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운위는 진상조사 결과를 모든 학생이 볼 수 있도록 대학본부에 문서화한 뒤 공개를 요구할 계획이다.
 
  교수협의회: 법적 조치 검토한다
  교협은 진상조사위 발표가 끝난 지난달 19일 성명서를 통해 7월 내에 ‘총장단이 QS 메일 조작, 매크로 출처 등 의혹에 해명하고 적절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협 총무를 맡은 이길용 교수(일본어문학전공)는 “이번 발표는 진상조사 결과가 아니라 사건 관계자의 진술만 정리한 진술정리보고다”며 “대학본부의 불법적 관행에 면죄부를 준 것이다”고 말했다.
 
  성명서에 교협의 요구 내용를 담았음에도 총장단의 입장 표명이 없자 교협은 지난달 31일 변호사를 통해 총장단에게 ‘QS평가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실시 및 책임자 징계 촉구서(촉구서)’를 발신했다. 촉구서에는 부정행위가 이뤄진 경위, 부정행위에 지출된 자금 실체 등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추궁하라는 교협의 요구가 담겼다. 이런 요구가 8월 15일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교협은 교육부나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하고 관련자를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장단은 이번에도 교협의 촉구서에 응답하지 않았고 교협은 다음날(16일) 한자리에 모여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방효원 교협회장(의학부 교수)는 “형사고소와 교육부 감사 등 법적 조치는 복잡한 부분이 있어 자문변호사의 자문을 구한 뒤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본부의 진상조사위와 별개로 조사를 진행하던 교협 진상조사위는 지난달 31일 교협 대책위로 확대·개편했다. 당초 교협 대책위는 1명의 위원장을 중심으로 ▲교협 대표 2인 ▲서울캠 중운위 대표 2인 ▲노조 대표 1인 ▲총동창회 대표 1인 ▲민주동문회 대표 1인으로 구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협을 제외한 다른 네 주체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교협 대책위는 교협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진상조사와 함께 중앙대 명예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QS 사태 내부에서 해결해야
  노조는 진상조사위 구성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학본부는 진상조사위 구성 과정에서 노조와의 협의 없이 전직 노조위원장을 직원 대표로 선정했다. 노동조합 신중범 위원장은 “진상조사위 구성 과정에서 노조 측에 사전 연락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며 “하지만 진상조사위에 정당성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진상조사 결과에 수긍하는 편이다. 외부 언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한 조사 결과와 같기 때문이다. 신중범 위원장은 “QS 사태의 핵심 원인은 실무 담당자가 보고 없이 자동응답프로그램을 통해 조작한 것이다”며 “따라서 중앙대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른 주체와 마찬가지로 교협 진상조사위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미 대학본부의 진상조사에서 명확한 이유가 드러났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신중범 위원장은 “향후 대책은 대학본부가 주도해야 하므로 교협 대책위에도 불응했다”며 “대학본부는 대학평가에 신경 쓰기보다는 수업 환경, 교수법 등 내부 환경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본부: 윤리경영 갖추겠다
  지난 17일 김창수 총장은 모든 교수와 직원을 대상으로 ‘QS문제에 대해 정리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입장문에서 김창수 총장은 실무자뿐만 아니라 총장을 포함한 행정 보직자들의 책임이 더 무겁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진상조사위가 밝히지 못한 비리가 있다는 의혹도 일축했다. 글의 끝에 김창수 총장은 ‘문제 재발 방지책을 세우고 윤리 규범과 기능의 효율성을 겸비한 선진 대학 행정을 정착하겠다’며 ‘더 이상 QS 사태로 학내 구성원 간의 갈등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대학본부는 지난 23일 303관(법학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2017-2학기 전체 학과장회의’를 통해 ‘대학평가 관련 문제 재발방지 대책(안)’을 발표했다. 그 내용으로는 ▲대학평가 선별적 참여 ▲순환형 평가관리 시스템 구축 및 내부통제 절차 강화 ▲자료 제출 프로세스상 정도(正道) 경영(經營) 체제 확립이 담겼다.
 
  평가팀은 앞으로 현재 참여하고 있는 총 32개 대학평가 중 대학본부 비전에 부합하고 대학의 지속 발전에 도움이 되는 대학평가에만 선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창무 기획처장(산업보안학과 교수)은 “평가팀이 홀로 대학평가 순위 향상의 책임을 지는 현 체제는 문제가 있다”며 “대학평가 순위 상승보다는 대학 내부 역량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는 진상조사위가 밝힌 QS 사태의 원인 중 하나인 평가팀의 과중한 업무량을 해소하기 위한 계획도 포함됐다. 자료 제출 및 확인 과정에서 평가팀 직원의 업무 피로도를 꾸준히 확인한다. 또한 직원이 담당한 업무량이 부담스러울 경우 다른 직원들에게 업무를 분산한다. 이에 더해 평가 담당 인력을 보충하고 평가팀 인사 교체를 주기적으로 시행해 직원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평가 자료 제출과 관련한 내부 확인 작업도 강화한다. 평가팀 대외평가 담당자 2인이 서로의 담당업무를 교차 확인한다. 또한 평가팀장, 부서장, 부총장의 자료 제출 확인 단계에서도 윤리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등 확인 절차가 더욱 엄격해진다. 타 부서와의 협업을 강화해 평가 제출 자료를 부서 간에도 이중으로 확인하는 단계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기획처는 이번 대책(안)을 보다 구체화한 뒤 실행할 계획이다. 이창무 기획처장은 “지금은 비효율을 감수하더라도 실추된 신뢰를 회복해야만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확실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윤리경영을 추구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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