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가 낳은 갑질 - 중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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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가 낳은 갑질프랜차이즈 수익 구조
김강혁 기자  |  kanghyuk6298@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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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27  02: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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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는
로열티 제도
 
신뢰 회복은
수익 구조 개선의 밑거름
 
집을 짓기 위해선 집터에 단단한 흑이나 돌을 깔고 땅을 고르게 다지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지반을 튼튼하게 다지지 않으면 아무리 견고한 집이라도 금새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프랜차이즈 시장이 이와 같다. 급격한 성장과 함께 시작된 프랜차이즈 시장은 지반이 다져지기도 전에 도심을 형성했다. 가맹본부의 갑질을 가능하게 한 수익구조는 어떻게 정착할 수 있었는지, 한국 프랜차이즈의 형성 과정을 짚어봤다.
                           
  검증된 제도, 로열티
  지난 1979년 서울시 소공동에 자리 잡은 롯데리아는 한국 프랜차이즈 역사의 시발점이다. 당시 한국은 미국의 프랜차이즈 경영 방식인 ‘로열티 제도’를 그대로 도입했다.

  미국의 로열티 제도는 가맹점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가맹본부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서용구 교수(숙명여대 경영학부)에 의하면 미국 프랜차이즈 기업 대부분은 로열티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가맹점은 매출의 약 5~6%를 가맹본부에 지불하고 가맹본부는 이를 통해 가맹 사업을 운영한다. “가맹점은 브랜드 사용, 영업 노하우 전수 등 지식재산권 사용의 대가로 로열티를 지불하고 가맹본부는 로열티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이처럼 로열티 제도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상생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구조로 손꼽힌다.
 
  하지만 미국도 처음부터 로열티 제도를 도입한 것은 아니었다. 로열티라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정착하기까지 많은 진통이 있었다.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맹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급격히 하락했다. 지금의 우리나라와 같은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던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이 고조됐다. 유통마진이나 납품 비리와 같은 업계 내부의 곪아있던 문제가 터져 나온 것이다.
 
  “점주들은 가맹점주 단체를 결성해 집단적으로 대응했어요. 결국 본부는 유통마진을 포기하고 함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죠.” 박주영 교수(숭실대 밴처중소기업학과)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프랜차이즈 업계 내부에서부터 자정 노력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상생을 위해 가맹본부가 선택한 방안은 자유와 신뢰였다. 미국의 가맹본부는 점주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했다. 점주들은 지정된 공급처 중 원하는 업체를 선정해 공급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가맹본부는 복수의 공급처를 지정하고 유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했다. 전타식 교수(장안대 프랜차이즈경영과)는 이런 조치가 본부와 점주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본부는 유통과정 대부분을 점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 결과 점주와 본부는 서로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죠.”
 
  유통마진이라는 수익원을 포기한 가맹본부는 로열티 제도를 정립했다. 로열티는 가맹본부의 안정적인 수익원이 됐다. 이정희 교수(경제학부)는 로열티 제도가 투명성 확보와 신뢰 형성에 꼭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본부가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 사용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에요. 뿐만 아니라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본부가 가져간다고 명시하기 때문에 투명한 사업 운영이 가능하죠.” 이처럼 로열티 제도는 지식재산권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최적의 방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로열티를 부과하는 가맹본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과도한 경쟁이 낳은 비극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은 지난 1988년 열린 서울올림픽을 통해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올림픽 이후 해외 유명 브랜드가 국내로 유입되고 가맹사업이 창업 아이템의 일종으로 대두됐다. 특히 국민소득의 상승으로 가계의 외식비용이 늘어났고, 그에 따라 외식업을 중심으로 한 프랜차이즈 창업이 활발해졌다. 90년대부터는 대기업이 프랜차이즈 시장에 참여하면서 ‘프랜차이즈’가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했다. 프랜차이즈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불과 40년 만에 급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성장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했다.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맹점 수를 늘리려는 경쟁이 치열해졌고, 우리나라의 가맹본부는 ‘한국형 프랜차이즈 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정희 교수는 가맹본부가 점포를 늘리기 위해 로열티를 줄이거나 아예 받지 않는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로열티 부과를 손실로 느끼는 점주가 많아요. 때문에 가맹점 모집을 위해 로열티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추세가 바뀌었죠.” 실제로 공정거래조정원과 통계처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로열티를 받는 가맹본부는 약 36%에 불과했다.
 
  로열티로 큰 마진을 챙길 수 없게 된 가맹본부는 다른 수익원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통행세 논란을 비롯한 불공정 거래가 바로 그것이다. 본부는 로열티를 받지 않는 대신 유통을 독점하고 물류 마진이나 인테리어 비용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상생이 아닌 착취를 선택한 것이다.
 
  신뢰 회복이 해법이다
  전문가들은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선 상호간 신뢰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사례에서 보듯 가맹본부와 점주의 진실한 협력은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된다. 신뢰가 있어야 대화의 장이 마련되고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용구 교수는 본부와 점주가 상생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리스크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가맹사업의 리스크를 가맹점만이 부담하고 있어요. 현재의 갑을 관계를 타파해야죠. 본부와 점주가 최대한 위험 부담을 공유하면서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해요.”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지라도 관련 제반을 잘 다져야 한다. “본부와 점주 각자의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해요. 본부와 점주가 서로 투명하다는 믿음을 줘야 합니다. 그리고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해야 해요.” 이정희 교수는 제도 정착 이전에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타식 교수 역시 착취 구조를 신뢰 구조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가맹본부가 경쟁력이 없으면 가맹점이 타격을 입고, 가맹점에 문제가 생기면 가맹본부가 타격을 입게 돼요. 서로를 배려하는 경영이 필요하죠. 한쪽으로 치우친 사업 관계는 절대 오래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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