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이고, 자기희생적인 기자들은 
굉장히 존경스러운 학생들이죠”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긴 여정을 오랜 시간 동안 견뎌야 한다. 홀로 버텨내기 힘든 42.195km의 거리를 선수의 옆에서 함께 달려주는 이가 있다. 바로 페이스메이커다. 페이스메이커는 자신의 우승을 위해 달리지 않는다. 다른 선수가 더 나은 컨디션으로 더 좋은 기록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울 뿐이다. 중대신문의 곁에도 언제나 페이스메이커가 함께했다.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언론매체부장을 역임한 신광영 교수(사회학과)는 중대신문의 페이스메이커였다. 그는 교수로서 바쁜 와중에도 기자들이 더 나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중대신문과 함께 묵묵히 달렸던 그를 만나봤다.
 
  -언론매체부장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기자들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다양한 기사를 쓸 수 있게 외부 영향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이에요. 또 기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지도하기도 하죠.”
 
  -어떻게 언론매체부장을 맡게 되셨나요.
  “당시에는 언론매체부장을 대학본부에서 선정하지 않았어요. 학생기자들이 직접 추천해 선정했죠. 저 또한 추천을 받아 언론매체부장을 맡게 됐어요. 상당히 명예로웠죠.(웃음)”
 
  -교수와 언론매체부장의 역할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지 않으셨나요.
  “강의하고 연구도 하면서 매주 밤까지 새워야 했으니 사실 좀 힘들었죠. 토요일 저녁에 편집국에 가서 새벽 4,5시까지 밤을 새고 일요일 아침이 돼서야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1년 이상 했으니까요.(웃음) 육체적으로 부담됐죠. 하지만 학생기자들이 성장해 각종 언론사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어요.”
 
  -혹시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으신가요.
  “언론매체부장은 학교의 언론매체가 어떻게 성장해 왔고, 변해왔는지 알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과거 기사들을 많이 읽었죠. 그 중 80년대 후반에 보도된 ‘독도’에 관한 기사가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독도 바다 밑에 직접 들어가서 찍은 사진이 실린 기사였죠. 이 기사를 발견하고 많이 놀랐어요. 학생기자들이 생각보다 훨씬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생각하고, 이를 기사화해낸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기자들을 많이 아끼셨던 것 같아요.
  “느껴졌나요? 사실 자기 헌신이 없으면 기자 생활을 하기 힘들어요. 당시 기자들은 학과 공부와 더불어 회의, 취재, 기사작성까지 하느라 자주 밤을 지새웠어요. 모두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죠. 그런 고행을 자발적으로 한다는 자체가 놀라운 자기희생이에요. 보통 학생들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일을 중대신문 학생기자들이 해줬기에 굉장히 고마웠고 또 대견했죠.”
 
  -기자들과 보낸 재미있는 추억도 있나요.
  “기자들과 함께 대만에 연수를 간 적이 있어요. 대만의 민주화 과정에 관한 특강을 듣기 위해 국립대만대학에 갔죠. 그런데 그때 폭우가 엄청 쏟아졌거든요. 학생들과 한국에서 경험할 수 없던 엄청난 폭우를 헤치면서 특강을 들으러 간 일이 기억나네요.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어요.(웃음)”
 
  -중대신문이 창간 70주년까지 올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중대신문 기자들은 보통 학생이 경험하지 못하는 여러 경험을 하게 돼요. 그래서인지 언론사로 진출한   선배들도 많고 선후배 간 끈끈한 연대가 이어지고 있죠. 이런 점이 중대신문 구성원에게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자부심이야말로 중대신문이 70년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죠.”
 
  -중대신문이 지향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기자는 앵무새가 아니에요. 기자의 핵심은 비판 정신이죠. 비판이 있어야만 문제를 개선하고 발전할 수 있어요. 일방적인 칭찬과 찬양만 이뤄지면 언론매체로서의 기능이 떨어지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또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해선 안 돼요. 그건 비판이 아니라 비난이니 말이죠.”
 
  -어떤 비판을 해야 할까요.
  “발전하기 위한, 해결 가능한, 때로는 대안까지 제시하는 비판이 필요해요. 비판을 통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니까요. 언론이 비판을 할 때는 중요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전달해 독자들이 사실을 기초로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해요.”
 
  -중대신문이 대학신문으로서 갖춰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학신문은 모든 역량을 완벽하게 다 갖춘 기자들이 만드는 신문이 아니에요.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기자들이 만드는 거죠. 그렇기에 학생기자들이 학술적이고 지적인 성장을 할 수 있게끔 역량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해요. 사회가 지니고 있는 다양성과 이질성을 배워 생각의 지평을 더욱 넓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하죠. 그래야 다양한 입장과 생각을 기사에 잘 녹여낼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중대신문 창간 70주년 기념 응원 메시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학생기자는 매우 어렵지만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에요. 중대신문에 자발적으로 입사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학교나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자체로도 대단한 거예요. 요즘처럼 경쟁이 심한 시대에는 더욱 그렇죠. 자긍심을 갖고 기사를 쓰는 기자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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