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연설을 해도 듣는 사람이 없다면 혼잣말에 지나지 않습니다. 신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아무리 좋은 신문이 있다고 해도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독자가 없다면 신문은 회색 종이에 불과하죠. 70년의 세월 동안 중대신문이 ‘신문’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해준 독자분들을 만나봤습니다.
 
 
 사진 지현구 기자
 
언론은 특정 사안에 대한 사실을 알려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다. 이토록 깔끔한 정의 뒤에는 언론의 역할에 대한 끝없는 고민이 숨어 있다. 그렇다면 중대신문은 중앙대의 언론으로서 어떤 고민을 해야 할까. 70년의 세월 동안 중대신문은 어떤 역할을 해왔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과거의 중대신문을 들고 나타난 최성환 인문대학장(철학과 교수)에게선 중대신문만큼이나 대학언론의 방향성을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중대신문의 오래된 독자라고 하시던데.
  “강사로 임용된 이후니까, 1997년부터네요. 대학생 때 중대신문의 위용은 들었지만 간헐적으로 들춰보는 정도였어요. 학교보다는 사회 운동에 관심이 많아서 밖으로만 나돌았거든요. 본격적으로 읽은 건 교직에 올라서부터였죠. 중앙대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읽기 시작한 게 벌써 20년이나 됐네요.”

  -교수로서 보는 중대신문은 어땠나요?
  “교수라는 직업 자체가 들여다볼 수 있는 학내 사안의 지평이 제한적이에요. 소속 학과나 단대 외의 이야기는 잘 모를 수밖에 없죠. 대학본부의 정책과 학생 사회의 동향 같은 중앙대 전반의 소식을 파악할 수 있는 통로가 중대신문이었어요. 월요일 출근길에 한 부씩 챙겨 들고 쭉 읽어보는 게 일과였죠.”

  -중대신문과 인연이 깊다고 알고 있어요.
  “그렇죠. 그동안 기고도 많이 했고 지난해 ‘강단 너머 삶 속으로’라는 작은 코너를 연재하기도 했으니까요. 신문을 만드는 데 직접 참여한 만큼 애착도 커요.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학술기획도 즐겨 읽었죠. 하지만 기대와 애정이 큰 만큼 아쉬운 점도 많았어요.(웃음)”

  -어떤 점이 아쉬웠나요?
  “대학언론으로서 대학신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대신문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다른 교수님도 ‘중대신문은 대학신문’이라는 느낌이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는 말씀을 많이들 하세요. 중대신문이 옛날의 자부심을 찾았으면 하죠.”

  -대학신문의 역할이라…
  “사회와 대학 사이의 완충지대이자 각기 다른 학문 간에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색에 얽매이기보단 학문과 대학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전달하는 거죠. 대학의 방향성은 누군가 한사람에 의해 정해질 수 없어요. 사회와 대학, 학생이 대학의 본질과 방향성에 대해 말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대학신문이 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고민하고 또 생각해야 하죠.”
 
  -어려운 고민이 될 것 같네요.
  “많이 어렵겠죠. 다양한 이야기를 담기 위해 항상 고민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처럼 열린 자세로 비판도 듣고, 그런 비판을 반증하다 보면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중앙대와 학생을 위해 유의미한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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