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큼이나 급변하는 인식
소통으로 조화 이뤄야
 
또 한 학기를 마무리한다. 1985년 중앙대에 학부생으로 첫발을 디딘 이후 대학원 석·박사 과정부터 교수에 이르기까지 필자에겐 신분과 역할의 변화가 계속 이어져 왔다. 지난학기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 회상해 본다.
 
  일단 교수 생활하기가 힘들어졌다. 초임교수 시절 정년퇴직하시는 교수님들은 젊은 우리를 매우 부러워하시며 학교와 제자들을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교육하라고 하셨다. 그에 비해 이제 정년퇴임하시는 교수님들은 우리 세대부터 심지어 초임 교수에게까지 ‘난 참 좋은 시절에 교수 생활을 했는데, 너희들은 참 앞으로 여러모로 힘들 것 같아 걱정이다’는 말씀을 종종 덕담 아닌 덕담으로 남겨주시곤 한다. 올해로 교수 생활 21년째를 맞이하는 필자도 지난 경험을 돌아보면 이에 상당히 공감된다. 승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후배 교수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때면 나는 그나마 혜택을 누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교수들의 환경이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사물 인터넷의 시대, 인공 지능의 시대…. 우리 사회를 말하는 칭호들을 살펴보면 외부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회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은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다. 물론 지식의 상아탑으로서 대학의 기본 기능인 순수학문과 예술 분야에 대한 기여와 발전 또한 병행돼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만 이러한 대학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소통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학생, 교수, 직원, 대학 본부는 학교 발전에 무한 책임을 가진 대학의 주요 구성요소이며 동시에 구심점이다. 사회 전반과 대학문화가 변하면서 대학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며 대학 운영과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자 한다. 구성원들의 의무와 이에 따른 책임의 범위에 다소 차이가 있는 만큼 구성원 간 소통이 어려울 때가 많다. 그때 대학 내에선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각 구성원의 내부 소통 부재가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지난학기엔 많은 사건이 있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때마다 중앙대에선 문제해결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소신을 피력하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해 보고 싶다. 중앙대가 계속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통과 조화가 필요해 보인다. 학교의 발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 지금, 허심탄회한 대화는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다.
 
  필자가 신앙처럼 사랑하는 중앙대가 이름 그대로 이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서는 행복한 상상을 하곤 한다. 이를 위해 학교발전에 기여하는 방법도 열심을 다해 강구하고자 한다. 요한복음 12장 24절에는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그대로 있지만, 그 밀알이 썩으면 더 많은 밀알을 맺으리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제는 학교에서 지내온 시간보다 남아있을 시간이 현저히 적은 상황에서 나부터라도 학교 발전을 위해 썩어 없어지는 하나의 밀알이 되고 싶다.
 
 이무열 편집인
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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