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캠 총학생회의 중간평가가 끝났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럽다. 임기의 반을 보낸 성과라기엔 이행 속도가 더딜 뿐만 아니라 많은 노력을 요하는 공약들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안성캠 ‘WITH’ 총학생회에 비해 서울캠 ‘SKETCH UP’ 총학생회의 공약 이행률은 낮았다. 해결하지 못한 과제 역시 많아 남은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기존안과 달리 수정되거나 폐기된 공약도 눈에 띄었다.
 
  양캠 총학생회 모두 공약 수정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서울캠의 경우, A학점 의무보장제도를 내세웠으나 대학본부의 반대에 부딪혀 D+의무부과제도 폐지로 방향을 바꿨다. 이외에도 ‘몰래카메라 전수조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공약은 예산상의 문제로 임기 중 한 번으로 변경했으며 ‘CAU 돗자리 문화관’ 역시 시즌별 축제 공약의 일부로 축소한 상황이다. 안성캠은 새내기 배움터를 통합해 운영하기로 했으나 무산됐다. 
 
  공약은 당선을 위해 급하게 만들어 뿌리는 일회성 선전물이 아니다. 말 그대로 학생들에 대한 대표자의 공적인 약속이며 총학생회 1년간의 방향성이 담긴 결과물이어야 한다. 대학본부가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왜 수용할 수 없는지 타당한 설명을 받아내고 학생들의 여론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예산에 대한 계획은 공약 수립 전 이미 검토가 끝났어야 한다. 공약으로 제시한 사업들이 예산의 문제로 좌절됐다는 것은 그만큼 공약의 치밀함과 진정성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더 이상  납득될 수 없는 이유로 공약이 수정되거나 폐지되어선 안 된다. 학생들과의 약속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중앙인 의식조사를 통해 학생들은 총학생회에게 학생사회의 대변인 역할을 분명히 요구했다. 총학생회가 역점을 둬야 할 사업으로 약 31.6%(403명)의 학생들이 ‘학생 의견 수렴’을 꼽았고 약 20.7%(264명)가 ‘등록금 협상’을 선택해 각각 1,3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여 대학 사회와 대학본부에 전달하고 관철시키는 것이 총학생회의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한 전달자나 대리자의 역할이 아닌, 주체적인 리더로서의 책임도 잊어선 안 된다. 문제를 공론화하고 변화를 주도하며 대학다운 대학을 만드는 일에 앞장 서는 것 역시 총학생회의 의무다. 부족한 시작을 메우기 위해 양캠 총학생회는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방학기간 잘 정비하여 다음학기엔 책임을 다하는 총학생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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