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식
 
 
 
성별에 따라 다른 성의식 보여
성평등 위해 학교가 앞장서야
 
  학내 성차별 실태= 성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연 중앙대 학생들은 어느 정도의 성평등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총 1277명의 학생 중 ‘학내에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7.8%(355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뒤이어 26.7%(341명)의 학생들이 ‘조금 존재한다’고 답했지만 ‘다소 존재하지 않는다’(295명)는 의견 역시 23.1%로 비슷한 비율을 차지했다.

  성차별 존재 유무에 대한 학내 인식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성별에 따라서도 서로 다른 성의식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같은 질문에 ‘매우 존재한다’고 답한 학생은 여성(78.4%, 76명)이 남성(21.6%, 21명)보다 더 많았던 반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에 답한 학생은 남성(72.3%, 107명)이 여성(27.7%, 41명)보다 월등히 많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다른 답변에서도 성별에 따라 상반된 성의식이 드러났다. 성차별의 존재를 인지하는 정도와 비례해 여성 응답자의 비율이 증가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성차별에 대한 낮은 인식도를 보인 것은 사회적 풍조로부터 기인한 결과였다. 이나영 교수(사회학과)는 남성을 우위에 두는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를 지적하며 “차별은 상대적 강자로부터 약자에게 행해진다”며 “그 결과 남성이 성차별을 인지하는 정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내에 성차별이 존재한다고 응답한 632명(복수응답 포함) 중 가장 많은 42.1%(266명)의 학생이 ‘한국 사회 기저에 차별적 인식이 깔려 있다’는 입장이다. 고은서 학생(독일어문학전공 1)은 “여성을 남성보다 힘이 없는 존재로 간주하고 비하하는 풍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타인의 경험을 통해 성차별을 접했다는 학생이 32.3%(204명)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학생 활동이나 수업에서 직접 성차별을 당한 학생 수는 총 121명에 달했다. 한아름 학생(사회복지학부 2)은 “학과에서 ‘너는 여자가 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냐’는 식의 말을 많이 들었다”며 “수업 시간에는 팀플을 하는 선배와 사드 배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래서 여자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발언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차별을 한 주체로는 일반 학생과 교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간접적으로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이들에게 성차별을 한 주체가 누구냐고 묻자 가장 많은 학생들(20.7%, 192명)이 ‘일반 학생’을 꼽았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역시 성차별의 주체에 있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18.0% (167명)의 학생들이 교수로부터 성차별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몇몇 학생은 일부 교수가 여학생생리공결제 사용을 제한한 데 불만을 제기했다. 이다영 학생(사회복지학부 2)은 “악용의 소지가 있는 건 알지만 생리는 여성이라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일이다”며 “경우에 따라 생리통이 심한 학생도 있는데 무조건적인 제한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성차별 해결 방안= 성차별 해소를 위한 노력으로 많은 학생이 대학 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김지현 학생(생명과학과 2)은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인에게만 적극성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생활 속에서 학생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학교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학교 차원에서 성차별 실태를 파악하는 등 공론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34.6%(442명)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학생들은 공론화뿐만 아니라 성차별 사건에 대한 처벌 제도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전체 응답자 중 33.3%(425명)의 학생들이 성차별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승현 학생(화학신소재공학부 2)은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여러 번 듣는 것보다 직접적인 처벌이 학생들에게 더 와닿는다”며 “처벌과 공론화 등 다양한 방법을 병행해 학내 성차별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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