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전철에서 CPR 시행

  “위급상황에 본능적으로 움직여”

  간호사의 길을 걷고 있는 간호학과 학생의 용감한 선행이 한 시민의 목숨을 구해 화제다. 지난 19일 정오경 지하철 1호선 전동차에서 쓰러진 60대 여성을 응급처치로 구한 홍세빈 학생(간호학과 3)이다. 홍세빈 학생의 선행은 환자의 가족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홍세빈 학생은 지난 19일 병원 실습을 위해 지하철 1호선 등굣길에 올랐다. 대방역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에서 맞은편에 앉아있던 60대 여성이 갑자기 옆으로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다. 여성이 쓰러지자 함께 있던 남편이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다. 하지만 남편의 심폐소생술은 미숙했고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승객들 속에 있던 홍세빈 학생은 그 모습을 보고 앞으로 나서 직접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함께 있던 시민들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시민들은 환자를 눕힐 수 있도록 자리를 비우고 119에 신고했다. 역장에게도 연락해 구로역에서 환자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환자는 홍세빈 학생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자 곧 정신을 회복했다. 홍세빈 학생은 구로역에 다다를 때까지 조심스럽게 환자의 맥을 짚고 상태를 살폈다. 이후 환자는 인근 고려대 구로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시 등굣길에 오른 홍세빈 학생은 연락처를 남겨 병원에 이송된 환자의 추후 상태까지 확인했다.

  홍세빈 학생은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기 전 잠시 염려했다. 홍세빈 학생은 아직 동영상과 같은 시각 자료를 통해서만 심폐소생술을 익힌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현직 간호사가 아닌 터라 잠깐이었지만 고민이 됐다”며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간호학과 학생으로서 생애 첫 응급 상황을 병원이 아닌 전철에서 맞이한 홍세빈 학생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칭찬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간호사는 모든 환자의 순간순간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하는 사람이다”며 “간호사를 꿈꾸는 간호학과 학생이라면 누구나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고 손사래를 쳤다.한편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번 일화를 게시한 환자의 아들 또한 중앙대 동문이었다. 중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을 토목공학과 94학번이라고 밝힌 유원석 동문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홍세빈 학생은 참 간호인이다”며 “같은 중앙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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