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신문은 기획 면에서 참신함과 깊이가 돋보였다. 종합면에선 논란이 됐던 여러 사건을 빠짐없이 전달해 중대신문의 수고가 엿보였다. 1면의 안성캠 기숙사 폭행사건 기사가 특히 인상 깊었다.

  다만 기사의 흐름이 어색했고, 사안의 중대함에 비해 비판의 논조가 약했다. 먼저, 기사의 방향을 이끌어줄 리드 문단이 없었다. 사건이 언제, 어떻게 발생했는지 간략한 설명과 함께 앞으로 대학 본부는 어떤 대처를 할 것인지 흐름을 갈무리하는 문단이 초반에 제시됐어야 했다. 그런 문단 없이 사건 경위를 나열하는 내용이 기사의 절반을 차지해 글의 전개가 지루했으며, 이로 인해 대학본부를 비판하는 문단의 비중이 적어 아쉬움이 컸다. 사설에서 드러난 강한 비판의 어조가 기사에서 드러났다면 완결성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중대신문이 기숙사의 안전문제를 총체적으로 짚는 후속 기사를 선보이길 바란다.

  생리를 주제로 한 기획 면의 기사는 ‘생리’로 인해 억압받은 여성의 역사와 함께 여전히 생리를 ‘위생용품’이라고 불러야만 하는 현실을 짚었다. ‘딴지걸기’란 면 제목에 적합한 소재였다. 다만 10면 상단에 나열된 5명의 학생 중 4명이나 가명인 점이 기획 의도와 충돌하는 것처럼 보여 아쉬웠다. 기사는 생리를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에 대한 담론을 적극적으로 생성해야 함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생리에 대한 경험을 말하는 학생이 익명이다 보니 이들이 아직 생리를 공론화하기엔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익명을 요구했더라도 기획 의도에 맞게 실명으로 기재되게끔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익명의 비율이 높지 않게끔 조절한다면 중대신문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학보사의 수난이 유독 많았던 1학기다. 중대신문 기자들이 기죽지 않고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앞세운 신문을 만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지영
고대신문 편집국장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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