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조치로 ‘샷시 스토퍼’ 설치
추후 특수방범창 등 대책 마련
출입증 없이 도서관 이용가능해
CCTV·가로등 확충할 예정

지난 13일 새벽 괴한이 안성캠 생활관 706관(명덕3동) 2층(지상 1층) 호실 창문으로 침입해 학생을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뒤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곳 생활관에 외부인이 침입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학기 초 남학생이 술에 취한 상태로 여학생 생활관인 701관(예지1동)에 들어가는 등 꾸준히 보안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내왔다. 과연 안성캠의 안전 관리 체계는 제대로 구축돼 있는 걸까. 안성캠의 치안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캠퍼스 내 출입 관리시스템을 비롯한 보안 체계를 점검해봤다.
 
  안성캠 생활관의 취약점은
  이번 사건에서 범인은 창문에 방범창이 설치돼있지 않아 방충망을 찢고 어려움 없이 생활관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원래 안성캠 생활관 지상 1층 창문에는 방범창이 설치돼 있었으나 소방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모두 철거한 상태였다. 사건이 발생한 후 대학본부는 생활관 지상 1층 호실 창문에 ‘샷시 스토퍼’를 설치했다. 샷시 스토퍼는 창문이 28cm만 열리도록 해 안에서는 비상시 창문을 통해 나갈 수 있지만 창문 밖에서 내부로 들어오긴 힘들다. 안성캠 최재원 학생처장 겸 생활관장(스포츠과학부 교수)은 “샷시 스토퍼는 임시로 세운 대책이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소방법에 저촉되지 않는 첨단 특수 방범창을 설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안성캠 생활관 입구는 현재 학생증 태그 시스템으로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이 생활관 입관생의 학생증을 획득해 출입하게 되면 이를 제지할 길은 없다. 안성캠 최재원 학생처장 겸 생활관장은 “관생이 아닌 다른 학생에게 학생증을 빌려준 사실이 확인되면 생활관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관생을 즉시 퇴관하도록 하고 있다”며 “매일 CCTV로 관생의 출입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관 측은 추후 스마트폰 QR코드 인증방식 시스템 등을 추가로 도입해 보안을 강화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대학본부는 생활관 주변에 안전펜스 설치도 계획 중이다. 안전펜스 설치 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만약 생활관 지역을 둘러 설치할 경우 별도의 출입문을 만들어 출입 인증을 두 번 거치도록 할 예정이다.
 
  총학은 학생들로부터 생활관 호실 문이 열쇠로 여는 방식으로 돼 있어 보안에 취약하다는 의견을 수렴했고 대학본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열쇠는 분실 위험이 높고, 외부인이 분실 열쇠로 침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본부는 의견을 받아들여 호실문 개선 방안을 이번주 중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무방비로 열려있는 도서관
  생활관뿐 아니라 902관(중앙도서관)도 보안이 취약하다. 안성캠 중앙도서관은 서울캠 중앙도서관과 달리 입구에 별도의 출입통제시스템이 설치돼 있지 않아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출입통제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안성캠 중앙도서관이 ‘열린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성캠은 지난 1996년부터 안성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을 완전 개방하고 있다. ‘대학도서관평가’의 ‘지역사회 연계 및 대외협력 분야’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다.
 
  서울캠 중앙도서관도 과거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었지만 학원가가 밀집한 노량진과 거리가 가까워 외부인 출입이 잦았다. 외부인의 이용이 너무 많아 학생들이 피해 보는 사례가 늘어나자 서울캠은 현재와 같은 출입 게이트를 설치해 외부인의 이용을 제한했다. 이후 동작구청이 서울캠 중앙도서관을 일반인에게 개방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반면 안성캠 중앙도서관은 외부인의 이용이 드물다는 이유로 열린도서관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재학생은 에브리타임 중앙대 커뮤니티에 ‘중앙도서관에 게이트를 설치해 출입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학생은 “올해 4월 중앙도서관에 들어온 외부인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며 “서울대 도서관은 안성캠 중앙도서관과 같이 외부인에게 열려있지만 정문에서 출입증을 태그해 들어가야하고 그 옆을 방호원이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캠 학술정보원은 게이트 설치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안성캠 학술정보원 권성상 팀장은 “안성캠의 경우 외부인 이용이 적어 중앙도서관에 출입 게이트를 설치하는 것은 효용성이 떨어진다”며 “오히려 학생 편의를 위한 휴게 시설 등에 투자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캠퍼스 내 안전은 보장받나
  생활관과 중앙도서관 외 각 건물의 출입시스템에서도 결함이 드러났다. 플라스틱 학생증에 더해 모바일학생증이 추가된 이후 안성캠 각 건물 출입문의 학생증 태그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오후 10시 이후 각 출입시스템이 자동으로 잠기고 나면 학생증 태그가 되지 않는 학생이 출입할 수 없어 일부 건물은 강제로 출입문을 열어두고 있다. 야간작업을 하는 학생들이 자주 건물에 남아있는 예술대의 경우 쉽게 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안성캠 총무팀에 따르면 학생증 태그 오류는 ‘모바일학생증 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발생했다. 대학본부는 학생증 관리업체에 학생정보를 전달하고 업체는 정보를 받아 학생증에 입력한다. 그런데 모바일학생증을 개발하면서 학생증에 전달되는 정보가 기존의 학생증과 모바일 학생증, 두 개의 정보로 나뉘었다. 그런데 서울캠과 달리 안성캠 출입관리시스템은 두 개의 정보를 받게 되면 기존에 있던 모든 학생증 출입 태그에 오류가 생긴다. 그래서 안성캠 측은 출입관리시스템에 일일이 학생정보를 수기 입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기 입력은 작업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아직 정보가 입력되지 않은 학생의 출입 인증이 되지 않은 것이다. 현재 안성캠 총무팀은 학생증 태그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정보를 학생증에 전달하는 업체와 안성캠 출입관리시스템을 관리하는 업체 간 조율을 하고 있다.
 
  캠퍼스 내 CCTV 개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안성캠 내 CCTV는 총 387대다. 그러나 생활관 내부에 설치된 165대를 제외하면 안성캠의 총 962,669㎡(약 291,207평)에 달하는 부지를 222대의 CCTV만이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제32대 안성캠 ‘WITH’ 총여학생회는 지난해 12월부터 CCTV 전수조사를 실시해왔다. 생활관 괴한 침입 사건 이후보다 정확한 CCTV 전수조사와 더불어 안성캠 내 가로등을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안성캠 조윤이 총여학생회장(한국화전공 4)은 “약 66.1㎡(20평)당 CCTV가 3개 이상 있어야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안성캠 내 CCTV개수는 결코 충분하다고 말하기 힘들다”며 “대학본부로부터CCTV의 개수를 늘리고 해상도가 높은 CCTV로 교체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학본부와 총학은 캠퍼스 전반에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생활관 인근에서 내리로 출입하는 후문에는 24시간 방범 초소를 설치해 방호원이 상주하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총학은 규찰대 인원을 기존 30여 명에서 40~50명으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 그 외 조치는 이번주 중에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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