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말하는 소년의 눈에선 빛이 났다
  • 권희정 기자
  • 승인 2017.05.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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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교수님(화학신소재공학부)
 
“2009년에 중앙대에 부임하고 나서 지금까지 쓴 논문이 77편이예요. 
그 하나하나가 제겐 다 의미 있는 결과물들이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이들의 눈에선 언제나 빛이 납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빛을 띠죠. 연구에 대하서 말씀하시는 김수영 교수님(화학신소재공학부)의 눈도 그렇게 빛이 났습니다. 신소재 그래핀, 고효율 수소에너지 촉매 등으로 세계적인 학술지에 꾸준히 논문이 게재되는 엄청난 이력을 가지고 계시면서도 그 열정만은 소년과 같았죠. 마치 그 열정과 같이 불 꺼질 날이 없는 김수영 교수님의 연구실을 살짝 들여다봤습니다. 
 
  -발광다이오드, OLED, 그래핀, 수소에너지 촉매 등 교수님의 연구분야가 정말 다양해서 놀랐어요!
  “다양한 분야를 연구한다기보다는 제가 연구하는 ‘인터레이어’라는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고 보는 게 더 맞아요. 발광다이오드나 OLED 등은 활용이라고 보시면 돼요.”
 
  -‘인터레이어’ 기술은 어떤 것인가요?
  “무언가를 하기 위해 꼭 계단을 지나가야 한다고 가정해 봐요. 계단이 너무 높으면 올라가기 힘들잖아요. 그때 계단을 낮춰주거나 쉽게 갈 수 있도록 샛길을 만들어 주면 보다 쉽게 올라갈 수 있겠죠. 이런 역할을 하는 기술이 ‘인터레이어’예요. 전자가 어떤 지점으로 가야 무언가가 일어난다고 할 때, 전자를 받쳐주거나 계단의 경사도를 낮춰줘서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죠.”
 
  -어떤 식으로 적용될지 잘 상상이 안 가요.
  “이번에 개발한 수소에너지 촉매기술에 적용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물(H₂O)에서 수소(H₂)를 추출하려면 전자가 필요해요. 이를 위해 전자가 흐르는 전극을 물에 넣고 태양광을 쏘이죠. 전극이 빛을 받았다고 해도 계단을 오르지 못하면 전자는 물로 들어갈 수 없어요. 계단을 낮춰줘야 수소가 쉽게 만들어질 수 있죠. 이 계단을 낮추는 것이 바로 ‘인터레이어’가 하는 역할이에요.”
 
  -‘인터레이어’ 기술의 매력은 어떤 것이 있나요?
  “작동전압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인터레이어’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이죠. 소비전력을 낮추면 같은 전력을 사용하더라도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잖아요. 활용분야가 끝없이 파생되는 기술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죠.”
 
  -끝없이 파생된다고 하셔서 묻고 싶어요. 현재 몇 개의 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나요?
  “음… 정확히 몇 개라고 말하긴 애매하네요. 그냥 많다고만 알아두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공동연구도 많이 하면서 새로운 제안도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더 만들어 나갈 거고요.”
 
  -새로운 주제를 잡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긴 하죠. 혼자서만 생각하면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평소에 다른 논문을 많이 읽죠. 논문 저자가 왜 이 연구를 했나 고민하면서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단면을 볼 수 있거든요. 학회에도 많이 참여해요. 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다른 분들의 연구 결과를 듣죠. 그러다 보면 혼자서는 생각해낼 수 없었던 주제를 생각해낼 수 있어요.”
 
  -학생들은 교수님의 연구분야를 알고 있나요?
  “글쎄요. 아마 거의 모를 거예요. 사실 제가 수학을 주로 가르쳐서요. 이번 학기는 <공대 수학>, 다음 학기는 <선형대 수학> 이렇게. 수업만 들은 친구들은 제가 수학만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사실 제 연구에선 수학이 잘 쓰이지 않지만요.(웃음)”
 
  -가끔 ‘원래 내 전공은 이게 아닌데’하면서 서운하진 않으세요?
  “딱히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어떻게든 알고 찾아오는 친구들도 꽤 있으니까요. 알아주는 친구들이 많으면 좋긴 하겠네요.”
 
  -그 많은 연구들에다가 수업까지 병행하시면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저는 힘든 것 보단 재밌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전 연구를 하는 게 정말 재밌거든요. 굳이 힘든 점을 꼽자면 체력이죠. 아무래도 오래 앉아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요즘은 새벽 6-7시마다 배드민턴을 치러 나가고 있어요.”
 
  -연구가 재밌다니, 정말 천생 교수이신 것 같아요!
  “그래요? 사실 처음부터 교수를 꿈꿨던 건 아니었어요. 공부를 계속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군대에서였죠. 군대에 가 보니까 음악, 체육, 미술 등 다들 잘하는 걸 하나씩은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는 잘하는 게 없는데도 말이죠.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공부인 것 같아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렇게 계속 공부하다보니 어떻게 교수가 돼 있더라고요. 적성에 정말 잘 맞긴 해요.(웃음)”
 
  -지금 하시는 연구 중에서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연구들도 있나요?
  “많죠. 그 중 하나만 예를 들자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있어요. 디스플레이를 살에 붙이고 그 상태로 무언가를 읽는 것도 가능해지는 거죠. 지금 다른 대학 교수들과 함께 연구하고 있는데 이른 시일 내로 나올 거예요.”
 
  -정말 다양한 분야를 연구해오셨는데 그중 특별히 좋아하시는 연구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꼽자면 저는 발광 소재를 좋아해요. 지금도 연구하고 있는 분야죠. 열심히 연구했는데 안 보이면 ‘내가 뭘 한 거지’ 싶을 텐데, 발광 소재는 일단 만들어놓으면 멋있잖아요(웃음). 그래서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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