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구의 주인은 미생물일지도 몰라 - 중대신문
최종편집 : 2017.9.19 화 17:19
문화학술기획
어쩌면 지구의 주인은 미생물일지도 몰라
서보미 기자  |  bom@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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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5  10: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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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의 세계는
다양하고 복잡하기에
그 연구는 무궁무진합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미생물을 모두 합친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아시나요? 무려 ‘5조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살아있는 모든 동식물을 합한 것보다도 큰 수치인데요. 인간은 물론 지구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바로 미생물입니다. “미생물의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저는 미생물이 지구의 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미생물학을 연구하는 전체옥 교수님(생명과학과)을 만나봤습니다.
 
  -최근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계신 연구를 알 수 있을까요.
  “저희 연구실은 최근 크게 세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장류의 특성을 이해하고 핵심 미생물을 규명하는 장류 연구와 실험실 진화기법을 이용한 유산균의 진화 연구 그리고 오염 환경 속 핵심 미생물을 규명하는 연구가 주요 주제죠.”
 
  -연구실의 특별한 연구 성과나 사례를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발암성 오염물질인 나프탈렌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태안 갯벌에서 처음 발견하고 그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어요. 최근엔 독자적인 그룹을 형성하는 전통 김치 유산균을 발견해서 ‘종가집아이’를 이름에 붙이기도 했죠.(웃음) 미생물 연구는 오염 환경이나 발효식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나 산업 분야와 협동하고 있어요. 일전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눈물 속 미생물을 비교 분석하여 안검염 증상을 연구했죠. 의과대 교수님과의 협업으로 미생물 분석으로 병의 원인을 규명한 거죠. 게다가 자동차회사와 협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어요.”
 
  -자동차개발과 미생물 연구라니! 
  “자동차 에어컨이 작동할 때 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미생물 연구를 이용할 수 있어요. 에어컨 냄새의 원인이 미생물이므로 자동차 내부에 미리 냄새를 안 나게 하는 미생물을 발라놓는 거예요. 사람의 피부가 병원성 미생물과 유용성 미생물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원리와 같죠. 또 냄새를 제거하면서 동시에 유독가스도 분해하는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어요.”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환경 미생물학 연구의 필요성은 무엇인가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에 대한 유해성 연구를 하지 않아서 일어난 문제들이 많아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대표적이죠. 물질 자체는 덜 해로운데 분해되면서, 혹은 분해가 안 되고 축적되다 더 큰 문제를 발생하기도 해요. 미생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면 이런 문제들을 미리 방지할 수 있어요. 미생물은 하나의 환경 안에서도 무수히 상호작용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니까요.(웃음)”
 
  -교수님의 주요 연구 방법의 하나인 ‘시스템 생물학’이 필요한 이유군요.
  “그렇죠. 기존에는 배양 추출 연구법을 많이 이용했어요. 하지만 환경이 달라지면 미생물 자체가 변형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죠. 그리고 하나의 미생물은 다양한 미생물과 상호작용하며 복잡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기능을 발현하기도 해요. 하나의 현상뿐 아니라 파생되는 영향까지 살펴봐야만 그 기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거죠. 그러므로 미생물이 실제 발현되는 환경, 그 전체적인 시스템 안에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해요. 이게 바로 단일 미생물 연구도 군집 단위에서 살펴보는 Meta-Omics 기법이 효과적인 이유죠. 저희 실험실이 식품 분야에 이런 최첨단 연구 방법을 처음으로 도입했어요.” 
 
  -새로운 최신 실험기법의 도입으로 선구자 역할을 하셨네요.
  “유산균 연구엔 진화기법을 이용하기도 했죠. 미생물에 새로운 기능을 첨가하거나 강화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이 아닌 자발적 진화를 유도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온도를 조금씩 높여 미생물을 배양하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미생물이 스스로 유전자를 변형하여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미생물을 만드는 거죠.” 
 
  -그렇군요! 그게 바로 전통 발효식품에 이용된 ‘실험실 진화기법’이군요?
  “맞아요. 요구르트, 빵, 술 등 식품산업에선 발효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발효의 기본인 종균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심지어 막걸리 제조에 사용되는 종균도요. 그 시장성에 비해 연구를 등한시하고 있어요. 상업적 가치 때문만 아니라 우리 고유 식품의 종균을 보존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도 관련 연구가 필수예요. 하지만 우리 전통 발효식품은 단일 종균이 아닌 복합 종균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구가 힘들죠. 여기엔 두 가지 문제점이 있어요. 여러 미생물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독소가 생성될 수 있다는 점과 제품의 질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죠.”
 
  -전통 발효식품의 상업화와 표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겠어요.
  “최신 기술을 이용하여 전통식품을 명확히 분석하고 새롭게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식품은 유해 물질 심사를 받기 때문에 독소를 생성하는 미생물은 제거해야 하죠. 대신 같은 기능을 하되 무해한 미생물로 대체하는 방법을 통해 전통 발효식품의 상업화를 도울 수 있어요. 더불어 전통식품에서 작용하는 핵심 미생물을 찾고 특성을 규명하여 종균화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 미생물을 발효에 이용하면 질도 좋고 품질도 일정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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