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자정께 흉기를 든 괴한이 침입한 안성캠 706관(명덕3동) 2층(지상 1층) 생활관 창문의 방충망이 잘려있다. 안성캠 생활관은 지상 1층에도 방범창이 없어 창문으로 쉽게 침입할 수 있다.                                                             사진 김정준 기자

방충망 찢고 창문으로 진입
“치안 강화에 총력 기울이겠다”

안성캠 생활관 706관(명덕3동)에 괴한이 침입해 여학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은 지난 13일 오전 0시에서 1시 사이에 발생했다. 범인은 피해 학생이 호실 창문을 열어둬 방충망만 닫혀있는 틈을 노렸다. 범인은 진입이 쉬운 2층 호실(지상 1층)의 방충망을 흉기로 뜯고 내부에 진입했다. 호실에는 피해 학생이 혼자 잠을 자고 있었다.

  범인은 자고 있던 학생을 깨웠다. 놀란 학생이 소리를 지르자 입을 손으로 강하게 눌러 막고 흉기가 있다며 조용히 하라고 협박했다. 협박에도 불구하고 피해 학생이 소리를 지르며 격렬히 저항하자 범인은 학생의 얼굴을 폭행하고 흉기를 꺼내려 했다. 피해 학생은 흉기를 꺼내려는 범인을 발로 찬 뒤 생활관 로비로 뛰쳐나왔다. 피해 학생이 로비로 도망치자 범인은 들어왔던 창문을 통해 도주했다. 도주 과정에서 범인은 한쪽 다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제59대 안성캠 ‘WITH’ 총학생회(총학)에서 운영하는 규찰대와 생활관자치회 인원이 경찰과 함께 수색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범인은 이미 생활관 인근에서 벗어나 검거에는 실패했다. 수색 인원은 생활관 내·외부 CCTV 녹화본을 확보해 범인을 찾기 위한 작업을 벌였다. 범인은 베이지색 반소매티를 입고 있었으며 20~30대 남성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호실 창문에 방범창이 설치돼있지 않아 범인은 호실 내부로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창문에 방범창이 설치되지 않은 이유는 소방법 때문이다. 화재 등이 발생할 경우 탈출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창문에 방범창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 안성캠 생활관에는 원래 방범창이 설치돼 있었으나 소방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모두 철거한 상태다.

  범인이 도주한 이후 피해 학생은 부모와 함께 안성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안성의료원에서 외상 정도가 크지 않다고 진단받은 피해 학생은 본가로 귀가했다. 대학본부는 피해 학생 측에 외상과 정신적 피해를 치료하기 위한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대학본부는 앞으로 안성캠 치안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방재석 안성부총장(문예창작전공 교수)은 “가능한 예산과 역량을 모두 동원해 안성캠 치안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 올리겠다”며 “생활관 1,2층 창문에 소방법에 저촉되지 않는 첨단 방범 시스템 구축과 호실별 비상벨 설치를 고려하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이에 더해 대학본부는 올해 완공 및 운영 예정이었던 내리파출소 설립을 앞당길 수 있도록 안성시장, 안성경찰서장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안성시 측은 내리파출소 설립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파출소 부지는 안성캠 후문에서 불과 20~30m 떨어진 곳이기 때문에 캠퍼스 내에서 사건이 발생할 경우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내리파출소 건물의 공정률은 현재 약 60~70%다.

  생활관에 남아 있는 학생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범인이 검거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생활관을 지키는 경비 인원이 특별히 추가 배치되지 않았다. 또한 사건 당시에는 호실에 없었지만 피해 학생과 같은 호실을 사용하는 룸메이트 학생을 그대로 사건 현장에 머물도록 하는 등 후속 대처도 미흡했다. 사건이 발생한 명덕3동 생활관에서 생활하는 한 학생은 “겁이 나서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한다고 하는 학생도 있다”며 “학생들이 가능하면 실내에서 나가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복도에서 사람을 마주치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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