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사회의 쇠퇴와 민주주의
  • 유다해 기자
  • 승인 2017.05.1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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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선거 현장은 ‘썰렁’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제19대 대통령 선거(대선)’ 투표를 하고 왔습니다. 생애 두 번째로 투표장에 가면서 민주시민의 권리를 행사했다는 생각에 뿌듯했죠. 이른바 ‘촛불 선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은 지난 두 달간 치열하게 달려왔습니다. 선거운동의 열기에 못지않게 투표율은 높았습니다. 사전투표부터 4분의1이 넘는 약 26.06%라는 높은 투표율을 보이더니 본선거일에는 약 77.2%의 투표율로 선거가 마감됐습니다.
 
  대선의 열기와는 상반되게 대학 내 학생 대표자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의 투표율은 상당히 저조합니다. 지난해 3월 치러진 ‘제58대 서울캠 총학생회 재선거’는 투표율 50%를 넘기지 못해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제53조 3항에 따라 연장 투표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총학뿐만 아니라 단대 선거에서도 투표율이 저조해 연장 투표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저조한 투표율은 비단 중앙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올해 연세대의 경우 총학 설립 이래 처음으로 총학이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선거에 아무도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고 올해 3월 치러진 보궐선거의 투표율은 선거 성립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약 26.98%에 그쳐 개표조차 할 수 없었죠. 가톨릭대 또한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총학없는 2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일부 대학은 저조한 투표율로 인한 선거 무산을 막기 위해 선거시행세칙을 개정했습니다. 고려대는 지난 2006년에 ‘졸업예정자’ 중 투표에 참여하는 학생만을 투표율에 반영하도록 선거시행세칙을 개정했습니다. 졸업예정자는 총학 활동에 관심이 적고 취업준비 등으로 학교에 나오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투표 참여율이 저조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에 참여하는 졸업예정자만 투표율에 반영하면 더 높은 투표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달 6일 열린 1학기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도 ‘졸업예정자’를 투표율에 반영하는 데 있어서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선거시행세칙 제4장 30조 원안은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졸업예정자’ 중 투표에 참여하는 학생만이 투표율에 반영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개정(안)에 따르면 ‘졸업예정자’가 투표를 하는 경우 투표율의 분자 크기만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똑같은 수의 졸업예정자가 투표한다고 가정했을 때 개정(안)으로 시행한 쪽이 투표율의 분모와 분자가 동시에 증가하는 원안보다 투표율이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해당 개정(안)은 투표율 산정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안고 부결됐습니다.
 
  더 이상 옛날의 방식으로는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작년 중대신문에 실린 어느 단대 회장의 기고가 떠오릅니다. 그는 학생들이 전공 행사에 무관심한 것에 대해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전공 행사의 목표의식이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않았거나 그들의 욕구에 맞게 행사가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선거 성사를 위한 세칙개정보다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을 방법을 먼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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