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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칼럼의혈문
변하지 않는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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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3  17: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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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캠퍼스에 또다시 봄이 오고 있다. 곧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필 것이다.
 
  필자가 중앙대와 인연 맺은 지가 40여 년이 지났다. 그간 캠퍼스는 물론 학문의 경향도 사회가 추구하는 바도 변했다. 그러나 봄이 되어 중앙대 캠퍼스를 화사하게 물들이는 개나리, 진달래를 보면 변하지 않는 자연의 법칙을 느낀다. 인간관계에도 자연의 법칙과 같이 변하지 않는 기본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학의 학생 교육 목표는 4차 산업혁명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창의, 융합, 지식 콘서트 등으로 융·복합 교육과정을 만들고, 학문 사이 장벽을 낮춘 융합전공으로 경쟁력을 높이며, 인간에게도 딥 러닝을 접목한다. 기업의 생존 전략을 벤치마킹하여 창업과 직업창출을 목표로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개척해 나갈 지성인과 사회 혁신가가 되도록 가르친다.
 
  얼마 전 한 지방 중소병원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우연히도 그곳에 취직한 제자를 만났다. 의대엔 “오당 모임”이라고 학생 5명과 교수가 멘토 관계를 맺는 오래된 제도가 있다. 맛있는 음식을 서로 나누며 강의실에선 나눌 수 없는 끈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대부분이 좋아하는 전통이다. 그 오당 제자 중 한 명이다. 서로 반가워서 그간의 근황을 나누었다.
 
  그런데 그 병원의 다른 의사와 직원들로부터 그 오당 제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매우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성향이라 소통과 협의를 통한 진료를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다른 인간관계에도 독선적이라는 것이다.
 
  내가 아는 그 제자는 그렇지 않았다. 사랑하는 제자가 사회에 나와서 기본적인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까웠다.
 
  대학은 학생들이 취직·창업 등을 통해 사회의 독립적인 구성원으로 자리 잡도록 도와주고 교육하는 것에 급하다. 그러나 진정으로 시대를 개척하는 지성인과 사회 혁신가가 되기 위해선 호모사피엔스 시대부터 변하지 않는, 인간으로서 서로 배려하는 자세가 생활화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기본이 없는 스펙은 한계가 있다.
 
  노자는 ‘밥을 짓되 먼저 먹지 마라, 자기를 낮출 줄 알면 높게 된다’고 말한다. 성경 마태복음에서도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반대되는 말들이다. 더불어 사는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과 인품은 이러한 변하지 않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봄이 되면 어김없이 개나리, 진달래가 피듯이 변하지 않는 기본을 지키는 사람은 오랫동안 인정을 받는다. 인정받으면 행복하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다. 내 오당 제자에게 못하고 돌아온 말들이다.
 
심형진
의과대학 교수
대학평의원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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