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하지만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 제가 중앙대에 입학한 이후 학교는 정말 빠른 속도로 변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기존 건물이 무너지고 새 건물이 지어졌습니다. 때로는 새로운 학문단위가 생기고 기존의 학문단위가 폐지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에 대한 중앙인의 입장은 제각각이지만 한 목소리로 지적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대학본부의 ‘소극적 소통’입니다.
 
  광역화 모집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2015년 2월 대학본부는 갑작스럽게 광역화 모집을 언론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모집 단위를 학과·학부에서 단대로 변경한다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이에 대해 학생과 교수님들은 학사운영, 장학 제도 등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소통의 창구는 좀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의견 수렴과 정보 전달의 기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고등교육법」상 해당 연도의 1학기 개강 일시의 8개월 전까지 교육부에 입학 안을 확정해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주어진 기간은 50일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리더스 포럼 중 총장님이 하신 말씀을 빌리자면 2016학년도 광역화 모집으로 인해 많은 학생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제도로 인해 신입생들은 찬란해야 할 그들의 봄을 불안과 불만 속에서 살아가야 했습니다. 당시 공공인재학부 학생회장이었던 저는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예상됐던 문제에 대응하지 못해 많은 학생이 힘들어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학생들과 대학본부 측이 의견을 수렴할 기회를 더 많이 가졌다면 학생들의 고통과 아픔이 줄진 않았을까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이후 학생들의 요구와 집념으로 의견 수렴회가 수차례 진행됐고 광역화 모집의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했습니다. 결국 대학본부는 제도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광역화 모집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대학본부는 2018학년도에는 ‘전공개방 모집제도’로 그 이름을 변경하고 기존의 제도를 보완하여 다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천명하였습니다. 물론 보완을 해서 그 안을 꺼내겠지만 2016학년도의 사태를 생각하면 입학 안을 발표하기 전에 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통의 문은 아직까지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합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이는 필수적입니다. 현재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통의 창구는 점점 작아지고 있으며 함께 고민할 시간 역시 짧아지고 있습니다. 대학본부가 정말 중앙대의 발전을 위한다면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상기해야 합니다. 대학본부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보장해주고 그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어주길 바랍니다. 함께 고민할 수 있게 소통의 문을 활짝 열어주길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함께합시다!
 
박민형 학생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공공인재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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