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잘 쉬고 계신가요? 쉼은 왜 필요한 걸까요? 우리는 정말 제대로 쉬고 있는 걸까요? 쉼이란 행복한 삶을 향한 신호가 아닐까요? 이번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행복의 신호를 놓치지 않고 쉬어가는 다섯 분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쉼이란 삶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
준희: “아무것도 안 하고 방 안에만 누워있어요. 지금처럼 운동을 하거나 게임을 하기도 하고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편하게 있는 걸 좋아해요.”
동훈: “저는 쉴 때 여행가는 생각을 해요. 워낙 여행을 좋아하거든요. 아, 국내가 됐든 국외가 됐든 얼른 떠나고 싶네요.”
-지금은 농구하고 계셨나 봐요.
준희: “네. 공강 시간이 농구를 할 만큼 길 때가 드문데 오늘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농구 하러 나왔어요.”
동훈: “저희가 농구동아리 소속이거든요.”
-두 분에게 쉼이란 무엇인가요?
준희: “열심히 한 저에게 주는 상이에요. 지친 만큼 재충전을 시켜주는 시간이요.”
동훈: “일상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 같아요. 일과 쉼의 균형이요.”
-일과 쉼의 균형이요?
동훈: “쉬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하다 보면 일단 그 일에 굉장히 싫증이 나잖아요. 나중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가 되더라고요. 그럴 땐 주변을 신경 쓸 여유도 없어져요. 그래서 쉼은, 우리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쉬지 못할 때도 있었나요?
동훈: “당장 쉬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있어요. 제가 쉼으로써 다른 사람이 쉬지 못할 때죠.”
준희: “음. 저는 쉬어야 할 때 부담 없이 쉬는 편이에요. 재충전을 해야 다음에 할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니까요. 쉼 없이 한다고 더 빨리 끝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쉬어야 잘 쉬는 걸까요?
준희: “쉬는 동안만이라도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해요. 오롯이 쉬는 것에만 집중하는 거죠. 그래야 잘 쉬는 것 아닐까요?”
동훈: “요즘 사람들은 ‘잘’ 살고 ‘잘’ 죽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잖아요. 그런데 쉼은 좀 달라요. 어떤 기준에 의해서 잘 쉬었다, 못 쉬었다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이죠. 그래서 저는 특별히 ‘잘’ 쉬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아요.”
"힘든 일을 잊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지려고 했죠"
서연: “친구는 아니에요. 제가 언니고 저 친구가 한 살 어린 동생이에요.”
채진: “아니요? 빠른 년생이면 동갑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지금은 공강 시간인가요?
서연: “공강 시간은 아니고 사실 수업을 빼먹었어요. 제가 복수전공을 하고 있거든요. 복수전공 수업을 들으러 가야 했는데 오늘따라 혼자 들어야 하는 수업이 너무 외로워서 그냥 얘랑 놀고 있어요.”
채진: “저는 휴학 중이에요. 오늘은 학교에 놀러 왔어요.”
-전에도 수업을 안 가신 적이 있어요?
서연: “아니요. 오늘 처음 빠져봐요. 전에는 한 번도 수업을 빠진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저에게 쉼을 주기로 했어요. 요즘 우울하기도 하고 마침 채진이도 학교에 와서요.”
-쉬고 싶다고 처음 느끼신 거예요?
서연: “아니요. 그 전에도 쉬고 싶다고 느낀 적은 많아요.”
-전에는 왜 쉬지 못하셨어요?
서연: “1,2학년 때는 힘든 일이 있으면 그 일을 잊기 위해서 스스로 더 엄격해지려고 했어요.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든지 무리해서 동아리 활동을 한다든지요. 피하려고만 했죠. 쉬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쉴 용기를 내신 거군요.
서연: “이제는 저 자신을 놓아주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힘든 상황에서 더 채찍질하지 않고 ‘나 지금 힘들구나’라며 인정하려고요.”
-채진님은 자주 쉬시는 편이세요?
채진: “하루의 마무리는 쉼이죠! 저는 하루에 한 번은 꼭 쉬어요. 지금도 제 시간이 너무 없는 거 같아서 휴학을 했죠.”
-휴학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채진: “사실 지금까지 4학기를 쉼 없이 달려온 게 제 의지는 아니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목적 없는 휴학은 하면 안 된다고 했거든요. 정말 그런 줄만 알았죠. 그런데 이대로 흘러가다가는 내 인생이 아닌 곳에 도달해 있을 것 같았어요. 가끔은 멈춰서 쉬었다 가야 제가 원하는 끝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후회 없는 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연: “후회 없이 잘 쉬기는 어렵죠. 그렇지만 쉼은 그 자체로 많은 걸 줘요. 제 경우엔 지난 휴학 이후에 학교생활이 더 소중해졌어요. 과제도, 팀플도, 심지어는 수업도 그립더라고요.(웃음)”
"맛있는 걸 먹을 생각으로 공부하면
열심히 하게 돼요"
“잠깐 쉬려고 했는데 어느새 계속 쉬고 있을 때. 그럴 때의 죄책감 같은 게 있달까요.”
-그런 경험이 있나요?
“예를 들면 잠깐만 쉬려고 집에 들렀지만 나가기를 미루게 될 때가 있어요. 다시 공부를 해야하는데 말이에요. 다들 한번쯤 그러지 않나요? 그러면 충전이 되기보다 오히려 불안해지죠.”
-어떤 생각 때문에 불안해요?
“공부를 해야 하는데 쉬고 있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요. 쉬면서도 제대로 못 쉬고 오히려 더 피곤해져요. 남겨둔 공부가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요.”
-쉬고 나서 편안할 때는 언제에요?
“계획에 따라 쉬고 나면 기분이 좋아요. 마음먹은 만큼 공부를 끝내고 제시간에 쉬는 거죠.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져요.(웃음)”
-주로 뭐하면서 쉬세요?
“잠을 잘 때도 있고요. 맛있는 걸 먹을 때도 있어요.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워낙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