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잘 쉬고 계신가요? 쉼은 왜 필요한 걸까요? 우리는 정말 제대로 쉬고 있는 걸까요? 쉼이란 행복한 삶을 향한 신호가 아닐까요? 이번주 ‘캠퍼스를 거닐며’에서는 ‘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행복의 신호를 놓치지 않고 쉬어가는 다섯 분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 이동훈(좌측·국어국문학과 3), 이준희(우측·국어국문학과 2)

 

"쉼이란 삶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

 
  준희: “아무것도 안 하고 방 안에만 누워있어요. 지금처럼 운동을 하거나 게임을 하기도 하고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편하게 있는 걸 좋아해요.”
  동훈: “저는 쉴 때 여행가는 생각을 해요. 워낙 여행을 좋아하거든요. 아, 국내가 됐든 국외가 됐든 얼른 떠나고 싶네요.”
 
  -지금은 농구하고 계셨나 봐요.
  준희: “네. 공강 시간이 농구를 할 만큼 길 때가 드문데 오늘은 시간이 많이 남아서 농구 하러 나왔어요.”
  동훈: “저희가 농구동아리 소속이거든요.”
 
  -두 분에게 쉼이란 무엇인가요?
  준희: “열심히 한 저에게 주는 상이에요. 지친 만큼 재충전을 시켜주는 시간이요.”
  동훈: “일상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 같아요. 일과 쉼의 균형이요.”

  -일과 쉼의 균형이요?
  동훈: “쉬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하다 보면 일단 그 일에 굉장히 싫증이 나잖아요. 나중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가 되더라고요. 그럴 땐 주변을 신경 쓸 여유도 없어져요. 그래서 쉼은, 우리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쉬지 못할 때도 있었나요?
  동훈: “당장 쉬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있어요. 제가 쉼으로써 다른 사람이 쉬지 못할 때죠.”
  준희: “음. 저는 쉬어야 할 때 부담 없이 쉬는 편이에요. 재충전을 해야 다음에 할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니까요. 쉼 없이 한다고 더 빨리 끝낼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쉬어야 잘 쉬는 걸까요?
  준희: “쉬는 동안만이라도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해요. 오롯이 쉬는 것에만 집중하는 거죠. 그래야 잘 쉬는 것 아닐까요?”
  동훈: “요즘 사람들은 ‘잘’ 살고 ‘잘’ 죽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잖아요. 그런데 쉼은 좀 달라요. 어떤 기준에 의해서 잘 쉬었다, 못 쉬었다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시간이죠. 그래서 저는 특별히 ‘잘’ 쉬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아요.”
 
 
▲ 최서연(좌측·광고홍보학과 2), 박채진(우측·경영학부 3)
 
 

"힘든 일을 잊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지려고 했죠"

 
  서연: “친구는 아니에요. 제가 언니고 저 친구가 한 살 어린 동생이에요.”
  채진: “아니요? 빠른 년생이면 동갑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지금은 공강 시간인가요?
  서연: “공강 시간은 아니고 사실 수업을 빼먹었어요. 제가 복수전공을 하고 있거든요. 복수전공 수업을 들으러 가야 했는데 오늘따라 혼자 들어야 하는 수업이 너무 외로워서 그냥 얘랑 놀고 있어요.”
  채진: “저는 휴학 중이에요. 오늘은 학교에 놀러 왔어요.”

  -전에도 수업을 안 가신 적이 있어요?
  서연: “아니요. 오늘 처음 빠져봐요. 전에는 한 번도 수업을 빠진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저에게 쉼을 주기로 했어요. 요즘 우울하기도 하고 마침 채진이도 학교에 와서요.”

  -쉬고 싶다고 처음 느끼신 거예요?
  서연: “아니요. 그 전에도 쉬고 싶다고 느낀 적은 많아요.”

  -전에는 왜 쉬지 못하셨어요?
  서연: “1,2학년 때는 힘든 일이 있으면 그 일을 잊기 위해서 스스로 더 엄격해지려고 했어요.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든지 무리해서 동아리 활동을 한다든지요. 피하려고만 했죠. 쉬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쉴 용기를 내신 거군요.
  서연: “이제는 저 자신을 놓아주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힘든 상황에서 더 채찍질하지 않고 ‘나 지금 힘들구나’라며 인정하려고요.”

  -채진님은 자주 쉬시는 편이세요?
  채진: “하루의 마무리는 쉼이죠! 저는 하루에 한 번은 꼭 쉬어요. 지금도 제 시간이 너무 없는 거 같아서 휴학을 했죠.”
 
  -휴학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채진: “사실 지금까지 4학기를 쉼 없이 달려온 게 제 의지는 아니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목적 없는 휴학은 하면 안 된다고 했거든요. 정말 그런 줄만 알았죠. 그런데 이대로 흘러가다가는 내 인생이 아닌 곳에 도달해 있을 것 같았어요. 가끔은 멈춰서 쉬었다 가야 제가 원하는 끝에 도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후회 없는 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연: “후회 없이 잘 쉬기는 어렵죠. 그렇지만 쉼은 그 자체로 많은 걸 줘요. 제 경우엔 지난 휴학 이후에 학교생활이 더 소중해졌어요. 과제도, 팀플도, 심지어는 수업도 그립더라고요.(웃음)”
 
 
 
▲ 윤은비(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4)
 

 

"맛있는 걸 먹을 생각으로 공부하면 

열심히 하게 돼요"

 
  “잠깐 쉬려고 했는데 어느새 계속 쉬고 있을 때. 그럴 때의 죄책감 같은 게 있달까요.”
 
  -그런 경험이 있나요?
  “예를 들면 잠깐만 쉬려고 집에 들렀지만 나가기를 미루게 될 때가 있어요. 다시 공부를 해야하는데 말이에요. 다들 한번쯤 그러지 않나요? 그러면 충전이 되기보다 오히려 불안해지죠.”

  -어떤 생각 때문에 불안해요?
  “공부를 해야 하는데 쉬고 있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요. 쉬면서도 제대로 못 쉬고 오히려 더 피곤해져요. 남겨둔 공부가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요.”

  -쉬고 나서 편안할 때는 언제에요?
  “계획에 따라 쉬고 나면 기분이 좋아요. 마음먹은 만큼 공부를 끝내고 제시간에 쉬는 거죠.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마음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져요.(웃음)”

  -주로 뭐하면서 쉬세요?
  “잠을 잘 때도 있고요. 맛있는 걸 먹을 때도 있어요.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워낙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요!(웃음)"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