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우리는 국가의 주인이 국민임을 확인했다. 거리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시민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그러나 대학에선 ‘울부짖음’이 들렸다. 대학생이 앞장서 만든 민주주의가 대학에는 없었다. 
 
  지난호 중대신문은 이러한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학교본부의 대학언론 탄압, 본관점거를 할 수밖에 없는 대학생들의 이야기에 눈길이 갔다. ‘대학 내 민주주의’라는 의제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숲에 집중해 나무를 보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대학기획에서 정작 중앙대 이야기는 찾기 힘들었다. 필자가 중앙대 학생이었다면 기사들을 보고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라는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대다수 대학이 ‘수익사업모델’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라는 주장의 근거도 찾을 수 없었다. 중앙대의 사례와 구성원의 의견을 근거로 들어 설득력을 높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비민주적 학칙의 현주소에 대해 다룬 기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내용이 ‘몇 개교’가 ‘어떻다’고 전개된다. 그러나 중앙대 학생이 궁금해하는 것은 ‘몇 개교’가 아니라 중앙대 이야기일 것이다. 회의록을 분석하거나 참여위원을 인터뷰해 중앙대 대학평의원회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했어야 했다.
 
  몇몇 기사의 구조도 아쉬움을 남겼다. 보도기사는 리드만 읽어도 기사의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4면 탑 기사 리드에서는 대학본부 관계자가 어떤 입장을 표명을 했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대학언론의 역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성 언론에서 배제되는 대학생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 두 번째는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담는 것. 지난호 중대신문은 전자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다음호에서는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주기 바란다. 
유경민
서울여대학보 편집국장
서울여자대학교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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